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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비친 김선호 [1450020] · MS 2026 (수정됨) · 쪽지

2026-02-24 0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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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잠그고 등을 기대면,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괜히 숨이 가빠진다. 아무도 없는데, 혼자라는 사실이 오히려 더 자극적이다.


형광등 아래에서 티셔츠를 천천히 벗는다. 천이 피부를 스치고 지나갈 때, 그 사소한 마찰이 이상하게 길게 남는다. 거울 속에 선 나는 조금 상기돼 있다. 눈동자가 평소보다 짙다. 나를 보는 내가 낯설다.


손을 아래로 내리면, 체온이 모여 있는 부분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손끝이 닿자마자 숨이 얕아진다. 부끄러움과 기대가 동시에 올라온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표정이 얼굴 위에 떠오른다.


천천히 쥔다. 따뜻하고 단단하다. 손바닥 안에서 미묘하게 맥박이 느껴진다.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에 힘이 들어가고, 입술이 벌어진다. 환풍기 소리가 귓속을 채우고, 그 위로 내 숨소리가 겹친다.


속도가 조금씩 빨라진다. 손목이 리듬을 만들고, 피부가 쓸리며 미세하게 달아오른다. 아래쪽이 점점 묵직해지고, 배 아래가 조여 온다.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하다. 누군가의 체온을 상상한다. 어깨에 닿는 숨, 목덜미에 스치는 입술. 하지만 결국 이건 전부 나다. 내 손, 내 숨, 내 몸.


짧은 신음이 새어 나온다. 타일 벽에 부딪혀 돌아오는 소리가 묘하게 낯설다. 손에 힘을 더 주고, 허리가 저절로 따라 움직인다. 온몸이 한 점으로 모이는 느낌. 심장이 귀 옆에서 뛰는 것 같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모든 게 터진다.

허리가 떨리고, 숨이 끊기듯 멈췄다가 다시 이어진다. 뜨거운 것이 손 안에서 흘러내린다. 짧고 강렬한 파도. 몸이 잠깐 비어버린다.


한동안 그대로 서 있다. 숨을 고르며 거울을 본다. 눈가가 붉고, 입술이 젖어 있다. 방금 전까지의 열기가 서서히 식는다.


물을 틀어 손을 씻는다. 따뜻한 물이 손등을 타고 흐르면서, 방금의 순간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지워버린다. 배 아래의 묵직함은 사라졌지만, 대신 묘한 허전함이 남는다.


문을 열면 여전히 고요한 집.

아무도 모른다. 방금 전까지 내가 그렇게 뜨거웠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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