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소설) 올해 수능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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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 40분 수능장에 앉아있는 학생은 죄수도 아닌데 삐하는 더러운 기계음과 함께 1교시 국어 영역이 시작된다.
화.작.문- 무난하다. 문법에서 2문제 정도 힘을 준것이 보인다. 하지만 무정.유정명사 문제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비문학- 지문을 보니 이새끼가 비문학인지 문학인지 구분이 안간다. 예술지문이랑 현대시가 같이 있다. ㅅㅂㅅㅂ 거리며 넘어간다. 뒷장을 넘기는 순간 뛰어내리고ㅈ싶다. 이게 신문인지 비문학인지 구분이 안간다. 1장 반정도 장문독해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거기다 기술지문이다. 거기다 6문제나 된다. 보기문제 옆에 3점이라 표시되어 있다. 두렵다. 뒷장을 넘겨본다. 또 이번엔 과학지문이다. 또 보기 옆에 3점이라 되어 있다. 걍 문학부터 풀자라는 심정으로 문학으로 간다.
문학- 이게 무슨 문학인지 구분이 안간다. 분명 현대소설인데 무영탑처럼 고전인지 현대소설인지 구분이 안간다... 비연계다. 뒤를 넘기니 그나마 본 소설이 있다.
아 귀찮아 이어쓰세요 2교시. 3교시. 탐구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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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100점이다
영어 100점이다
화1생1 5050이다
한국사는 당연히 50이다
의대를갔다.
꿈이다...
깨보니 수능
악 밀려쎴다.....삼수인가.....
그래 해보자!! 삼수
그리고 재수
옥상으로 간다
정오의 사이렌이 울린다
날개야돋아라
그렇다 난 액스맨이었다
이런 국어면 우리에게 2교시가 존재할까요?
국어가 끝나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마음이 가는대로 움직였다.
눈앞에 낯익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들어가니 친숙한 얼굴이 모든걸 다 아는듯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어서와 어서와. 이번엔 에어컨 바람 안오는 자리줄게 1년동안 열심히 해보자 !!"
재수학원 입학원서를 쓰는순간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듯 파닥파닥 거리며 잠에서 깼다.
정신을 차려보니 미쯔꼬시 백화점 옥상이었다.
라는 생각을 했다 수능전날 꾼 꿈이었다
그리고 2교시 수학은 11수능 급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럼 저 점심 외식할거임
소고기나 먹어야지
2교시, 문과
1번부터 10번까지는 평소와 비슷하게 2분 안으로 휘리릭 풀린다. 하지만 갑자기 11번 독립사건 문제부터 계산량이 많아지고 16번까지 30분이 걸려버린다. 17번은 합답형이라서 한숨 돌리나 했더니 명제를 PQ가 아니라 논리☆학☆을 시전하여 이상한 문장을 주고 판단하는 데에만 5분이 걸린다. 어찌어찌 풀고 21번에 왔더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통계 킬러. 시계를 보니 40분이 남았고 계속 시간은 간다.
21번을 접근하려다 꼬여서 우선 주관식 3점을 풀려고 하는데 25번부터 미분계수의 정의를 꼬아서 낸다. 식은땀이 흐르고 샤프가 스르륵 흘러내리고 멘탈은 깨진다. 그래도 풀고 26번을 보니 괴상한 수열...살기가 싫어진다.
가까스로 29번까지 왔다. 미분이다. 옆의 30번은 역시 지수로그. 남은 시간은...5분. 그렇게 29번과 21번을 허둥대다가 종이 치고, 21 29 30은 물론 중간의 문제들도 줄줄이 틀린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루옹 경성제대 졸업했단 소문이...
후배를 생각해주는 아재르맹의 모습이다
수능날의 점심이란 으레 그렇듯 알 수 없는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곤 하였다. 대개 위장에 큰 부담이 없는 죽 등을 갖고오는 일이 많았으나, 간혹 자신감을 보여주려는듯 닭튀김을 들고오는 자들도 있었던 것이다.
'미쳤어. 저래가지고 긴장에 버틸 수 있을까?' 김은 생각했다. 같잖은 치기였을 테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소고기 죽을 넘겼다. 고역이었다. 이미 반나절을 시험에 썼지만 앞으로 반나절이 또 남았었다.
화차(火车)다. 우린 모두 죄를 지은건 아닐까, 그래서 이 지옥같은 수레를 타고 우리 모두 나락으로... 아니, 그런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은 그래도 숭고한 어떤 무언가를 위함이 아닌가? 김은 애써 우울한 생각을 달래러 고개를 흔들어보았다. 그러나 고심해도 그는 그가 이 지독하고 고약한 시함을 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 대학이 인생의 목표란 것은 비통한 일이다. 그럼 대학에 가면 그냥 죽을 것인가? 뭘 할 것인가? 전문직? 전문직 가면 또 끝인가? 편안한 노후? 전문직이 아니어도 편안히 살 수 있지 않은가? 결국 우리 삶이란 것은 일련의 세속적 경유지를 거쳐 결국 죽음에 달하는 것 같았다.
하늘의 구름이 나직이 세상을 짓눌렀다.
와 진짜 소설같다. 역시 에피네요ㅋㅋ
아 마지막 두번째 문장에 결국 두번썼네... T.T....
