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melightee [284608] · MS 2009 · 쪽지

2016-05-17 02:04:22
조회수 937

(스압) 이번 AOA 사건 보면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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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렇게까지 논란이 커지기 전에(사실 이렇게 뉴스에 나올 정도로 전국민 가십거리로 씹힐거라곤 생각도 못했고) 넷상에서 해당 동영상을 봤었는데요, 드는 생각은 그냥 얘네 참 무식하네 ㅋㅋ 이 정도가 다 였습니다. 사실 저 같은 경우 사진 상에 나와있는 인물들 다 쉽게 맞히긴 했습니다만 애초에 예체능계에 있는 애들 공부 안하는거 알고 있으니 그냥 못 맞혔다고 해도 그러려니..



2) 주변 반응들도 처음엔 그냥 ㅈㄴ 무식하네 ㅋㅋ 근데 뭐 아이돌이 공부 안하면 그럴수도 있지 이러면서 웃어 넘기는 분위기. 근데 비단 이번 경우 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경우가 많지 않나요? 오히려 이걸 과장해서 백치미니 뭐니 말도 안되는 무식 컨셉으로 웃기려고 하는 경우도 꽤 종종 발견할수 있구요. 예전에 무도였나? 암튼 거기서 태양이 에펠탑인가 피사의 사탑인가 암튼 그걸 모를때도 같이 티비보던 친구들끼리 무식하다고 웃어 넘겼지 별로 대수롭게 생각은 안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3) 사실 이번 사건이 이렇게까지 커질 일이었나? 생각해보면 나름 그 도화선이라고 할 만한 발언은 긴또깡? 이게 다인거 같은데..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 문제에 관해선, 특히 일본과 관계된 근현대사에 관련해선 필요이상으로 민감한 경우가 많다 보니 그냥 넘어갔을수도 있는 문제에 비이성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안중근 의사 사진을 몰라봤더라도 그냥 모른다고 넘겼거나 다른 대답을 했으면 괜찮았을텐데 하필이면 일본식 이름인 긴또깡..



4) 사실 개인적으로는 동영상을 처음 봤을때 조금 놀라기는 했습니다. 아니 안중근 사진을 모르다니..?? 이건 비단 역사 공부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TV를 틀든 웹 서핑을 하든 대한민국에서 살다보면 알기 싫어도 반 강제적으로 알게 되는 유명한 사진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지금도 걔네가 상식 부족에 무식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5) 근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건데..그 상식의 선을 어떻게 누가 정할거냐 하는거지요. 살다보면 볼수록 느끼는건데 상식이란 말이 참 애매합니다. 나한텐 상식인게 누구한텐 상식이 아니고, 누구한텐 상식인게 나한텐 상식이 아닌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어릴때부터 비슷비슷한 집단에 속해서 살게 됩니다. 비슷비슷한 수준의 사람들과 비슷한 사고방식과 행동을 하며 상호작용하고 그 집단 내에서만 유의미한 교류를 나누며 사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나와 비슷한 경제적 수준에서, 나와 비슷한 수준의 공부를 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 틈에서 비슷한 목표를 향해 생활합니다. 그러다보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잣대로 모든걸 재단하게 되는 오만함에 빠지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여러분들도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드라마틱하게 인생이 변화하는 시점이 오지 않는 한 어릴때부터 본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집단 속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며 생활해 오셨을 겁니다. 대부분은요. 이런 부분은 대학 가서도 그렇게까지 크게는 못 느끼는데, 남학생들 같은 경우는 군대에 가서 정말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별의 별 인간이 다 있거든요. 또 사회 동호회를 나가거나 알바 같은걸 하다보면 그나마 다양한 인간 군상을 겪게 되며 서서히 느낍니다. 그에 따라 편협함도 서서히 사라지기도 하는데..네티즌들 보면 딱히 그런것 같지도 않네요.



