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형이상학 서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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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형이상학적 인식은, 그 학문의 본질에 의해 이미 규정되듯이, 결코 경험적일 수 없다. 형이상학의 근본 개념들과 원칙들은 경험(내적 경험이든 외적 경험이든)으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어야만 하며, 따라서 그것은 선험적(경험독립적, a priori) 인식, 즉 순수 오성 및 순수 이성에서 비롯된 인식이어야 한다.
우리의 모든 판단은, 주어와 술어의 관계를 고려할 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이 판단들은 단순히 해명적이어서 인식의 내용에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거나, 아니면 확장적이어서 주어진 주어 개념 밖으로 나가 그 개념을 증대시킨다. 전자는 분석판단이라고 부를 수 있고, 후자는 종합판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모든 물체는 연장(延長)되어 있다”라는 명제는 분석판단이다. 왜냐하면 내가 ‘물체’라는 개념과 결합한 ‘연장’이라는 속성을 발견하기 위해서, 나는 물체라는 개념 바깥으로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물체라는 개념을 쪼개어 분석하기만 하면 족하며, 이 명제의 필연성은 오직 논리적 모순율에 따라 자명하게 도출된다. 분석판단의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경험을 끌어들이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에 반해 “어떤 물체는 무겁다”라는 명제는 그 안에 경험적 종합을 포함한다. 내가 물체라는 개념 자체를 아무리 쪼개어 보아도 ‘무거움’이라는 술어 개념은 그 안에서 결코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판단은 새로운 속성을 덧붙여 지식을 확장시키는 종합판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모든 경험적 판단들은 언제나 예외 없이 종합적이다. 어떤 명제가 경험에 의존하여 성립하면서도 주어 개념을 분석하기만 하면 도출되는 분석적 성격을 띤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매우 중대한 사실은, 일체의 경험에서 독립되어 있는 선험적 판단 중에서도 지식을 확장하는 종합판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수학적 판단들은 모두 선험적 종합판단이다. 예를 들어 ‘7+5=12’라는 명제를 생각해 보라. 우리는 흔히 7과 5의 합이라는 개념 속에 12라는 숫자가 이미 포함되어 있어서, 모순율에 의해 분석적으로 참이 도출된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7과 5의 합’이라는 개념은 오로지 이 두 수를 하나의 수로 결합한다는 것만을 의미할 뿐, 그 결합된 하나의 수가 도대체 무엇인지는 조금도 생각되어 있지 않다. 당신이 이 두 수의 결합이라는 개념을 아무리 길게 분해해 보아도, 12라는 개념은 그 분석을 통해 결코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당신은 이 개념들 바깥으로 나가서 직관(가령 다섯 손가락이나 다섯 개의 점)의 도움을 받아야만 비로소 종합의 결과를 얻게 된다.
결국 이 명제는 우리의 지식을 덧붙이는 종합판단이면서, 동시에 어떠한 경험적 관찰에도 의존하지 않고 필연성을 지니는 선험적 판단이다. 순수 수학과 순수 자연과학은 이렇듯 선험적 종합판단들로 이루어져 있다. 형이상학 역시 낡은 독단론에서 벗어나 엄밀한 학문으로 성립하고자 한다면 오직 이 한 가지 물음에 해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선험적 종합명제는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가?”
[문항 1]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형이상학을 구성하는 근본 개념과 원칙들은 외적 경험뿐만 아니라 내적 경험으로부터도 도출되지 않아야 한다.
② 분석판단은 모순율에 기초하여 그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으므로, 이를 해명하기 위해 경험적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③ 어떤 판단이 주어 개념의 분석만으로는 술어를 도출해 낼 수 없는 확장적 성격을 띤다면, 그 판단은 종합판단에 해당한다.
④ “어떤 물체는 무겁다”는 명제는 종합판단에 해당하므로, 이 명제의 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경험적 관찰을 배제하고 물체의 개념을 선험적으로 종합해야 한다.
⑤ ‘7과 5의 합’이라는 개념 속에는 두 수를 결합한다는 의미만 있을 뿐 12라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수학적 명제는 해명적 판단으로 볼 수 없다.
[문항 2]
윗글의 논지를 바탕으로 할 때, <보기>의 ㉮~㉰에 대한 추론으로 옳은 것만을 있는 대로 고른 것은?
< 보 기 >
㉮ 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남자이다.
㉯ 모든 백조는 희다.
㉰ 직선은 두 점 사이의 가장 짧은 선이다.
ㄱ. ㉮에서 ‘결혼하지 않은 남자’라는 술어는 ‘총각’이라는 개념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도출되므로, 글쓴이는 ㉮를 인식의 내용을 새롭게 확장해주지 않는 분석판단으로 간주할 것이다.
ㄴ. 글쓴이는 ㉯의 ‘희다’라는 속성이 ‘백조’의 개념을 분해하더라도 논리적으로 발견되지 않는다고 볼 것이며, 따라서 ㉯를 수학적 명제와 동일한 지위를 갖는 선험적 종합판단으로 분류할 것이다.
ㄷ. 글쓴이에 따르면 ㉰에서 ‘직선’(선의 성질)이라는 개념을 아무리 분석해도 ‘가장 짧다’(선의 크기)라는 개념은 발견되지 않으므로, ㉰는 모순율만으로는 도출할 수 없는 종합판단이다.
① ㄱ
② ㄷ
③ ㄱ, ㄷ
④ ㄴ, ㄷ
⑤ ㄱ, ㄴ, ㄷ
칸트의 형이상학 서설을 그대로 원문 수준으로 인용한 다음에 문제만 한번 좀 추가해봤음
에이어 지문과도 연관이 많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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