라고 N수생들이 말했습니다.
아 XX 꿈
이과편.
2교시 수학이다. 69평이그래왔듯 21 29 30을 빼놓고 매우 무난했다. 21번. 어라? 미적이 아니라 확통이 있다. 심지어 꽤나 까다로운 색칠유형의 원순열이다. 선지의 답들은 모두 4자리 숫자들이라...꽤 오래 풀었고 확통킬로 특성상 맞을까...하며 확신이 서지 못한채 4번으로 채크하고 29번에 간다.
29번을 펴고 보니 남은시간은 40분. 공부한 보람이 있다. 10분만에 풀고 남은 시간은 슬쩍 본30번의 꽤 어려워보이는 미적문제를 풀어야겠다고 마음먹고 29번에 손을 대본다.
공간좌표의 벡터문제이다. 두개의 구와 그 구 두개를 가로지르며 접하는 평면과 밖으로 접하는 평면을 이용한 문제다. 상당히 어려워보인다..역대급 기벡기출이 탄생하는걸까? 정말 힘겹게, 20분을 남기고 풀었다. 30번을 본다.
69평의 예고였을까. 괴랄한 함수식과 이계도함수를 엮어내어 구간별로 그래프를 추론해야하는 문제다. 해석하는데 20분은 커녕 100분을 줘도 정말 힘들거같다.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남은 20분, 검토를 할까 덤벼볼까. 하지만 수능장이라서 그랬던걸까? 30번에 덤볐고, 역시.풀지못했다.
점심을 먹고있는데 현역들의 수다를 살짝 엿들어보니 21번의 답이 어째서 2로 몰리는가? 2번과 4번의 차이는 고작 곱하기2의 차이. 망했다.뭔가 냐가 2를 안나눴던건가?
3교시 영어시간이지만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아뿔싸. 딴생각하다가 듣기 2번을 놓쳤다. 작년영어가 생각난다. 그때도 2번은 틀렸는데...
정신을 차리고 반을접어 듣기와 동시에 푼다. 듣기는 무난하게 다풀었고 27번까지 풀어냈다. 28번 어법 29번 단어 30번 지칭추론. 무난하다.
31번. 연계다. 그것도 직접연계. 쉽개 풀었다.
32번. 3점의 비연계이다. 다행히도 쉬운 3점이여서 쉽게풀렸다. 뒤로넘겨 33번은 직접연계로 쉽게 풀었다. 문재는 34번. 잭소니아아메리카를 하찮게만들수준인듯하다. 리로직에서도 이정도 지문은 i am이 아니고선 보기힘든데..도저히 해석이안된다. 넘기자. 남은시간 패러프래이징을 도전해보자. 술술풀리다가 간접쓰기애서 시간을 많이잡아먹개된다. 41 42는 상당히 어려웠다. 다시 돌아온 34번. 다윈은 어쩌고...이에따른 비인간적행동의 윤리가 뭐시기....A B가 무었일까? 혹시, 자리싸움문제가 아닌걸까?
결국 찍다시피 해서 풀어낸다.
한국사다. 한국사는 뭐 늘하던대로 풀었다.
물리1이 쉽길바라며 문제를 본다.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의.차이...헷갈린다...열역학도 꽤나 힘을 주었다. 게다가 암흑에너지? 엄청 지엽적이다...19번 돌림힘은 6평같은 스타일에서 좀더 고차원적사고를 요했다. 그러나 갓파렉. 쉽다. 20번은 어이없게도 간단한구조의 유체역학. 1분만애 풀이를 적는데...답이없다? 다시풀고 다시풀고 다시풀어도 같은답....시간은 1분남앗는데...그때 눈에 들어왔다. 위로 등가속도 운동중인 공간...?! g의 값이 달라지는거구나...망했다. 걀국 찍는다.
화학1이다.
고석용선생님의 풀이를 체화한 나로썬 18 19 20만이 나의 적.
17번까지는 역시 순삭이다. 물론 중간에 주기율 고난도가 있었지만 나한테는껌이다.
18번. 금속반응문제다. 난해한 그래프를 이용하였는데...시간은 좀 걸려도 풀었다
19번은 탄화수소 구조다. 잠깐...4가지의 탄화수소에다가 조건이 까다롭다...이건 시간을 갖다 버리라는거다!!
20번. 양적관계인데 이건 와...역대급이다.
결국 포기한다. 둘다 계산에 실패.
집에와서 본 국수영탐 예상컷은
88 92 95 44 42.
이정도면 불수능이라고 봐야하지않을까?...자기위안을 해본다.
수학 21번답은 4였다.훗 딱한 현역들...
근데 22번 계산실수로 틀렸다..ㅅㅂ...
예상 등급은 22211
의대를 목표로했지만 꽤 애매한 등급이다.
오르비에 상담을 해보러가지만 이미 오르비는 기만의 흐름...낄수없다....
그렇게
작년 수능을 그리며
꿈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는
무저갱같은 어둠 속에서
조심스레 눈을 떠보니
수능 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왠지 운수가 좋을 것 같다.
아이고..왜성적표를 받았는데 원서를 못쓰니... 어쩐지 오늘 운수가 좋더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