tigerk98 [687771] · MS 2016 · 쪽지

2016-11-19 12:51:41
조회수 19,719

국어) 최인호 강의 듣고 어떻게 100점 맞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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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작성인데다가 내용이 많아서 읽기 불편하시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만,

나름 생각하고 정성스럽게 쓴 내용이기 때문에 읽어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시험 끝나고 심심하니 오르비를 자꾸 하게 되네요 ㅋㅋㅋㅋ


최인호 개강부터 종강까지 딱 한 번 진짜 반 죽을만큼 아파서 빠진 거 빼고 다 들은 현강생이었습니다.

2학년때는 문학만 인강으로 들었지만 3학년때는 아예 현강으로 갔네요.

이번 수능에서는 33분 남기고 다 풀어서 100점 맞았습니다.


제 의견이기는 하지만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최인호를 반만 따라가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최인호쌤 논란이 많지만 잘 가르치시겠죠 메가 1위란게 아무리 밀어줘도 강의가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안 될 테니까요.


일단 다른건 몰라도 시가 문학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화자를 좋은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시의 종류랑 연결해서 단순화하는 해석법이 대부분의 경우에 유효하더군요.

나아가서 앞뒤 내용을 근거로 비문학처럼 내용을 추론해가는 방법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반면에 소설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보기를 먼저 보라는 말이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기나 기타 선택지에서 힌트를 얻자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문제는 거기서 힌트를 얻을 때 시간을 충분히 투자해서 연습하고 깨우쳐서 실전에 적용하라는 건데

학생 입장에서는 본인의 풀이법을 귀납적으로 파악해가라는 교수법이 지나치게 불친절하게 느껴집니다.

실전이나 교육청, 평가원, 기타 다른 사설 모의고사에서는 아예 적용 자체가 불가한 경우도 많고요.

게다가 그렇게 시대 현실이나 인물 종류를 파악한다고 해서 어떤 도움이 되는지도 크게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소설의 경우에는 내용 일치 문제 같은 것도 자주 나와서 결국 꼼꼼히 읽을 필요가 생기는데다가,

괜히 문제 보는데 시간만 뺏겨서 더 불안해진 적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중심이 되는 것을 위주로 읽었는데 덜 중요한 데에서 물어보면......

9월 전까진 따라가려고 노력하다가 그 이후에는 그냥 그믐달쌤 (ㅋㅋ) 선별 자료 고전소설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비문학에서도 할 말이 좀 있습니다.

일단 서론 부분을 근거로 글의 거시적 구조를 파악해서 읽어나간다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미시적인 독해를 지나치게 경시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실제 문제에서는 최인호가 제시한 글의 구조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인데다가,

글의 세부 사항을 묻는 일치문제, 혹은 일부 내용을 가지고 추론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인호는 항상 거시적 구조를 파악해 독해하라는 것만 강조하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추론 문제나 비판 문제에 대한 것은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물론 비판 문제는 몹시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실제로 유효합니다. (이번 수능 논리 어쩌고 하는 문제에서두요)

하지만 추론 문제를 비롯해 비문학 문제를 풀 때 본인이 머리 굴려서 푸는 모습만 보여주지 방법을 알려주고 연습시키지는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게다가 본인이 만든 모의고사를 해설할 때는 일부분만 보고 자기 생각대로 추론해서 문제를 맞추고서는 그렇게하면 모든 문제가 풀릴것 처럼 말한 점도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비문학에서도 좋은 점이 꽤 있었습니다.

우선 거시적 구조를 보라는 말이 도움이 꽤 되었습니다.

들어맞지는 않아도 최인호가 제시한 논리 구조를 따라가다 보면 글의 내용이 앞서서 추론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우도 생각보다 꽤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대어나 상대적 서술어를 보라는 말은 정말 중요하고 몹시 중요하고 아주 중요합니다.

중요하니 다시 한 번 말하겠습니다. 상대어나 상대적 서술어는 정말 중요하고 이걸 보라는 말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학 혹은 기술 지문 등에서 보기로 나오는 어려운 문제들은 상대어나 상대적 서술어를 다루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또 복잡한 진행 과정이나 상대적인 내용이 나오면 정리하며 읽으라는 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 수능에 나온 보험 지문에서도 네 번째 문제인 보기 문제에서 저는 지문을 다시 보지 않고 정리해 놓은 내용만을 보고 

아주 쉽게 맞추었습니다. 물론 9평 콘크리트 보기 문제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은 덕도 있지만요.

아무튼 결국 저는 그냥 제 나름의 방식대로 비문학을 읽었습니다. 최인호 방법을 어느 정도 섞어가면서요.


솔직히 장점보다 단점들이 더 중대한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최인호를 끝까지 들은 건 다른 강사분들 수업 방식이 맞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선 이 문단을 쓰기 전에 특정 강사에 악의를 가졌거나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하며,

또 기분이 나빠지신다면 미리 사과드리겠습니다. 단지 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 겁니다.

저는 기출을 지나치게 자세히 분석해서 모든 선지를 하나하나 뜯어본다든지,

혹은 많은 양의 시나 소설을 주제, 표현방식, 시구 해석 등등을 해준다든지 하는 교수법을 믿지 못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그래서 어떤 도움이 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단지 문제를 푼 다음 맞고 틀린 이유를 적고 분석해서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문학 지문을 뜻풀이 하거나 구절을 해석하는 것도 실전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모르는 작품 (이번 구름의 파수병 같은 - 저만 모른건가요 ㅋㅋ) 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건가요?

또 EBS작품 정리해서 그 중에 몇 개가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그걸 위주로 가르치고서 안 나오면 어쩔 건가요?


화작은 가르친 게 없으니 할 말이 없고 (진짜 하나도 정말로 전혀 없어요 질문 받아서 억지로 몇 문제 한 거 빼고는)

문법을 글쎄요... 그냥 이것도 무난하게 가르쳐서 딱히 할 말은 없네요. 다만 문법책에 자료가 매우 많아서 도움이 되긴 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저는 최인호 강의를 들었지만 적당히 수용할 것만 수용했습니다.

이제 막 수능 본 고3 학생 신분으로서 시험 잘 봤다고 주제 넘게 이런저런 소리를 한 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만,

제 생각을 어딘가에 꼭 한 번 말해보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최인호 강의를 들을 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했고 (뭐 거의 말린 거나 다름 없게 됐군요), 

최인호 강의의 좋은 점이 도대체 뭐길래 저런 인간 수업을 듣는 것들이 있지 하는 분들께는 좋은 점이 그래도 있다고 나름의 항변을 해 보고자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능 보신 분들이나 수험생 분들께는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수험생들을 위해 준비하고 가르쳐주신 선생님 분들께는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비판이나 지적 혹은 질문 모두 받습니다. 욕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ㅋㅋ

저는 WoWs 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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