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계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686494
나는 한 번도
당신의 이름을 불러본 적 없는데,
계절은 어째서
이토록 정확하게 당신을 잃어버렸을까.
매일 같은 시간,
창가에 기대어 앉은 겨울 한 조각처럼
당신은 조용히 독서실 구석에 내려앉았고,
하얀 피부는
형광등 아래서도 희미하게 빛나
마치 종이 위에 떨어진 달빛 같았다.
사람들은 책을 펼쳤지만
나는 자꾸만 당신이라는 여백을 읽었다.
그리고 그 노란 담요.
당신의 어깨에 걸쳐진 작은 햇살 하나가
겨울을 견디고 있었고,
그 모습은 이상하게도
어른의 차분함과 아이의 귀여움을
한 장면에 포개어 놓은 그림 같았다.
나는 끝내 말을 걸지 못했다.
파도는 끝내 해안에 닿지 못했고,
편지는 봉투 속에서 늙어갔으며,
수없이 많은 안녕들이
목구멍에서만 계절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은 마치 책갈피처럼
내 하루에서 조용히 빠져나갔다.
아무 소리도 없이.
그 뒤로 독서실의 의자들은
모두 제자리에 있는데,
유독 한 자리만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 있다.
나는 여전히 그곳을 지나칠 때마다
누군가 두고 간 노란색을 찾는다.
하지만 이제 그 색은
늦은 오후 창문에 잠깐 걸렸다가
금세 저물어 버리는 빛일 뿐.
오늘도
아무도 없는 자리 위에
조용히 노란 계절 하나를 덮어두고,
나는 다 읽지 못한 당신을
천천히 그리워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상사병 0 0
상사병
-
일상 0 0
일상
-
과일 0 0
과일
-
사과 0 0
사과
-
스웨덴 골 넣었네 0 1
아까도 되게 잘 구석으로 찼는데 막힌거 있었음 못하진 않음
-
아니근데 오르비앱 0 0
도대체 언제 이렇게 바뀐거야
-
수험생활 하면서 1 0
현실 인지와 이상 추구는 동시에 해야된다 생각함 너무 현실적이게 되면 스스로를...
-
시절인연이란게 0 0
진짜있는걸까
-
자꾸만아니라고말을하네요 0 0
난맞는데넌왜넌
-
샤인미 n제 ㅆㅅㅌㅊ 1 2
재밌네
-
일단은 서강대는 유명한거 같은데
-
오랜만에 쓴 글 갯수 세어볼까 0 0
잠만 기달려봐
-
ㅈㅇㅇ 0 0
지예아
-
ㅁㅈㅇ 0 0
멋쟁이
-
해뜬다 0 0
해가뜬다
-
ㄴㅁㅎ 0 0
너무해
-
현 0 0
ㅇㅇ 알잘딱
-
연애썰 0 3
ㅤ
-
대장내시경 3일전인데 1 0
자바칩 프라푸치노 먹어도되나...?
-
수능 포기 1 1
6모 언확생윤사문 평균 4등급 나와서 휴학한 지잡대 공대 복학하는거 어떻게...
지피티 시 잘 짓네여

ㅇㄴㅋㅋ와..

아 씹 지피티엿냐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