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준 제일 슬펐던 기출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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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늘 기출풀다 이거 읽고 울뻔봤어요ㅠㅠ
이거 너무 슬픈거 같아요
문제로 말고 소설로 한번 읽어보세요
이 쪼금 읽고 진짜 너무 슬퍼서ㅠㅠㅠ
2011수능 현대소설이에요
형은 또 울었다. 밤이 깊도록 어머니까지 불러가며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동생도 형 곁에서 남모르게 소리를 죽여 흐느껴 울었다. 그저 형의 설움과 울음을 따라 울 뿐이었다. 동생도 이렇게 울면서 어쩐지 마음이 조금 흐뭇했다.
이날 밤의 감시는 밤새도록 엄했다.
바깥은 ㉠첫눈이 흩날리고 있었다.
형은 울음을 그치고 불쑥,
“야하, 눈이 내린다, 눈이, 눈이. 벌써 겨울이 다 됐네.”
물론 감시병들의 감시가 심하니까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지도 않고 이렇게 혼잣소리처럼 지껄였다.
“저것 봐, 저기 저기, 에에이, 모두 잠만 자구 있네.”
동생의 허리를 쿡쿡 찌르기만 하면서…….
어느새 양덕도 지났다. 하루하루는 수월히도 저물어 갔고 하늘은 변함없이 푸르렀을 뿐이었다. 산도 들판도 눈에 덮여 있었다. 경비병들의 겨울 복장을 바라보는 형의 얼굴에는 천진한 애들 같은 선망의 표정이 어려 있곤 했다. 날로 날로 풀이 죽어갔다.
어느 날 밤이었다. 일행도 경비병들도 모두 잠들었을 무렵, 형은 또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즈음에 와선 늘 그렇듯 별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 새끼 생각이 난다. 맘이 꽤 좋았댔이야이.”
ⓐ“……”
“난 원래 다리에 ㉡담증이 있는데이. 너두 알잖니. 요새 좀 이상한 것 같다야.”
하고는 헤죽이 웃었다.
ⓑ“……”
동생은 놀라 돌아다보았다. 여느 때 없이 형은 쓸쓸하게 웃으면서 두 팔로 동생의 어깨를 천천히 그러 안으면서,
“칠성아, 야하, 흠썩은 춥다.”
ⓒ“……”
“저 말이다, 엄만 날 늘 불쌍히 여깄댔이야, 잉. 야, 칠성아, 칠성아, 내 다리가 좀 이상헌 것 같다야이.”
ⓓ“……”
동생의 눈에선 다시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별안간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동생의 얼굴을 멀끔히 마주 쳐다보더니,
“왜 우니, 왜 울어, 왜, 왜. 어서 그치지 못하겠니.”
하면서도 도리어 제 편에서 또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이튿날, 형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절름거렸다. 혼잣소리도 풀이 없었다.
“그만큼 걸었음 무던히 왔구만서두. 에에이, 이젠 좀 그만 걷지덜, 무던히 걸었구만서두.”
하고는 주위의 경비병들을 흘끔 곁눈질해 보았다. 경비병들은 물론 알은체도 안 했다. 바뀐 사람들은 꽤나 사나운 패들이었다.
그날 밤 형은 동생을 향해 쓸쓸하게 웃기만 했다.
“칠성아, 너 집에 가거든 말이다, 집에 가거든…….”
하고는 또 무슨 생각이 났는지 벌쭉 웃으면서,
“히히, 내가 무슨 소릴 허니. 네가 집에 갈 땐 나두 갈 텐데, 앙 그러니? 내가 정신이 빠졌어.”
한참 뒤엔 또 동생의 어깨를 그러안으면서,
“야, 칠성아!”
동생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 쳐다보기만 했다.
바깥은 바람이 세었다. 거적문이 습기 어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닫히곤 하였다. 문이 열릴 때마다 눈 덮인 초라한 ㉢들판이 부유스름하게 아득히 뻗었다.
동생의 눈에선 또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형은 또 벌컥 성을 내며,
“왜우니, 왜? 흐흐흐.”
