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종입성 하루 앞두고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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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때 저는 모든 모의고사 수학을 1등급을 받고, 100점도 3번 정도 맞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 계신분들에 비하면 쭈꾸리지만 고등학교 올라올 때 가장 공포를 느꼈던 수학을 이렇게까지 올려놓았던게 제 나름대로의 자신감이었던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자신감이 수능 때 저를 완전히 망쳐놓았습니다.
평가원 모평에 응시할때 저는 국어와 영어 연계교재를 내신 대비 말고는 전혀 보지 않았고, 오로지 사설모의고사랑 마닳로만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연계와 함께 100 100이 커트가 되어버린 시험에 하나씩 틀려서 등급이 한두 개 씩 내려가는 꼴을 보았습니다.
과연 연계 문제였을까 아니면 내가 실수를 해서였을까
남들은 연계를 안해서 문제라며 연계에 집중할 것을 권유했지만
이미 EBS와는 다른 길로 너무 멀리 와버렸기에 저는 제 방법을 끝까지 고수하기로 했습니다.
마닳은 1권만 3회독 반
1독은 말그대로 풀고, 2독도 말 그대로 풀고, 3독도 말 그대로 풀었습니다. 해설은 보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틀리는 것보단 문제의 배치와 풀이 시간, 회별 모의고사 풀이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영어는 방학 때 사설모의고사를 하루에 하나씩 풀고 새로운 책을 찾아 처음보는 지문의 문제를 푸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물론 EBS는 내신 범위에 한정해서 했고, 인수2 위주로만 독해 연습으로 어려운 지문이나 문장은 따로 표시해놓고 한번씩 더 읽어봤습니다.
이렇게 남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여전히 수학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품은 채 수능을 치뤘습니다. 다행히 몸 컨디션은 최상이었고, 모든 문제에 하나하나 집중하며 임했습니다.
비문학에서 막혔지만 끝내 풀어낸 국어 이후에 2교시 수학
잘 풀리다가 갑자기 20번대에서 막힙니다. 나중에 풀어야지 하고 주관식으로 넘어갑니다.
주관식도 잘 풀다가 28번에서 막힙니다. 답이 다섯자릿수가 나와 황당했습니다.
재빨리 29번을 풀고 30번을 풀려는 시도를 해봤지만, 아닌것 같아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장 자신감 있던 수학이 저를 멘붕시켰습니다.
결국 28번에서 막혀 30번을 포기하고 20번대에 있던 그 객관식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수직하락한 등급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멘붕이 영어까지 이어지진 않았네요
탐구는 뭐 배운거에서 다 나왔다 싶어서 금방금방 풀어냈습니다.
결과는?
수학하고 탐구때문에 재수합니다 ㅋㅋㅋ
국어 영어 1나오고 수학 2 탐구는 뭐 깔아줬죠..
용킹콩님께서 말씀하셨던 재수생이 해야 할수능 패배 원인 분석..
저는 그날부터 지금까지 자만이었다고 생각하고
기형적인 시간분배도 한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씩 틀린 것을 한참 모자르다고 생각해서 국어 영어에만 전념하고
수학과 탐구는 나중에 올린다는 생각으로 등한시했었습니다.
어쩌다가 재수학원에 오게 되었는지 아직도 어안이벙벙 합니다.
수시 최저는 거의 다 맞췄지만 모조리 광탈하고
정시 원서 넣고 도서관 다니면서 한능검 준비하면서
독재관에 들어와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내일이면 재종에 들어가는군요
독재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
처음에는 제 행동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매우 착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하루 목표치를 모조리 성취하며 엄청난 성취감에 도취되어있었죠..
하지만 틈만 나면 사람이 그리워서 오르비나 수만휘처럼 저와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 들락거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러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가 예전에 수만휘에 올려놨던 강대영어 글을 여기서도 다시 보게 되었네요
다만 글 쓴 분이 악의적으로 편집했는지 앞뒤 싹다 잘라먹고 단순독해연습으로 강대영어를 본다는 식으로 써서 의문의 1패를 기록하기도 했었습니다 ㅋㅋㅋㅋ 순간 부들부들..
겉으로는 태연한 척 아닌 척 다하지만 속으로는 전혀 아닌 모양입니다.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지금 공부해야 할 시간인데 이렇게 뻘짓이나 하고 있는걸 보면 말이죠..
내일 재종 들어가면 제가 이곳에 들어올 이유가 없어지게 되어 상당히 아쉽습니다.
아니, 아쉬우면 안될지도 모르네요 ㅋㅋ
아이디를 만들어 글을 쓴 것은 얼마 안 되지만 예전부터 눈팅은 계속 해오던 터라
이곳의 분위기, 뜨거운 토론(?)열기도 이젠 매일 칠판을 응시하며 잊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전 헤비 유저도 아니었고, 단순한 눈팅족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재수생의 입장으로 저와 처지가 비슷한 분들이 많았기에 상당히 공감을 하고 나름대로? 애정을 갖던 곳이었습니다.
제 폰과 컴퓨터는 아직 켜져 있지만 11.17까지는 최대한 접속하지 않으려 노력하렵니다.
가끔 힘들 때는 눈팅 정도는.. 제 자신에게 허락하고 싶네요 ㅋㅋ
그럼 나중에 재수학원 등록증 말고 대학 합격 소식 가지고 정든 이곳을 다시 찾고 싶네요
안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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