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리감자 [344870] · 쪽지

2011-02-15 14:03:15
조회수 279

서랍속 그대의 편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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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속 빨간편지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왜 정리하지않았을까 원망이 들었지만
서랍속 편지를 정리했더라도 마음속 편지는 그대로 있었을 것이다

처음으로 사랑했던 남자에게서 받은 편지
그때의 너는 편지속에만 살아있다
그때의 너는 내가 진실히 사랑했던 사람이었다
그때의 너는 지금도 편지속에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지금의 너는 다른 사랑을 노래하고 있겠지
지금의 나는 편지를 읽는 동안은 편지속 너를 그리고 있다

몸살감기로 아프지만 나때문에 힘이 난다며 애써 웃던너
힘들게 공부하는 내가 안쓰러워 눈물을 흘리던 너
천국에서도 나를 만나야한다고 교회에 데려가던 너
처음으로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며 쑥스럽게 내밀던 편지
그리고 편지를 주고 부끄러워 멀리 뛰어가버렸던 너
처음으로 손을 잡았을때 떨리던 손끝

편지속 너는 나와의 헤어짐을 불안해하고 있다
걱정할것없다 이 편지는 새로운 사랑이 왔을 때 언젠가 정리해야겠지만
마음속의 소중한 첫사랑이었던 너를 마음서랍속 깊이
고이간직해 둘것이다
지금의 내가 너를 사랑하지않더라고 편지속의 너는 불안해할것없다
편지를 받았던 과거의 내가 너를 충분히 사랑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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