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수능A 발광 다이오드, 칸트 17번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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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수능 국어 A형에서도 발광 다이오드 지문에서 소위 양공쌍 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흡수층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 (+) 쌍이 생성될 수 있다'는 표현은 개연적인데 반하여, 피고가 정답으로 발표한 이 사건 답항은 '애벌랜치 광다이오드의 흡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양공 쌍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제시문에서 전자 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반드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는 것입니다(서울행정법원 2016. 5. 26. 선고 2016구합54503 판결 중 원고들의 주장). 당시 이원준 강사님께서도 이런 견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s://orbi.kr/0006879754/ ) . 하지만 1심, 2심에서 원고들이 패소했고 그대로 확정된 것이 확인됩니다. 하지만 제 사견으로는 위 문제는 오류가 분명히 맞습니다. (질문할 권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문제에 대한 이원준 선생님의 견해도 궁금하긴 합니다) 2019 수능 가능세계 42번 문제도 개인적으로 이의제기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이해황 선생님은 오류라고 하고 이원준 선생님은 오류가 아니라고 하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위 양공쌍 문제에서 이해황 선생님께서는 필요원인 추정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다른 해석의 단서가 지문에 언급되지 않은 한 필요원인으로 추정해서 풀도록 하는 것이 맞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https://orbi.kr/00031797465). 수험생으로는 일리 있는 팁일 수 있겠으나 어쨌든 평가원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 한) 그런 회색 지대를 남겨놓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발광 다이오드도 마찬가지고, 이번 2026 칸트 17번 문제도 전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라는 대목에서, <'생각하는 나', 즉 영혼>, 또는 <'생각하는 나'의 다른 이름인 영혼>이라고 제시만 되었더라도 출제오류 논란의 대부분은 없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2문단에서 <'나는 생각한다', 즉 '자기의식'>이라는 방식으로 개념의 동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글자 수가 딱히 늘어날 것도 없는데 왜 평가원은 저렇게 명확하게 주지 않았을까요? 이는 아마도 그렇게 명료하게 제시하기에는 역사적 사실과 어긋날 우려도 있고 명확한 문헌상 근거가 없으니 더 약하게 표현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선지에서는 갑자기 '보장'이라는 표현으로 필연적, 논리적 판단을 물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평가원은 차라리 역사적 사실에 어긋날 우려를 감수하면서라도 지문 내에서만큼은 완결적인 표현을 했어야 합니다. 아니면 선지에서 '보장'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추정이라든지 적절한 반응이라든지 그런 식의 언급이 필요했다고 봅니다. [생각해보면 발광 다이오드에서도 더 명확하게 광자가 입사되어야 양공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써도 되는데 그렇게 쓰지 않은 이유는, 실제 물리세계에서는 다른 가능성이 있으니 단언하기가 곤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정 불가피하다면 차라리 실제 세계(역사적 사실)와의 합치를 버리고 문제의 완결성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괜히 선지에서 어렵게 내려다 보니 본문에서 비약하거나 누락된 조건을 평가원 스스로 놓치게 됩니다. 어떤 출제의도를 상정하더라도 더 논리적으로 읽은 학생을 불이익하게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선택형을 유지할 실익도 없습니다]
지문에서의 여러 맥락을 통해 3번 선지가 개연적으로 추론될 수 있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사실 이미 발광 다이오드에서도 개연이 필연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문제가 되었었고 평가원과 법원이 부정한 바 있으니, 이 문제도 오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흔히 형식논리나 범주 판단에 있어서 헤겔, 엥겔스 등이 언급한 '양질 전환의 법칙'이라는 걸 말하기도 하는데요. 거칠게 이야기한다면, 양과 질은 원래 별개의 범주지만 양이 충분히 많이 쌓이면 질적인 변화도 생긴다는 것이죠. 개연성이 충분히 누적되면 필연성으로 질적인 도약이 된다 그런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문제는 오류가 없다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주관적, 자의적이고 애매한 주장이고, 반대로 말하면 권위 있는 교수가 언론과 함께 충분히 강하게 어필하면 출제오류로 인정될 수도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권위에 의거한 추론은 부적절하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그건 (위와 같은 논리에 따르면) 권위가 불충분하기 때문이겠죠. 이런 식의 논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현실은 이렇게 돌아가는 측면도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아무튼 한가지 LEET 추리논증에서의 오류 사례를 언급하려고 하는데요. 공식적으로 문제가 번복되지는 않았지만 어떠한 배경지식 없이도 논리적 오류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15 LEET 추리논증 6번 문제입니다. 오류인 이유는, ㄴ 선지에서 근로자들이 모두 친족 근로자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로 지나치게 단정적인 서술을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와 같은 가능성은 상당히 예외적일 수는 있으나, 예외적인 가능성을 잘 떠올리는 건 훌륭한 사고력의 속성으로 봐야 하고, 그런 가능성을 떠올린 학생에게 불리한 시험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객관식 선택형으로 언어적 사고력을 평가하려는 수능, LEET의 기획 자체가 심각하게 문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건 넘어가겠습니다. 선택형으로 낼거라면 그런 시비를 남겨놓지 않으면 될 문제입니다. 만일 논술 문제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예리하게 지적했다면 재량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문제에 대해서는 흔히 법규범 선택형 문제에서 암묵적인 전제라고 주장되는 원칙(예외를 언급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원칙만 적용해서 단정적인 서술을 하더라도 타당한 서술로 봐주자)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떤 법리도 예외를 모두 배제하기 어려운 법규범 문제에서라면 모르되 그런 원칙을 수능 국어의 일반 영역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출제자들은 자의적으로 어떤 예외적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답으로 인정하고 다른 가능성은 부정하는 사례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무리 그러한 경우라도 이번 칸트 문제의 '보장'이라는 선지에 있어서는 맥락이 그러니까 추론할 수 있다는 말로 넘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규정>으로부터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른 것은?
(가) A법은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 적용한다. 다만, 사용자가 그와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나) (가)에서의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 는 해당 사업장에서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 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일수 로 나누어 산정한다. 여기서 '연인원" 이라 함은 특정 업무를 위해 일정한 기간 동안 동원된 총 인원수를 말하는데 예를 들면 열흘 동안 매일 다섯 사람이 근로하여 완성한 일의 연인원은 50명이다. 그리고 '가동일수'는 실제 사업장이 운영된 일수를 말한다.
(다) 위 (나)에 따라 해당 사업장에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장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가동일수의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
수가 가동일수의 2분의 1 이상인 경우, A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라) 연인원의 산정 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있지 않은 파견근로자는 제외되지만 해당 사업장의 사용자에 고용된 단시간 근로자(하루 중 일부 시간만 근무하는 근로자)는 포함된다.
ㄴ.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자에게 고용된 4명의 근로자가 오전 중 3시간을 매일 근무하고, 사용자에게 고용된 또 다른 4명의 근로자가 오후 중 3시간을 매일 근무한 사업장에 A법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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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오랜만입니다

https://orbi.kr/00075728537/국어%2017번%20한방정리(당신도%20이해할%20수%20있다.)제 반박글입니다.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