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으면 대학을 안 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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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합니다. (단, 꿈이 없는데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잘 해와서 소위 명문대를 갈 실력이 되면 꿈이 없어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그런 실력이 안 되는 제 고3 시절 같은 친구들을 위해 쓴 겁니다.)
(시간이 아까우시면 굵게 한 문장만 보시면 됩니다.)
꿈이 없으면 공부를 잘 해서 명문대를 가서 많은 기회를 가지자! 라는 명제가 있고 저도 고등학생 때 그 명제를 들었습니다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합니다.
대2병이라고 들어는 보셨는지요. 저도 한국인이지만 한국인특)) 정해진 트랙대로 갑니다. 고졸>(꿈, 가치관 정해진 거 없이 그저 명문대 가면 좋다고 하니까 재필삼선)>대입>(남자의 경우 휴학 후 병역의무 마치고 복학)>취업>결혼
그리고 이 트랙에서 빠지거나 시간이 조금만 늦어지면 ㅈ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그렇게 살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국인 평균대로, 트랙 따라 살면 평타는 칩니다. 근데 인생이 허무해집니다. 내가 누구이고 나는 뭘 하고 싶으며 어느 것에 흥미가 있고 무슨 삶을 살고 싶은지.. 이런 생각 없이 그저 남들이 부러워하는 정해진 길 (수능 수험생 기준으로 메디컬이나 명문대 경영, 경제 이 정도??) 로 가면 좋은 데 취직하거나 전문직 되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겠죠.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근데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능력주의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잘될 놈은 잘 되고 안될 놈은 안 됩니다.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일단 자신이 받을 수 있는 수능 성적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노력을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근데 노력을 해도 자기가 받을 수 있는 점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명문대에 많이 간다는 통계는 이미 많습니다. 금수저일수록 높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깁니다. 여긴 특히 명문대 노리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금수저일수록 자녀 교육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좋은 대학 갈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물론!! 저도 능력주의 외에 공정한 기준이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 근데 능력주의도 결국 공정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능력주의의 문제점은 여러분이 성적이 낮으면 자기가 노력을 안 한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좌절하게 하는 겁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 내신, 수능 등은 사람을 1등부터 꼴등까지 한 기준으로 서열화시키려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시험입니다. 지능지수, 가정환경, 배경, 성격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니 성적이 안 나와도 낙심하지 마세요.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 '내가 원하는 건 내가 노력하면 뭐든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6살인 지금은 그게 100% 틀린 생각이란 걸 압니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 격차는 벌어집니다. 저희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셔서 자녀 교육에 전혀 관심이 없으셨습니다. 공부를 시키시긴 시키셨는데 영단어, 한자 암기 뭐 그런 거밖에 안 시키셨습니다. 일본어를 잘 하고 싶은데 혼자 하는 것보다는 과외 받는 게 나을 거 같아서 과외받고 싶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습니다. 결국 독학으로 했습니다. 어렸을 때는 골프 선수가 되려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희 집은 금수저가 아닌데도 아버지가 권유하셔서 시작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때는 부모님 영향을 되게 많이 받죠. (그 이후도 마찬가지지만.) 근데 소위 K리그1 선수나 KPGA 투어프로가 되는 것 그 자체보다 수능 공부를 해서 명문대를 갈 확률이 훨씬 높아서,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소질이 있었던 공부 쪽으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운입니다. 부모님을 탓하는 게 아니...ㄴ 게 아니라 맞고.. 근데 부모님도 저도 그때는 그 길이 맞는 길이었고 나름대로 지원을 해주셨고 남들이 거의 못 하는 경험을 해봤으니 (부자 체험) 경험은 경험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겠죠.. 지금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따지지 말고... 어쨌든 결국 모든 건 운이라는 걸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북쪽에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학대받는 가정환경에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고아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세상은 다 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정론적인 생각이죠. 근데 자유의지 vs 결정론 에서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지만, 자유의지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쪽이 마음이 편할 겁니다. 그러니 자유의지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게 인생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결정론을 부정하지 마십시오. 둘 다 증명된 건 없습니다. 그러니 원하는 대로 안 되도 내가 왜 안 되지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ㅋㅋ 말이 자꾸 왔다갔다 하는데 결론은 하납니다.
꿈 없으면 대학 안 가도 됩니다. (남자면 군대부터 다녀오시고) 최저임금 받는 일을 아무 거나 해보세요. 그걸로 생활이 되고 만족하면 그 일을 계속 하시면 됩니다. 그게 싫거나 자기가 이 수준이 아닌 것 같다 하면 기술을 생각해보세요. 저희 어머니가 미용실 하시는데 돈 오지게 버십니다. 미용 기술도 좋고 IT, 프로그래밍 등등 학벌이 필요없는 분야를 알아보고 관심 있는 것에 도전해보세요.
