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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 [749641] · MS 2017 · 쪽지

2026-07-07 23: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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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테 힘조절한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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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고전적 희곡에서 사건의 완결은 인물 간의 대립이 뚜렷한 인과망을 형성할 때에만 성립한다. 이 인과망 속에서 주인공의 주도적 선택이 전제되어야만 갈등은 해소의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로 대표되는 부조리극은 이러한 극적 성립 요건 자체를 무효화한다. 부조리극에서는 무대 위에서 특정 행위가 발생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며, 선행 사건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후행 사건을 필연적으로 견인하지 않는다. 즉, 극적 긴장감이 해소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던 선제 조건들이 철저히 배제된 것이다.

이 극의 중심축인 '기다림' 역시 인물들의 실존과 관련하여 독특한 조건적 지위를 갖는다. 두 인물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에게 '고도의 도래'는 자신들의 남루한 현실을 종식시키고 구원을 가져다줄 유일한 요건이다. 그러나 고도가 언제, 어떻게 올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재하므로, 이 요건은 인물들의 주도적인 노력으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으며 오직 외부로부터 주어질 때에만 충족된다. 주목할 점은, 고도의 도래가 끝없이 유예되어 구원의 성립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도 이들이 기다림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기다림의 행위' 자체는 구원을 담보하는 요건이 되지는 못하지만, 황량한 무대 위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만약 기다림을 포기한다면, 이들은 실존의 근거마저 즉각적으로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조건의 붕괴는 언어의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일상적 발화를 통해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표(음성)와 기의(의미)의 결합이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어야 하며 발화의 맥락이 상호 공유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극 중 인물들의 대화는 파편화되어 있으며, 앞선 발화의 맥락이 다음 발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소통의 필수 요건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발화의 횟수가 아무리 누적되더라도 온전한 의미 전달이라는 결과는 도출될 수 없다. 인물들은 침묵이 가져올 존재의 소멸을 막기 위해 맹목적으로 발화를 지속하지만, 이는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발화는 단절만을 재확인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결국 『고도를 기다리며』는 목적 달성을 위한 요건들이 근본적으로 차단된 세계를 그려낸다. 구원의 요건은 철저히 외부로 타자화되어 통제 불가능한 상태이고, 소통의 요건은 내부적으로 붕괴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은 실존의 완전한 소멸을 막기 위한 방어 기제로 '기다림'과 '의미 없는 발화'라는, 아무런 결과도 보장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요건만을 무한히 반복 충족시켜야 한다. 베케트는 이처럼 닫힌 조건의 굴레에 갇힌 인물들의 형상을 통해, 목적론적 세계관이 붕괴된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감내해야 하는 ㉠실존적 형벌을 날카롭게 포착해 낸 것이다.



문 1. 윗글에 제시된 '성립 요건'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전통극에서 극적 긴장 상태가 이완되려면,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의 자발적인 의사 결정이 선행 요건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② 베케트의 작품에서는 무대 위에서 어떤 사건이 실재하더라도, 그 자체가 유의미한 결말을 도출하는 기제로 기능할 수 없다.

③ 화자와 청자 간에 대화의 배경이 교섭되지 않은 상황일지라도, 음성 언어의 물리적 표출량을 극대화하면 기표와 기의의 안정적 결합이라는 소통의 전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④ 두 주인공이 자아의 소멸이라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목적 대상의 출현 여부와 무관하게 대기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 불가결하다.

⑤ 구원이라는 사태를 촉발할 유일한 계기인 타자의 출현은 인물들의 자율적 통제권 밖에 위치하므로, 그들 스스로의 행위 역량만으로는 이를 성취할 수 없다.


문 2. 윗글의 논리를 바탕으로 할 때, ㉠'실존적 형벌'이 발생하는 조건적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한 것은?

① 주체적 결단이 부재한 상황에서,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새로운 구원의 조건을 창출해야 하는 강박적 의무감

② 궁극적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외부적 변인이 철저히 차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아의 즉각적인 붕괴를 방어할 목적만 지닌 맹목적 행위를 영구히 반복해야 하는 처지

③ 소통의 전제 조건이 붕괴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표와 기의의 결합 방식을 자의적으로 재구성하여 세계의 의미를 자가 발전해야 하는 압박감

④ 대기 상태의 유지라는 수동적 요건과 발화라는 능동적 요건 사이의 인과적 충돌로 인해, 인물들이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구원이 지연되는 진퇴양난의 상황

⑤ 외부로부터 부여된 구원의 필수 요건을 충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주체 내부의 의지 결핍으로 인해 이를 극적 결말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배회하는 딜레마


문 3.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의 상황을 분석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 기>

에스트라공: (목을 맬 끈을 찾으며) 우리 그냥 여기서 끝내버리는 게 어때? 더 이상 못 버티겠어.

블라디미르: 안 돼.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 하잖아.

에스트라공: 참 그렇지. (침묵) 그가 오면 어떻게 되는데?

블라디미르: 우리가 구원받겠지.

에스트라공: 하지만 안 오면?

블라디미르: 그럼 내일 다시 기다려야지.

(두 사람은 결코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며, 앞뒤가 맞지 않는 농담을 빠르게 주고받기 시작한다.)


① 에스트라공이 생을 마감하려 하는 제스처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탱해 주던 유일한 방어 기제를 스스로 폐기하여 실존의 소멸을 앞당기려는 시도에 해당하겠군.

② 블라디미르가 기다림의 당위성을 내세워 자살을 저지하는 것은, 대기 상태의 지속이 곧 구원이라는 궁극적 사태를 견인하는 직접적인 선제 요건으로 작용함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겠군.

③ '그가 오면 구원받는다'는 블라디미르의 단언은, 비참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결정적 기제가 주체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타자의 개입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음을 시사하는군.

④ '안 오면 내일 다시 기다려야지'라는 다짐은, 지향점의 달성이 기약 없이 지연되는 상황 속에서도 자아의 붕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 충족을 멈출 수 없는 구조적 굴레를 보여주는군.

⑤ 논리적 정합성이 결여된 농담을 교환하는 양상은, 의미망이 교섭되지 않아 소통의 필수 전제가 상실되었음에도 침묵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발화 행위에만 매달리는 맹목성을 드러내는군.





그 마지막으로… 레테 관련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정도 난도는 괜찮을까요..?


고2 레테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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