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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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간질)을 앓는다. 발작을 일으킨다. 눈이 풀리고 사지가 경직되며 입에서는 '으으으..' 하는 작은 비명을 낸다. 침을 흘리며 눈은 흰자만 보일 정도로 뒤집힌다. 곧 침은 입 안에서 거품처럼 보이게 된다. 그러고는 경직이 풀리고 기절한 사람처럼 눈을 감고는 축 늘어진다. 안정되었나 할 때쯤 발작은 다시 시작된다. 턱 근육이 경직되면서 혀를 깨물어 입에서 피가 나온다. 깨어나면 혀가 진짜 아플 거다. 잘리진 않겠지.
그렇게 최소 3번 난동을 피우고는 늘어져 잠을 잔다. 4시간 뒤, 간신히 눈을 뜬다. 형광등이 너무 밝아서 눈 뜨기가 쉽지가 않다. 나에겐 아무런 기억이 없다. 대신 혀는 미친 듯이 아프고 온 몸의 근육은 미친 듯이 쑤신다. 아버지는 걱정되는 눈짓과 손짓과 몸짓으로 내 볼을 어루만지신다. 깨어나자마자 나는 계속 구토를 한다. 8번. 9번. 그걸로는 모자르다. 몇시간 동안 끊임없이 속이 울렁거린다. 덕분에 식도염은 당연하다. 힘이 하나도 없다. 주먹조차 쥐어지지 않는다. 아차, 손가락이 맘대로 엉켜 굳어있구나. 억지로 손가락을 편다. 안간힘을 쓰지만 실패하고 주변 사람에게 손가락을 펴달라고 한다.
하루가 지나면 멀쩡해진다. 온 근육은 여전히 쑤시고 속은 울렁거리고 혀는 검붉은 상처가 있으며 제대로 걷기도 힘들지만, 발작을 일으킨 날보다야 편하다. 그리고는 생각한다.
'만약 횡단보도 앞에서나 스크린도어가 없는 지하철에서 발작이 일어났다면....'
죽었겠지.
난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모험을 하고 사는 거다. 나뿐만은 아니다. 사실 모두가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유독 나만 이렇게 가깝게 느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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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군대가기 전까지 민주누님 또는 유연누님 써클돌립니다.
너무 신경쓰는일을 좀 줄여보심이 어떨런지요.
일상생활에서 뇌를 좀 편한하게 해보세요. 횟수가 줄어들거나 안 오는 날도 많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하기 힘든일을 하시니 뇌에 무리가 온거 같은데요
경직일어난날 낮에 어느정도 신경을 써서 일했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가슴이 아픕니다. 전 두번정도 본적있습니다. 한번은 길거리에서... 한번은 강의실 쉬는시간에...
확실히 일어난 날은 무리한 날이긴 합니다.
약드시면 뇌전증은 조절되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먹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몇년동안 먹었는걸요. 트리렙탈을 복용하다가도 안 되어서 데파코트와 같이 복용하고 있습니다. 약 먹으면 조절이야 됩니다. 하지만 완벽하게 되진 않더군요.
힘내세요!!!!!
힘내세요! 넷상으로나마 응원하는 하는 한마디가 정말로 힘이되길 바랄께요!
헐 코드킴님...개반전슬픔
진짜대단하세요
건강 생각하시면서 조금은 휴식을 취하시길ㅠㅠ
감히 위로조차 못하겠네요...
헐 저도그러는데 님
그거 심장이 약해서 그럴지도
평소에 양파를 드세요 육식아예하지말고 몇달동안은
저도 그랬는데 식단을 바꾸니 고쳐지더군요
어케요??
아침-토마토쥬스,감자
점심-무조건채식만!!! 육식 어류 아예 제외 only채식만
저녁-무조건 채식만!!! 단백질 ??? 두부로!!! 이렇게 몇달만해보세요
그리고밥은 검은색잡곡밥!!!
무엇보다 육식은 제외
어류?? 어류는 연어
녹차 티젠녹차 필수!! 녹차,홍차,등등 필수.
식습관을 아주아주 잘관리하셔얗마
뇌의 혈액순환력을 높이셔야합니다. 이게 최고의약
대학 입학 전에 간질환우로서 같이 아픔을 나눴던 기억이 있는데, 며칠 전에 학과 건물에서 시험을 치다 중학교 이후 근 5년만에 발작을 일으켰는데, 다른건 기억이 안나는데 공포에 질린 눈으로 저를 쳐다보던 동기들의 눈빛이 생생하네요. 글 많이 공감합니다.
이런데도 군대는 현역이 뜨는 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