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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 [1332076]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6-04-01 17: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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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 노직, 응분, 자격 오개념 논란 총정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8088244

2023 6평 생윤 9번의 ㄹ 선지 등에서, 롤스, 노직과 자격(응분 등)과 관련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논란은 상당 부분 번역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직의 경우 desert와 entitlement의 차이를 알아야 하고, 롤스는 운 평등주의와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일단 선지 ㄹ은 운 평등주의자들이 적극적으로 동의할 만한 내용입니다(밑에서 설명).

사실 선지의 서술이 좀 애매해서 문제 자체가 오류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해설들에 문제가 많으니 수험생들은 그 부분을 정확히 이해해야겠습니다. 


일단 알아둬야 할 롤즈와 노직의 핵심적인 공통점이, desert와 소유 격차의 정의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는 충격적인 결론인데, 응분과 소유 격차의 정의는 당연히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 통념이기 때문이고, 서로 반대로 보이는 롤즈와 노직이 모두 통념을 거부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근거(출처)와 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글이 너무 길어질 거 같네요.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책으로 Swift, Adam. Political Philosophy: A Beginners' Guide for Students and Politicians. 영국, Polity Press, 2019.가 있는데요(2011년에 김비환 교수님이 '정치의 생각'으로 번역도 하셨습니다). Part 1.에 보면 관련된 목차가 세개 있습니다. 제목이 Rawls: justice as fairness, Nozick: justice as entitlement, Popular opinion: justice as desert 입니다. 요약하면 롤즈는 공정, 노직은 entitlement, 대중적 통념은 desert를 정의로 인식한다는 것이고, 롤즈와 노직이 모두 desert에 근거한 정의 개념을 거부한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It’s important to see that Nozick does not claim that Wilt Chamberlain deserves the money he gets. To care about people getting what they deserve would be to go along with a patterned distributive principle of precisely the kind that Nozick doesn’t like. The only reason Chamberlain has a justice claim to it – is entitled to it – is because his fans were entitled to their individual 25 cents and they freely chose to give that money to him. Whether he is deserving or undeserving is neither here nor there. If basketball fans for some bizarre reason decided to pay a bit extra to see some completely hopeless player, that player would still be entitled to whatever extra they paid."

(중략)

So Nozick is not offering a defence of market outcomes that appeals to the idea of justice as desert. Rawls, too, from a completely different direction, is hostile to the idea that those whose productive activities can command a high price in the market deserve the money others are willing to pay them. In Rawls’s case, this is essentially because luck plays too great a role in determining how much people can sell their productive activity for. The distribution of natural ability is ‘arbitrary from a moral point of view’, so those blessed with lots of the abilities that others are willing to pay for cannot claim to deserve greater rewards than those who are not. Rawls is thus hostile to what might be called ‘conventional desert claims’, claims such as: ‘Cristiano Ronaldo deserves to earn more than Helen Dawson because he is a hugely talented footballer who gives great pleasure to millions around the world and is thereby able to sell his labour for a very high price, whereas she is a palliative care nurse.’


그런데 골떄리는 건, 맥락에 따라서 entitlement가 권리(권원) 또는 자격으로, desert가 응분 또는 (응분적) 자격으로 번역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노직(1974)를 자격권리(entitlement)라고 부르는 논문도 있습니다(임의영. (2007). 사회적 형평성의 정의론적 논거모색: R. Dworkin의 ‘자원평등론’을 중심으로. 행정논총, 45(3), 1-22.).


물론 번역은 일대일 단어대응으로 되는 건 아닌데(베누티 참조).. ㄹ 선지의 정당한 자격이라는 말이 애매하게 해석될 여지가 많습니다. 오해하지는 마세요. 노직은 물론 절차가 정당하다면 운에 따른 결과물에 대해서도 정당한 소유권(향유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강력히 동의하지만, 그 기준이 ‘도덕적 자격(응분)’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앞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자격을 가지지 않는다'라는 단정적 서술은 틀렸다고 볼 여지가 많습니다. 도덕적 자격이 아니라 정당한 자격이라고 썼기 때문에도 좀 애매해 보입니다. '정당한 자격을 가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그냥 '부당하다고 본다'라고 본다면 당연히 노직은 X라고 보고 넘어갈텐데.. 그렇게 처리하면 롤스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응분이라는 말 자체가 노직과 롤스에게 아예 상정불가능한 것인지, 개념의 본질상 사후적인 용법으로 쓰일수 있는 것인지, 도덕적 가격과 정당한 자격, 응분이 동일한 게 맞는지 등등 논란이 될 수는 있는데 다 중요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건 노직과 롤스는 모두 응분에 기초한 정의론(통념적)을 명시적으로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이건 둘이 직접 말한 거라서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제 롤스를 설명하겠습니다. 교육과정에서 보통 '운 평등주의'를 잘 다루지 않는 것 같은데(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롤스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현대에 중요하게 논의되는 관점입니다(드워킨, 코헨 등). 요지는 심플하게, 운에는 도덕적 자격이 없고(단지 무관한 것이 아님), 따라서 재분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롤즈나 노직과 다르게, 통념의 도덕적 자격이라는 개념을 다시 부활시켜서 분배론을 정당화시켰다는 것입니다. 


