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어 98점이 말해주는 평가원의 시선-이거 모르고 국어 잘 보기 어렵습니다. Feat 작수 14, 16번 완벽 해설 | 오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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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용T [1429379] · MS 2025 (수정됨) · 쪽지

2026-07-19 18: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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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어 98점이 말해주는 평가원의 시선-이거 모르고 국어 잘 보기 어렵습니다. Feat 작수 14, 16번 완벽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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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 인증입니다.



1. 소개

안녕하세요! 오르비에는 글을 처음 써보는 용용T입니다. 작년에 s대 국문과에서 학교를 옮긴 이후로 입시판을 완전히 떠나 있었습니다. 그러다 방학을 맞이하고 지인들에게 과외 요청이 하도 많이 들어와서 국어 과외를 하고 있는데, 제 생각보다 더 애들이 수능 국어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없다는 사실에 놀라 걱정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문제 해설에 들어가기 앞서 여러분은 수능 출제자의 마음에 대해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학생들이 늘 듣는 말이 있죠. '출제자의 마음으로 문제를 풀어라!' 하지만 정작 이 말을 깊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학생은 아주 소수일 것입니다. 


저는 작년에 수능 출제위원이셨던 교수님과 친했어서 출제하면서 있으셨던 재밌는 썰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물론 비밀 유지에 걸리는 내용은 당연히 듣지 않았지만, 제가 그것들을 들으면서 느낀 것은 교수님들이 출제하실 때 생각보다 이의제기를 많이 신경 쓰신다는 것입니다.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이 일이 본업도 아닌데 괜히 출제 실수 했다가 문제 생기면 얼마나 짜증 나고 피곤하시겠어요. 


그런데 국어는 언어 과목의 특성상 이의제기에 항상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한국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생각보다 한국어로 선지의 정오, ox를 명백하게 가를 수 있는 방식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본문에 존재하는 5가지 논리 구조를 활용해, 3가지 방식으로 밖에 선지를 만들지 못합니다. 


2. 평가원의 시선으로 작수 14번 해설

예를 들어 드릴게요. 평가원이 비문학 선지를 만드는 방식 3가지 중 하나이자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정/역 논리 구조’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는 작년 수능 칸트 지문 14번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다음은 14번 문제와 정답 선지입니다. 


[14.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

[⑤ 롱게네스에 따르면 살아 있다는 것은 시공간적 세계 안에서의 선택필수적이다.]


평가원의 시선을 아는 학생이라면 이 선지에서 ‘인과 논리 구조’를 느끼셔야 합니다. ‘인과 논리 구조’는 평가원이 지문에서 활용하는 5가지 논리 구조 중 하나로, A->B 꼴의 인과 관계를 언어로 표시한 논리 구조입니다. 이 선지에서 ‘살아있음’과 ‘선택’이라는 두 대상이 '필수적이다'라는 인과 관계를 지시하는 서술어로 나타내져 있음이 보이시나요? 기호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살아있음선택


본문에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지문을 봅시다.


[롱게네스는 통시적으로 동일한 자아가 없이는 경험적 인식이 성립할 수조차 없으므로, 자아에 대한 인식은 경험으로부터 추상화 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그는 자아와 인격이 시공간적 세계를 경험하는 인간에만 적용되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롱게네스는 인간은 도덕적 존재이며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자율성을 지닌 존재라는 칸트의 견해를 인정한다. 그러나 자율성을 지닌다는 것은 시공간적 세계를 살아가는 동안 경험하는 것들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려면 신체가 있고 살아있어야 하므로, 인격의 동일성의 기준은 각자가 자신의 것이라고 통시적으로 인식하는 신체라고 롱게네스는 주장한다. ]


본문에서 색깔로 표시한 부분이 정확히 선지의 인과 논리 구조와 대응하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선지의 소재들이 '그러려면~하므로'라는 인과 지시 서술어로 본문에도 그대로 등장하죠. 그렇기에 논리 구조와 선지 구성에 대한 이해가 있는 학생은 애초에 글을 읽을 때부터 논리 구조를 지시하는 표현에 집중해, 뻔하게 답으로 나올 것을 알고 읽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논리 구조 5가지 뿐인데 체크하는게 뭐가 그리 어렵겠어요.


