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에르 [409028] · MS 2012 · 쪽지

2016-06-12 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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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한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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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영화같이, 비내리던 날 캐리어 질질 끌면서 사관학교 정문을 나와 택시를 타고


가경터미널(청주)에 도착해서, 집으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했었는데..


부모님께서 데리러 오셔서, 트렁크에 짐을 넣고 뒷좌석에 앉았을때


아무말씀도 없으셨던 부모님.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짐정리를 하고 조금 공부하고.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게 딱 이시간대이네요.


보장되어 있던건 아무것도 없었던 그 때는 참 패기만만하면서도


어딘가 구덩이에 갇혀있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약 5개월간은 정말 미친듯이 공부를 했고, 수능 마치고 하루에 4개의 수업을 하고


오르비에서 멘토활동을 하고.. 13학번에서 16학번으로 다시 새내기로 지내고.


정말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고, 많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들을 듣고.


얼마 전에는 3년정도 만난 여자친구와 이별을 겪고, 새벽 4시까지 술마시고


길거리에 누워서 감성팔이도 해보고..


참 많은 경험들을 했던 시간인것 같아요. 


자퇴하기 직전에 썼던 일기를 보면서, '아빠ㅋㅋㅋ저 되게 오글거리게 일기썼었네요ㅋㅋ'


하면서 부모님 앞에서 일기를 소리내어 읽다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었고.


되돌아보면 참 아련하면서도, 앞으로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또 자퇴를 하는건 아닐지 (이젠 안돼..)


댓글을 달다가 갑자기 떠올라서 감성팔이 같이 일기 주저리주저리 적는것 같네여ㅋㅋ


산다는 건 정말 알다가도 모를일이네요.


누군가는 잃어버린 3년이라 하고, 저 또한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만


변하는게 뭐가 있겠어요. 행복하게 살자고 자퇴했으니 행복하게 살아야지


다짐하면서 작년에 썼던 플래너를 올려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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