Desert and responsibility are key concepts in political philosophy, most notably in discussions on justice. It is just that people get what they deserve, and what they deserve seems to have something to do with what they are responsible for. This tenet is as close to a fundamental constant as one can get in practical philosophy, so that even some egalitarians, luck egalitarians, make room for exceptions dictated by it: only differences people are not responsible for should be equalized, differences people are responsible for are not unjust, because they are deserved. (Abad, D. (2011). Desert, Responsibility and Luck Egalitarianism. In: Vincent, N., van de Poel, I., van den Hoven, J. (eds) Moral Responsibility. Library of Ethics and Applied Philosophy, vol 27. Springer. 초록에서 발췌)


그런데 또 골때리는 게, 롤스 자체를 운 평등주의자로 오해하는 경우가 매우 많고 실제로도 되게 유사해보이는 측면이 많아서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한 작가님(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분입니다)이 번역하신 논문을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https://civiledu.org/398

논문 제목은 Freeman, Samuel, 'Rawls and Luck Egalitarianism', Justice and the Social Contract: Essays on Rawlsian Political Philosophy (New York, NY, 2006)입니다.

차등의 원칙을 정당화하는 핵심적 논거는, 인센티브의 구조화이지, 운의 중립화(평탄화)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물론 매우 많은 경우에 운 평등주의와 유사한 귀결이 나올 수 있음).


결국 선지 ㄹ은 운 평등주의자의 대표적인 명제(운의 결과물에는 정당한 자격이 없다)를 롤즈와 노직에게 대응시켜서 정오를 물은 것입니다(롤즈 관련해서는 현돌님 해설이 대체로 타당해보임). 굳이 판단을 한다면, 롤즈와 노직 모두 정당한 자격(=응분, desert로 해석)은 운과 무관하기 때문에, 자격이 있다고 단정해도 잘못, 없다고 단정해도 잘못인 유보적 입장이 맞다고 사료됩니다(선지는 단정했으므로 둘다 X여서 최종 정답에는 문제 없음). 맥락상 선지를 선해하자면 현자의돌님 해설처럼, 노직에 대해서는 틀린 서술(응분론은 거부했으나 소유권[entitlement]을 인정했으므로), 롤스에 대해서는 맞는 서술(응분론은 거부했으나 재분배를 인정했으므로)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더 적극적으로 선해하면 노직과 롤스가 모두 맞는 서술(모두 응분론[desert]을 거부했으므로)로 보아서 정답 자체의 오류로 귀결될 가능성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유보적 해설을 제외하면) 다수 강사님 해설처럼 둘 다 X가 된다는 해설은 어느 모로 봐도 타당하지 않다고 보입니다(자격이라는 말을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마찬가지). 굳이 따지면 사회적 운이 차등의 원칙 등을 거쳐 정의롭게 분배받은 몫이 있다면, 그에 대해 사후적으로라도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

(이하 보충)

이런 생각을 해볼 수는 있는데 그러한 경우에도 롤스는 합법적 권리(entitlement)를 가진다고 말하지, desert가 생긴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일 선지의 정당한 자격= entitlement라고 한다면, 롤즈에 대해서는 불확정적 내용을 단정적으로 부정했으므로 x, 노직은 적절한 서술을 부정했으므로 x가 될 수은 있겠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ㄹ 선지가 정 반대로, 즉 자격을 가진다고 나왔다면 롤스는 여전히 x, 노직은 o가 될 것입니다. 그걸 의도하고 출제한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보충할 부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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