6) 제가 위에서 말한것처럼, 저는 개인적으로 설현과 지민이 무식하다곤 생각하지만 이것 또한 오만한 태도는 맞는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펜대만 잡고 살아온 놈이니까 사진만 보고도 누구 사진인지 알수가 있었지만, 어릴때부터 학교 수업은 등한시하고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해온 이들이 못 맞히는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그럼 반대로 물어보죠. 우리는 연예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춤과 노래에 대해서 얼마나 압니까? 사실 전 노래 듣는건 좋아해도 그쪽 바닥 생리는 커녕 기본적인 음악 이론도 모릅니다. 그냥 악보나 겨우 대충 보는 정도지요. 시선을 바꿔서 보면 설현과 지민 입장에선 상식인 부분들에 대해 제가 너무도 무지한 나머지, 오히려 그들 입장에선 제가 무식하고 소양없는 놈이 될수도 있는거 아닐지요..



7) 백번 양보해서 정말 객관적으로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누가 봐도 설현과 지민이 상식 부족에 무식한 언행을 했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해도 그게 개인의 소양 부족에 따른 지극히 개인적 문제이지, 대국민 사과까지 나서야 될 문제였는지는 한번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그냥 방송 보고서는, 친구끼리 와 쟤네 ㅈㄴ 무식하다 ㅋㅋㅋ 하고 웃어 넘길수 있는 문제를 무슨 역사의 죄인이 된 마냥, 나라 팔아먹은 죄인들 단죄하듯이 국민들이 나서서 돌팔매질을 할 만한 잘못이었는지, 아니 애초에 그 정도로 커질 문제였는지요?



8) 초점을 무식한 한 개인을 단죄하는데 맞출게 아니라, 왜 그네들이 문제를 맞힐수 없었나에 맞추는게 맞다고 봅니다. 잘 관찰해 보면 단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들이 무식한건 개인적인 문제니, 국민들이 나서서 비난할 권리는 없습니다만 그들이 무식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사회 구조적일 가능성이 크다는거죠. 사실 대한민국에선 예체능계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는 커녕 형식적인 수업 이수만 하는게 당연시 되는 풍조인건 다들 아실겁니다. 그나마 아이돌 연습생들 같은 경우는 출석 조차도 잘 안한다고 들었습니다. 아니, 기본 교육을 받고 소양을 쌓을 시간에 개인적 운동, 춤 연습 하는게 당연시 되고 용인을 넘어 오히려 장려되는 사회라면 아이돌의 '무지함'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게 이상한거 아닙니까?



9) 사회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큰 걸 가지고, 사람 하나 죽도록 팬다고 나아지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문제를 낳게 된 원인을 없애는게 급선무이지요. 지금 돌 던지는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돌을 던지는 목적이 예체능계 아이들도 기초 공부를 하는게 당연시 되는 사회를 위해서인가요? 아니면 인생사 온갖 스트레스를 공인이라는 미명 하에 만만한 몇몇 연예인들한테 푸는건가요? 제가 보기엔 후자로 보여서 지금 온갖 패악질을 해대는 대다수의 네티즌들 정말 역겹습니다. 그냥 비뚤어진 애국심과 대한민국 고질적인 전체주의 문화가 아주 극도로 폭력적인 양상으로 드러난거죠.



10) 근데 이렇게 백날 떠들어 봤자 욕해대는 그 네티즌들은 자기가 국가를 위해서, 있지도 않은 허구의 사명감에 불타서 열심히 악플 달아대겠지요. 옛날 유럽 파시스트들도 자기는 애국 하는거라 착각하며 그런 행동 했다지요 아마..?

아이돌이라고 해봤자 평범한 우리들이 공부할 시간에 그냥 남들보다 먼저 생업 전선에 뛰어든 또 다른 평범한 사람들인데 너무 편협한 잣대를 들이밀지는 맙시다들..좀 둥글게 둥글게 넓게 넓게 생각 합시다. 어찌보면 헬조센은 우리 스스로 만들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서로가 서로를 괴롭히면서.




그냥 잠이 안와서 느낀점 짧게 쓸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까 쓸데없이 말이 길어져서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 새벽에 잠도 오고 해서 제가 쓴게 논리적인지 아닌지도 잘 모를 지경이지만, 그냥 최근 며칠간 머릿속에 실타래 처럼 얽혀있던 생각들 다 쏟아내니 속 시원하긴 하네요. 하고 싶은 말 핵심만 간략하게 쓰시는 분들 부럽습니다..글만 썼다하면 왤케 주절주절 늘어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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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트1234 · 616854 · 16/05/17 02:08 · MS 2015

    무식논란,왕따논란,인성논란이 음주운전,도박,대마,마약보다 더욕먹는 헬조선..

