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실모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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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실제 실력을 80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실모를 볼 때 네 점수는 대체로 80 근방에서 움직일 것이다. 어떤 날은 운이 좋아 85를 받을 수 있고, 어떤 날은 운이 나빠 75를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운과 컨디션과 문제가 모두 맞아떨어져 90을 받는 날도 있을 것이다.
한 번 90을 받은 순간, 너는 자신의 실력을 더 이상 80으로 보지 않는다. 자신을 90까지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점수는 단순한 우연한 고점이 아니라, 네가 도달했어야 할 기준점이 된다.
그래서 수능장에서 75를 받아도, 80을 받아도, 심지어 85를 받아도 만족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네 머릿속에는 이미 90이라는 점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운이 없어서, 실수해서, 컨디션이 나빠서, 시험장에서 평소처럼 못 해서라고 해석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재수의 강력한 근거가 된다.
그렇다면 실모를 보지 않는 편이 나을까?
실모를 보지 않는다면 적어도 자신의 고점을 직접 확인할 일은 없다. 90이라는 점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면, 85라는 수능 점수도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울 수 있다. 기대치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디까지 갈 수 있었는지 모르면, 현재의 결과를 덜 억울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실모를 보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실모는 단순히 실력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다. 실모를 본다는 것은 시간 배분, 문제 선별, 실수 통제, 멘탈 관리, 시험장 운영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즉 실모는 단순히 실력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점수로 바꾸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다.
실모를 보면 점수를 올릴 가능성은 커지지만, 동시에 자신의 실력에 대한 기대치도 과도하게 높아진다. 반대로 실모를 보지 않으면 기대치의 왜곡은 줄어들지만, 실력을 점수로 바꾸는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
이 두가지 효과는 서로 충돌한다.
결국 정시러는 필연적으로 실모의 역설을 겪게 된다.
실모를 봐야 수능을 잘 볼 수 있다.
하지만 실모를 볼수록, 수능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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