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쓰여진 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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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수시>
귓가엔 수시가 속살거려
육광탈은 나의 얘기,
...수험생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원서접수증을 받아
학생부 자소서를 끼고
늙은 선생의 첨삭을 받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1,2학년 때 내신들
하나, 둘, 죄다 망쳐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원망하는 것일까?
수시는 붙기 어렵다는데
원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진 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육광탈은 또한 너의 얘기
창 밖에 수시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수능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이렇게 말하며 잡은 최초의 악수.
"수능 미만 잡"
(페이스북에서 보다가 웃겨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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