하고 제 편에서 더 더 울었다.
며칠이 지날수록 ㉣형의걸음은 더 절룩거려졌다. 행렬 속에서도 별로 혼잣소릴 지껄이지 않았다. 평소의 형답지 않게 꽤나 조심스런 낯색이었다. 둘레를 두리번거리며 경비병의 눈치를 흘끔거리기만 했다. 이젠 밤에도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대고 이것저것 지껄이지 않았다. 그러나 먼 개 짖는 소리 같은 것에는 여전히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동생은 또 참다못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형은 왜 우느냐고 화를 내지도 않고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았다. 동생은 이런 형이 서러워 더 더 흐느꼈다.
그날 밤, 바깥엔 ㉤함박눈이 내렸다.
형은 불현 듯 동생의 귀에다 입을 댔다.
“너, 무슨 일이 생겨두 날 형이라구 글지 마라, 어엉”
여느 때답지 않게 숙성한 사람 같은 억양이었다.
“울지두 말구 모르는 체만 해, 꼭.”
동생은 부러 큰소리로,
“야하, 눈이 내린다.”
형이 지껄일 소리를 자기가 지금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이미 형은 그저 꾹하니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은 안타까워 또 울었다. 형을 그러안고 귀에다 입을 대고,
“형아, 형아, 정신 차려.”
이튿날, 한낮이 기울어서 어느 영 기슭에 다다르자, 형은 동생의 허벅다리를 쿡 찌르고는 걷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형의 걸음걸이를 주의해 보아 오던 한 사람이 뒤에서 따발총을 휘둘러 쏘았다.
형은 앉은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그 사람은 총을 어깨에 둘러메면서,
“메칠을 더 살겠다구 뻐득대? 뻐득대길.”
- 이호철, ‘나상(裸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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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올린다고 다시한번 읽었다가 또 코끝 찡...저 뒤쪽에 동생이 눈내린다고 이야기할때 너무 슬퍼여ㅠㅠㅠㅠㅠ
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었나? 암걸린 엄마나오는지문
그거도 슬프죠ㅠ 전 그게 역대급인줄 알았는데 오늘 이거읽고 이거로 바뀌었어요ㅠㅠ너무 슬픔
크.. 그거 ㅜㅜ 교육청이던가요?
야하는 계속 머리에 맴돔. 처음봤던 감탄사
야하 생각만해도 슬프네요. 올해 초에 본 동주도 생각나고
13년 7월 교육청이 역대급임 ㄹㅇ
평가원 기출밖에 안풀어봐서 ㅋㅋ 함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밤에 읽지 마세요...
13학년도 7월이에요? 아님 13년에 시행한 7월이에요?
이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일꺼예요
아 그래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오늘 밤새찾다가 잘뻔봤네요 ㅋㅋㅋ
그거 주현과 나문희의 역작이었음 ㅋㅋ 둘다 연기 소름끼치게 잘한 드라마
저 고2땐가 고3때 저거 풀면서 눈물흘렸...
아 저도 이거 마닳풀다 읽고 울었어요ㅋㅋㅋ진짜 슬픔...
너무 슬픔 ㅠㅠ 김첨지 설렁탕을 사왔는데 왜 먹지를 못해 급으로 "야하, 눈이 내린다" 여기 너무슬퍼요ㅠ
저 진짜 관종취급받을까봐 소리도 못내고 계속 코풀었어요ㅋㅋㅋㅋ마지막에 형 총맞았는데 동생 뒤 못돌아보고 걸어나가는게 너무 가슴아팠습니더ㅠㅠ
나상
소설 지문 읽다보면 흥미진진한 것도 있고 이런 슬픈 것도 있다는게 넘나 좋은것
정말요. 찬찬히 읽다보면 다들 참 재밌어요
우와 님이 부러운게 저는 작품 감상 능력이 딸려서 그냥 무감정하게 읽어요ㅠㅠ 국어를 워낙 못해서...
저도 이거 읽으면서 찡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