3. 평가원의 시선-이렇게 문제를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

평가원이 이런 논리 구조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렇게 논리 구조로 만들어야 선지의 정오, 즉 ox를 명사 소재를 모두 활용하고도 단 한마디로 뒤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의제기에 걸렸을 때 가장 확실하게 이를 반박할 수 있는 말은 ‘뒤집으면 말이 반대가 된다.’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허나 명확한 논리 구조가 없다면 이렇게 말하기 힘듭니다. 언어의 표현적 특성상, 특히 한국어는 그냥저냥 다 말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그런데 위의 논리 구조를 봅시다. 


'살아있음->선택’ 에서 화살표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서 '살아있음<-선택’으로 하거나 '살아있음─x→선택’으로 표현하면 완벽하게 '살아있음'과 '선택'이라는 소재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정오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평가원이 선지와 지문을 이의제기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어렵게 만드는 세련된 방식입니다. 학생들은 소재가 그대로 쓰이니 뭔가 다 맞는 말처럼 보이겠지만, 소재를 유지하면서도 논리구조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정오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죠. 


이렇게 고작 3가지의 선지 구성 방법과 5가지의 논리 구조만으로 비문학의 모든 문제를 체계적이게 구성하니 출제위원 분들이 보통 똑똑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모든 것들을 이미 알고 문제를 푼다면 얼마나 쉽겠습니까? 애초에 지문을 읽을 때부터 뭐가 문제로, 답으로 나올지 다 알면서 읽을 수 있고 (논리 구조가 답이란 의미입니다), 선지를 판단할 때도 이 선지는 무엇을 판단 근거로 어떻게 만든 선지인지 다 알고 푸는데 국어를 못 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런 체계적이고 원리적인 틀에 대한 이해는커녕 평가원이 어떻게 선지를 만들고 무엇이 판단의 근거가 되며, 그것이 본문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해 고민조차 제대로 안하고 그냥 이해력으로만 풀려고 하고, 그런 강의를 듣는 것에만 급급하니 가르칠 때 진짜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더군요. 


지금 가르치는 지인 애들도 다들 똑똑하고, 이미 명문대 다니고 있거나, 국어도 곧잘 1등급 맞는 애들인데, 과외 시작할 때 물어보면 하나같이 ‘그냥 이해력으로 풀어요’. ‘강의 많이 들었는데 실력이 안 느는 것 같아요’, ‘수능날 1 뜰지 너무 불안해요’라는 말만 짠 것처럼 말하다가, 제가 이런 시야를 제공해 주니까 이런 건 생각도 못했다고 감탄하더군요. 


제가 과외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애들이 훨씬 수능 국어의 근본 원리가 무엇이고, 이에 따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미흡하고 또 이걸 몰라서 힘들어하더라고요. 아마 대부분의 오르비 학생 친구들도 비슷할 것 같아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평가원의 시선을 소개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14번과 완벽히 똑같은 선지 구성과 논리 구조를 사용한 작수 16번 문제 해설 보여드리며 마치겠습니다. 남은 문제를 해설 안 하는 이유는 사용하는 선지 구성이랑 논리 구조가 달라서인데 그거 하나하나 제대로 다 설명하면서 해설하기에는 너무 길어집니다. 


아, 참고로 제가 말씀드리는 모든 내용, 특히 선지 구성법 3가지나 논리 구조 5가지등은 제가 작년에 인강 이거저거 듣다 답답해서 직접 평가원의 모든 지문과 선지를 해부하듯 분석하고 정리하며 만든 방법론이라 어디서 이런 거 배우냐고 물으셔도 저라는 답변 외엔 답변을 못 드립니다. 


