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28일 오늘의 상식: 연대 인문논술 기억하시나요?/이곳에도 교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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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9월, 청일전쟁 개전 2개월차.
지구 반대편의 프랑스 공화국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지상 최대의 사법폭력이 그 싹을 틔우고 있었다
시작은 주프랑스공화국 독일제국 대사관의 국방무관 슈바르츠코펜(Maximilian von Schwartzkoppen) 대령에게 보내진 익명의 편지
대사관의 쓰레기통에 보안조치 없이 버려진 이 편지는 프랑스 육군 참모본부 정보국에 입수되었고
조사 끝에 그들은 (1) 포병 출신 수습 참모이고 (2) 성이 D로 시작하는 육군 장교를 간첩으로 지목한다
대충 장교 명부를 뒤지다가 찾아낸 이름, 그것은 알프레드 드레퓌스(Alfred Dreyfus) 대위였다
그의 인적사항에 '유대인'으로 기록된 것을 보고 그가 범인일 것이라고 확신한 장교들은 쾌재를 지르며 그를 연행해 갔고
의문의 편지 속 들어있던 명세서를 그에게 보여주며 그대로 옮겨 적으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웬걸, 의외로 드레퓌스 대위가 아무런 문제 없이 명세서를 써 내려가자 정보국 장교들은 '파렴치한 놈!' 하고 분노하면서 다짜고짜 그를 체포해 간다
대위는 당연히 자신의 반역 증거가 있냐고 따졌지만 정보국 소령은 증거야 차고 넘친다며(당연히 아니다) 역으로 그에게 명예롭게 죽을 기회를 주겠다며 권총자살을 권유했다
대위가 이를 거부하자 얼마 안 되어 군사재판이 열렸고, 재판관들은 처음에 드레퓌스 대위의 무죄를 생각했으나 아무튼 그가 범죄자라는 정보국의 생떼, 그리고 선고일에 재판관들에게 전해진 '의문의 메모' 때문에 그들은 드레퓌스 대위를 무기징역에 처하고 만다
재판 시작 4일만에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에 이어 육군은 파리 시내에서 장교의 상징인 예도를 반으로 쪼개고 정복의 훈장이나 계급장 등을 억지로 떼어내는 등 갖은 모욕을 주었다
심지어는 이 모든 상황이 너무 개판으로 돌아가자 독일에서도 입장 표명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냐면 독일 제국의 황제인 빌헬름 2세가 프랑스 대통령에게 직접 특사를 보내 '맹세코 우리는 그런 사람을 스파이로 쓴 적 없습니다'라 전하였으나
막상 그 대통령이란 작자가 드레퓌스의 유죄를 확신하는 사람이라(...)
아무튼 드레퓌스 대위는 말도 안 되는 억지 재판의 결과로 악마섬이라 불리는 지옥의 유배지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그는 24시간 감시를 받고 쇠사슬을 항시 착용하며 매양 뙤약볕 아래서 지내야 했다고 한다
프랑스 국민의 권리인 편지도 몇 달 안 되어 보낼 수 없게 되었고, 그런 지옥 같은 곳에서 드레퓌스 대위는 오로지 가족만을 생각하며 5년을 버텼다
물론 그 사이에 드레퓌스를 위한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의 진상을 인지한 피카르 중령이 그의 무죄를 밝히려다가 북아프리카로 좌천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드레퓌스 대위의 아내 뤼시 등 가족들도 드레퓌스 대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 모든 결실 덕분인지, 마침내 반유대주의 정서만으로 드레퓌스를 가둔 보수파에게 반기를 든 지식인이 나타났으니

그 유명한 '나는 고발한다(J'accuse...!)'. 2026학년도 연세대학교 인문논술에 출제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898년 4월 로로르(L'Aurore, 여명) 신문사에 지식인 에밀 졸라(Émile Zola)의 글이 실리고 이 신문이 불티나게 팔려나가자 순식간에 프랑스 전역은 재심 찬성파와 재심 반대파로 갈리게 된다
'나는 고발한다'의 취지에 찬성하고 드레퓌스의 재심을 주장하는 세력과 유대인 간첩을 왜 풀어주냐며 재심을 반대하는 세력이 드레퓌스의 죄, 나아가 국가의 향방을 두고 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글 이후로 프랑스는 개판이 됐다
한국에서 명절에 정치, 종교 얘기를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처럼 이 시기 프랑스에서 저녁 식사 중 드레퓌스 얘기를 하면 안 되었으며
만약에라도 그 얘기가 나왔다 하면 그날 저녁은 아예 그르친 것이었다고 한다
그렇게나 격렬한 분열 속에서도 결국은 재심 찬성파의 요구에 못 이겨 재심청구가 관철되었으니, 이것이 1899년 9월이었다
드레퓌스는 국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본토의 소도시 렌에서 궐석 군사재판이 열렸으며
모두의 예상이 무색하게도 군사재판은 그에게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당연히 본토는 다시 한번 뒤집어졌고 사태의 심각성을 이제서야 파악한 군부는 문제를 해결해 보겠답시고 악마섬의 드레퓌스를 찾아가 '대통령 사면을 해줄 테니 유죄를 인정하라'는 취지로 거래를 제안한다
당시 말라리아에 걸려 오늘 내일하는 처지였던 드레퓌스는 정말 조금만 더하면 이대로 죽겠다 싶었고 그 제안을 승낙하는데...
