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er [682223] · MS 2016 · 쪽지

2016-11-05 23: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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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하면서 얻은것. 깨달은것. 잃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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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깨달은 점과 얻은점은

1.니체는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지만,후회의 동물    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다.

   하나의 후회를 뒤에 겨우겨우 채웠다 하더라도, 다른      후회가 덧밀려온다. 지금도 그렇다. 

   나는 현역때 19와 20 사이의 무게감을 중간에 내팽겨      쳤다. 그리고 올초. 거울을 본 나는 정말로 끔직했다.

   최소한의 노력도 안해놓고 나랑 같이 논 애는 대학 잘      갔다고 까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 애의 일거수일투족      을 다 지켜보지도 않아놓고선. 그저 그런 애들을 폄하      하는 그런 내가 미치도록 싫었다. 

   그래서 미친듯이 했다. 재종에 다닐때는 아침 5시에 일    어나 편의점에서 아침을 때웠다. 덕분에 편의점 아저      씨와 친해져서, 새벽에 거의 없는 도시락도 하나씩 빼      서 챙겨주셨다. 밤에 집에 돌아올때도 가장 마지막에      나왔다. 재종에서 독재로 옮겼을 때는 아침에 문을 일      찍 열지 않길레, 새벽까지 공부하다 잠에 들은것이 일      상이였다. 

   그랬는데도.


2.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열심히 산 사람을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실패했을때 더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적어도 그만큼 실패했을때의 고통은 덜어줘야 하는거      아닌가. 

   지금이 그때보다 더 괴로울줄 알았다면 나는 다른 길을    선택했을까. 


3.아니. 공평한 걸지도 모른다. 하루하루의 플레너와 스      톱워치를 채워 감으로써 뿌듯함을 취해갔듯이 그만큼      겉잡을수 없는 고통으로 되돌아 오는 듯 하다. 

   이거 완전 공평하네. 역시 세상은 공평해


4.그 대가는 심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신체에서도 드러난      다. 

  올해 알레르기 반응이 심해져서 천식이 생겼다. 

  덕분에 아주 신체적으로도 미칠 지경이다. 빌어먹을.


5.정 힘들다면 한숨 자보자. 

  취기에 꽤나 기분이 괜찮아 진다. 

  적어도 며칠 전까진 그랬다.


6.그런데 꼭 그런 것은 아닌듯하다. 

   며칠전에 꿈을 하나 꿨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악몽      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요즘은 잠자기도 상당히 무섭다


7.사람과는 첫단추를 잘 맞추자. 

   밋밋하게 지내더라도   적어도 적대적으로는 만들지 말    자. 절대로. 나중에 잘지냈다고 해도 그건 아무짝에도      쓸데없다.


8.사람은 극도의 감정에 휩싸일때만 본심을 드러낸다.        이건 상당히 큰 발견이다. 정말로 좋은 사람인듯 싶은      사람도 가면을 벗게 되는게 바로 극도의 분노와 슬픔이    다.


9.그리고 그걸 알아챈 나도 가면을 하나 만들었다. 이거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굉장히 쓸만한듯 하다. 

   속이 타들어가 검디 검은 재가 되고 바람에 휘날려도      겉은 웃을 수 있게 됬다

    .....가끔씩 가면이 깨져버리긴 하지만.


10.덕분에 동물이 굉장히 좋아졌다. 싫으면 싫다하고 좋      으면 좋다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솔직하게 표현해준다


11.이제는 공부쪽을 살펴보자. 

    노력했다고 해서 알아주는 사람은 잘 없다. 

    노력했다고 기뻐하는 사람은 나뿐인 듯 하다.

    새상은 결과만을 본다. 상당히 슬픈 사실이다.

    그리고 그 버텨냈다는 희열도 다른 사람의 시선에 의       해 사그라든다.


12.그리고 공부는 방향성이 잘못 잡히면 아무 소용이 없       다.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저 열심히 하면 오를 줄 알았지..


13.다른 사람들은 니 능력을 알아라 라고 한다.

     아마 사람들은 자기 목표를 낮춰서 만족할 줄 아는 듯      하다. 

     상당히 부럽다.

     N수해도 능력 안되는 사람은 절대로 오르지 않는다        고. 그렇게 말한다. 

     심지어 친한 친구까지도.


14. 그런데 나는 그게 잘 되는거 같지 않다. 아니, 가능           했었다. 적어도 올해 6월 초까지는.


15.죄책감은 도무지 떨쳐지지 않고, 사람을 폐인으로 만      든다. 

     덕분에 한달동안은 사람이 껍데기만 남았고, 몇달은        그냥 공부밖에 안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어떻게는 벗어 난 듯 하지만.


16. 13번에도 서술했듯, 지금의 나는 그게 가능하지 않          다. 

       낮춘다고 해서, 그 길에는 일말의 행복도 존재하지          않는다는걸 나는 확신한다.(이건 나한테만 국한된            이야기다.)

       그 길 끝에는 그저 지옥이 존재할 뿐이다.

       온정신이 아닌 채로 살아갈거 같다.


17.그러니까 나에게 남은 길은 이거 하나밖에 없다.

     적어도 이 빌어먹을 대입판에서 약간의 성공을 가지        는것. 그게 그나마 나를 위로해 줄 듯하다.


18. 누군가 삼수는 오는거라고 했던가.

       그말이 맞는거 같다. 

        그분은 거길 절대로 해어나올수 없는 늪이라고 했           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이 길을 택하지 않으면 지옥불이           기다린다.

        도저히 온정신으로 살아갈수 없을듯 하다.

        뭐. 그것보단 빠져드는 늪이 더 나을거란건 확실하           니깐.


그러면 이제 잃은것을 서술해 보자.


1.일년을 날렸다.이건 반박불가다.

2....

없는거 같다.

얻은게 더 많네.

생각해보니 남는 장사다.

님들 n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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