4. 평가원의 시선으로 작수 16번 해설

[16. 다음은 윗글을 읽고 학생이 작성한 학습 활동지이다. 윗글을 바탕으로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스트로슨 : 시공간적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적 인식자아에 대한 인식의존한다고 본다. ·······························②]


여기서도 선지에 나오는 논리구조만 잡으면 선지의 정오 판단은 아주 쉽습니다. (애초에 보기 문제외의 문제 선지에서 논리 구조가 나오면, 이건 ‘정/역 논리 구조’ 선지니까 그것으로 정오 판단하라는 신호입니다.) 


결국 본질을 뽑아내보면 ‘자아 인식->경험 인식’의 인과 논리 구조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본문의 정답 근거 문장을 보시죠.


[스트로슨에 따르면, 시공간적 세계 안에서 우리의 신체를 매개로 대상이 경험된다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며 자아에 대한 인식경험적 인식들로부터 추상화되는 것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추상화된다’라는 서술어에서, 특히 ‘된다’에 입각해 인과 논리 구조만 뽑아내면 아주 쉽게 판단 가능한 문제였습니다. 본문의 논리 구조는 경험적 인식들로부터 자아에 대한 인식이 추상화된다고 나오니 ‘경험 인식->자아 인식’으로 논리 구조가 정리되거든요. 


깔끔하게 서로 논리 구조가 반대죠? 그래서 2번이 정답입니다. 이런 평가원의 출제 방식에 대한 디테일한 이해가 있다면 애초에 본문을 읽으면서 ‘추상화된다’를 보고 ‘인과 논리 구조네?’, ‘문제로 나오겠네?’, ‘체크해 놔야지'라는 사고로 읽고, 문제로 나오자마자 바로 깔끔하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해서 현장에서 쉽게 이 문제를 풀었고, 지인 과외생들도 이렇게 훈련시키니 금방 늘더라고요.


5. 마무리

여러분 수능 국어에 끌려다니지 마세요. 국어의 변별력은 어마어마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서 나옵니다. 뭐가 중요한지 모르는 통찰력 없이 그저 쓰인 대로 끌려다니며 읽는 학생은 잘 보기 힘들어요.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을 익히고, 읽고 판단하는 사고 과정에 군더더기가 없기를 요구하는 과목입니다. 저는 작년에 연계도 하나도 안 봤어요. 왜 문제를 이렇게 출제하고, 어떻게 정오를 구분할지에 대한 이해만 있으면, 그저 중요한 정보는 규칙대로 처리하고 필요 없는 정보를 걸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점수가 나옵니다.


남은 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막연히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필요한 공부를 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그냥 양치기만 해서 논리적 근거 없는 감만 올린 학생과, 평가원의 선지 구성 방법 3가지나 정답 포인트 논리 구조 5가지등을 모두 알고 활용하는 학생이 같은 점수를 받는 것이 더 이상하겠죠. 평가원이 왜 이렇게 문제를 구성하는지 깊게 한 번 생각해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들 남은 기간 힘내시고 건승을 기원합니다!


추신

6평 쉽게 나왔다고 생각하시는 학생들이 많던데 6평 8번의 5번 선지 제대로 논리적으로 근거 잡고 푸는 학생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이거 최근 기조와 다르게 옛날 비문학처럼 선지가 상당히 고난도의 논리적 판단을 요구했는데, 다들 그냥 손가락 접기로 풀어서 맞췄다고 넘어가더라고요. 혹시 이 선지의 근거를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6평이 그냥 힘을 빼고 논리적 기조만 맞추고 쉽게 낸건 맞지만, 출제위원 분들이 어렵게 못 내서 쉽게 낸 건 아니라고 봅니다. 갑자기 어렵게 내면 6평 때 쉬웠다고 방심한 학생들은 크게 낭패 볼 수도 있으니까 한 번쯤 복기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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