그 승낙 때문에 또 프랑스가 한 번 더 뒤집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이 모든 미친짓 이후에 프랑스 의회는 '드레퓌스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일반사면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모든 사람에는 독일 대사관 간첩사건의 진범인 에스테라지 소령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게 문제다
참고로 그는 이미 몇 년 전에 진범으로 체포되었다가 육군에 의해 방면되었으며
(존재하지도 않는) 유대인 국제조직에 대항한 영웅으로 선전되어 갖가지 영광은 다 누리던 사람이다
다시 말하지만 진범이다! 독일 간첩이라는 뜻이다.
아무튼 드레퓌스는 이렇게 대통령 사면을 받기로 타협해 재심 찬성파를 등졌으나
어쨌든 가족들 곁에 돌아올 수 있었고 6년 뒤인 1906년 이번에는 최고재판소에 직접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받아내기까지 했다
무죄선고 열흘만에 그는 육군에 복귀했으며 정부는 그동안의 잘못에 대한 사과 및 보상의 의미로 소령 특진 및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서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 문제로 전역했지만 제1차 세계 대전 때 다시 참전하여 중령으로 진급하고 레지옹 도뇌르 도피시에 훈장까지 받는 등 공을 세웠다고
비록 유대인일지언정 가족과 국가만을 바라본 충직스런 군인 드레퓌스
그에 대한 편견만을 이유로 드레퓌스를 간첩으로 몰아간 프랑스 국가의 사법 폭력 행위들은 사건으로부터 거진 120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 앞에 용서받지 못할 최악의 만행으로 회자되고는 한다.
드레퓌스 사건의 진짜 교훈이 무엇인지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사실의 인정은 오직 진실에 의하여야 하고 정치 논리나 인종적 편견 같은 것은 배제해야 한다는 금언(金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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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함부로 종교를 믿다가 들키면 좋은 꼴을 못 본다
좀 더 세게 말하자면 아예 변을 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종교나 종교 시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개신교 계열 단체인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아래에 봉수교회, 칠골교회가 있고 일단은? 천주교 성당인 장충성당도 있으나
일요일에 교회를 찾아가 봤더니 텅 비어있더라는(...) 외국인의 증언으로 볼 때 제대로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개신교의 경우 정식 신도들이 있고 평양에 정통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도 있으며 당국도 전도만 하지 않으면 건들지 않는다는 얘기를 종합했을 때
그나마 개신교 쪽은 명맥이 이어지고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교 사찰도 있는데 이곳의 승려들은 진짜 승려가 아니고 관광지화한 사찰의 안내 업무를 맡은 직장인처럼 되어 버렸으며 승복도 사찰 내에서만 입고 평소에는 일상복으로 출퇴근을 한다고 한다(...)
평양에 모스크도 있는데 도대체 그건 왜 있냐고 물어볼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일단 내국인 전용은 아니라고 말해두겠다
평양에도 이란 대사관은 있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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