근데 그것도 싫거나 관심이 없으면 그때 수능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군대에서 상산고 졸업하고 명문대 or 의대 공부 (재수)를 하다가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싶어서 일본 워홀 갔다가 온 선임 (98년생)이 있었습니다. 7급 출입국관리직 준비한다고 하시다가 갑자기 검사가 되고 싶다고 하시면서 수능을 더 준비해서 서울대 인문을 뚫으셨는데, 저는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대를 가셔서 멋진 게 아니라, 자기 진로를 고민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대학, 학과를 정해서 가야겠다는 결심이 선 후에 수능 준비를 하시고 자기 진로를 찾으신 게 멋지다고 생각한 겁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하자면:
꿈이 없으면 대학을 안 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 꿈이 없는데 공부를 꾸준히 해오고 잘 해와서 소위 명문대를 갈 실력이 되면 꿈이 없어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그런 실력이 안 되는 제 고3 시절 같은 친구들을 위해 쓴 겁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남자면 군대부터 다녀오시고) 최저임금 받는 일을 아무 거나 해보세요. 그걸로 생활이 되고 만족하면 그 일을 계속 하시면 됩니다. 그게 싫거나 자기가 이 수준이 아닌 것 같다 하면 기술을 생각해보세요. 저희 어머니가 미용실 하시는데 돈 오지게 버십니다. 미용 기술도 좋고 IT, 프로그래밍 등등 학벌이 필요없는 분야를 알아보고 관심 있는 것에 도전해보세요.
근데 그것도 싫거나 관심이 없으면 4년제 졸업장이 필요한 일을 하고 싶으신 것이니 그때 수능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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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통??
개소리를 길게도 쳐해놨노
개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꿈이 없어서 대학을 안 가는 게
꿈이 없어서 대학을 가고 보는 것보다 훨씬 위험함
물론 후자에서의 대학이 대학다운 대학일 때나 성립하겠지만
대학 진학의 장점은 스펙 등도 있지만 사회 진출을 유예시키고 경험을 쌓아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거임
당장 고1vs고3만 생각해도 수준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 고졸과 대졸 사이에는 4년의 교육 격차가 있음
대학이 단순히 취업시장에서의 경쟁력이나 간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재학하는 시간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님
의견을 존중합니다.
대학다운 대학 = 명문대 말씀하시는 거죠?
최상위권 명문대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배워갈 게 있는 라인.. 이랄까요 전 그렇게 생각함
제 꿈은 대학 진학입니다
응원합니다.

전 개인적으론청춘에 1년도 매우 중요하고 아름답지만
그 1(꼭 1년이 아닌 6개월이라도)년동안 본인이 원하는 분야(여기서 원하는 분야는 어찌보면 수험공부일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에겐 연애,누군가에겐 운동,목공,코딩같이 기술,학문분야나 혹은 애니나 게임처럼 취미도(물론 중독은 당연히 위험하고 안되지만 판다는 뜻이 분석과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및 체계적 쌓아올린다는거지 단순 쾌락과는 좀 거리가 있는)) 딥하게 파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아지경까지 빠지는 경지에 간다하면 설사 전문가가 되지 못하거나 혹은 그분야가 쓸모없더라도 집중과 한 분야 팠다라는 경험및 그 느낌이 어딜가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라
맞는 말씀입니다. 스티븐 잡스도 대학에서 서체인가 배우고 그걸 아이폰에 적용시켰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점과 점은 연결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한 적 있죠. 같은 맥락이신 거 같은데 저도 동의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일부 동의합니다. 저는 꿈과 같은 가치들을 되게 높게 평가하는 편인 사람이라 글이 좀 더 와닿은 것 같습키다. 건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쇼
"북쪽에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학대받는 가정환경에서 안 태어난 것도 아니고, 고아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세상은 다 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문장에서 학대받는 가정환경에서 안 태어난 것도 운이라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좀 많이 없는 듯 하네요 ㅠ
미리 결정된 듯한 사건들만 발생하고 예전부터 운이 없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운이 없었을 당시 혹은 그 이전에는 나름대로 다재다능한 역량이 있고 꿈이 있으며 미래가 있었는데 지금은 능력도 아무 것도 없고 꿈 미래 이런 희망찬 것들이 아예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좋은 대학을 가고 말고 상관없이 운적인 요소가 꽤 있으니까 다른 쪽으로도 생각해보라는 글로 이해했는데요. 이것도 꺼려지고 저것도 꺼려져서 갈팡질팡하네요.
뭔가 일이 잘 안 돌아가도 그냥 운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스스로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위로랑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좋은 글인 것 같습니다. 잘 읽었어요!
아 오타가 났네요.
학대받는 가정환경에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고아로 안 태어난 것도 운이고, 세상은 다 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넹 이 글은 그런 맥락입니다. 잘 되도 운, 안 되도 운입니다. 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쉽게 말해 새옹지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ㅠㅠ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