  • 화반(花判) · 581451 · 16/05/17 02:09 · MS 2015

    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이런 생각 하고 있었는데, 말주변이 없어서 표현하지 못하던 걸 글로 읽으니 좋네요

  • 시논 · 551681 · 16/05/17 02:11 · MS 2015

    AOA를 질투하는 그분들이 일을크게 만드는것 같아요

    그리고 상식선의 역사는 누가 정하는것도 아니구요

  • at1qrEmisDdnI0 · 592565 · 16/05/17 02:33 · MS 2015

    아니 간단한거 아닌가 안중근보고 히데요시라고 하니깐 욕을 먹은거죠

  • kkkk04 · 492706 · 16/05/17 02:39 · MS 2014

    별 관심도 없어서..직접 보지 못해서 뭐라 말할 순 없는데 까이는 이유가 그 지식을 모른다는 것도 그렇지만 그보다 태도가 문제였다고 하더라는..

  • <iostream> · 630375 · 16/05/17 02:39 · MS 2015

    태도가지고 뭐라하기도 좀 그런게 조세호씨 말마따나 누군지 모르는데 태도를 정할 수가...

  • 모험의향신료 · 612149 · 16/05/17 03:25 · MS 2015

    그냥 이번 사건 한줄 요약
    설현 요년 잘걸렸다! 입니다

  • 모험의향신료 · 612149 · 16/05/17 03:26 · MS 2015

    추측하건데
    니가 감히 남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해?
    너랑 비교 당해서 얼마나 짜증났는지 알아?
    등등
    이런 불만들이 폭발한거라고 봅니다

  • 서울대갑시다 · 627702 · 16/05/17 07:12 · MS 2015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김존엄 · 605384 · 16/05/17 09:15 · MS 2015

    단순히 무식해서 비판하는건 아니라고 봐요. 아이돌들 대부분이 공부랑은 거리가 멀기에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배워가려는 자세를 가지면 되는데..분명히 위인이나 유명인이란걸 알텐데.. 독립운동을 위해 애쓰신 분인데 거디다가 전범이라 할 수 있는 이토히로부미 토요토미히데요시....또 일본에서 김두한을 낮잡아 부르는 긴또깡이라니 충격인거지요

  • at1qrEmisDdnI0 · 592565 · 16/05/17 13:24 · MS 2015

    거기다가 설현이 한국 홍보대사라고 하니까 더 아이러니라 일이 더 커짐

  • Limelightee · 284608 · 16/05/17 15:48 · MS 2009

    사실 홍보대사 문제도..애초에 그냥 그 당시에 제일 인기 많은 연예인 위주로 뽑지 않나요?

    이때까지 딱히 한국의 특성 그 자체를 잘 어필할수 있거나 뭐 고학력 연예인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하던 자리가 아닐텐데

    더군다나 최근 몇년간 아시아권에 케이팝 열풍이 불면서 관광 홍보대사나 한국 홍보대사를 아이돌이나 유명배우 같은 한류스타 위주로 뽑는게 당연시 되는 분위기였구요

    그냥 여태까지 홍보대사 누가 하든 그 자질에 대해 고민해 보거나 의구심을 품은 적도 없는 사람들이 이제와선 깔 거리 생기니까 꼬투리 잡으려고 잡는걸로 밖에 안되어 보입니다

    그러면 설현이나 소속사 입장에선 한국 홍보대사 자리가 들어왔을때 아, 난 인문학적 소양과 더불어 한국사 기본 지식이 부족하니 이 자리를 거절해야겠어! 이렇게 행동하는게 합당한지요..

    홍보대사 선정 이후에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부족했다라고 얘기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선 어느 정도 잘못이 있긴 하겠지요

  • Limelightee · 284608 · 16/05/17 15:40 · MS 2009

    당시 동영상 보면 위인인거 자체를 모르는게 아닌가 싶은 수준이었어서..

  • at1qrEmisDdnI0 · 592565 · 16/05/17 15:42 · MS 2015

    처음 들어본 사람처럼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