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오늘의 상식: 테테테테토남(강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497696
오늘 오후 가벼운 외과 수술을 받고 집에 돌아와 글을 쓰는데
문득 마취라는 게 참 좋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살을 찢고 병든 부위를 도려내고 꿰매기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기술이라니
그렇다면 도대체 이 마취약이 없었던 시절에는 도대체 어떻게 수술을 한 걸까?
궁금해서 찾아 보니 진짜 옛날에는 마취 비슷한 것 아예 없이 쌩으로 수술을 했다고 한다
환자가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 팔다리 자르고 생살 가르고 다 했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환자의 비명과 격렬한 발버둥이 수술대의 일상이었다고 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 반드시 여러 명의 수술 보조인이 집도하는 사람과 함께 수술을 봐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보조인을 쓰더라도 너무 오랫동안 수술이 이어지면 보조인들도 지치고 환자도 쇼크사/출혈사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당시에는 수술을 가장 정확하게 하는 의사가 아니라 가장 '빠르게' 하는 의사가 높이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다리 절단을 1~2분 안에 해내고 결석 제거도 수십 초 안에 끝내 버리는, 지금의 지식으로 생각해 보면 도저히 말이 안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게다가 옛날 수술에는 환자의 고통 말고도 참으로 좋지 못한 요소들이 많았는데
우선 출혈과 감염을 통제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수술 중인 환자의 혈관에서 피가 쏟아져 나와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냥 최대한 빨리 수술 끝내고 수술 부위를 달군 쇠로 지지거나 뜨거운 기름으로 아예 익혀 버리는 게 정배
그게 무슨 미친 소리냐 하겠지만 놀랍게도 진짜다
애초에 출혈억제제 같은 약물이 없는 사회에서 더 바랄 게 무엇이겠냐만은
내출혈은 어떻게 처리하냐고?
여기에는 아주 유서 깊은 치료 방식이 있는데
마음을 정갈히 하고 교회에 가서 신께 기도 드리는 거다
감염 쪽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그래도 최소한 출혈은 일어나서 좋을 게 없다는 의식이라도 있었지 감염 쪽은 완전히 시궁창이었다
당장 1850년대 크림 전쟁 때까지도 영국의 의학계가 '세균'이라는 개념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살균소독을 주장하는 의사들을 박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 온다
세균이나 감염 등 현대 의학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개념들은 20세기 초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의학의 기본 개념으로 확립되었으며
그 이전에는 오히려 환부에 고름이 차고 상처가 썩으면 썩을수록 건강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로 여겼다고 한다
염증이 올라오고 열이 나고 하는 것이 전부 회복되기 직전의 명현 현상이라고 믿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참고로 세균이나 감염 같은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병원이나 수술 장소 자체가 기본적으로 더러웠다
병원은 어떠한 위생 조치도 없이 흙먼지 굴러다니는 곳에서 피 뚝뚝 떨어지는 환자들 침상에 집단으로 눕혀 놓은 구조였고 수술실이라는 개념은 애초부터 없었다
수술을 환자 자택에서 하거나 시장 바닥에서 하거나 심지어는 이발소에서 하는 등 아주 개판이 따로 없었다고...
거기에 의사들은 수술을 하기 전에 손을 씻거나 소독하는 등의 기본적인 위생 조치도 하지 않았으니
그야말로 이런 개판 속에서 수술받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신이 도왔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당시 사람들은 수술에서 살아남기 위해 극심한 고통으로 인한 쇼크를 참아내고,
손도 안 씻은 채 피 묻은 가운 입고 집도하는 수술 담당자(심지어 의사가 아닐지도 모르는)로부터 감염도 당하지 말고,
수술이 일단 끝난 후에도 내출혈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며,
그 모든 과정이 끝나기까지 병원을 포함한 온갖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최소한의 감염 상태를 유지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천운이 따르는 테테테테토남이 아니고서야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새삼스럽지만 21세기 의료 선진국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참 다행스럽다...
* 수술 장소로 이발소는 뭐냐고 할 수 있는데 이발소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유서깊은 전통은 이발소 간판 기둥(미용실에도 있는 그것)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기둥에서 흰색은 붕대, 붉은색은 동맥, 푸른색은 정맥의 상징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07년생#08년생#독학생 오르비의 주인이 될 기회 37 36
-
빨리졸업이 나을지도? 지사의 -> 메쟈의 얘는 하는게 맞고
-
아시바 0 0
30분만 잘려했는데 1시간 30분잠
-
고전소설 10분 7 0
4문제 9~10분 정도 걸리는데 얼마만큼 줄여야 할까요 비문학에시간 오래 투자해야 돼서
-
국어기출 1 0
찬우쌤 커리타고있고 생글이랑 에필로그 끝내고 생감하고있는데 찬우쌤이 독서에 비중을더...
-
의치한약수 뱃지 부러운 점 11 0
색이 예쁘다!!!
-
오타쿠싫어요 2 1
근데선배는,,, 좋..아해요,,,
-
내일부터는 합격 인원 공지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컷과 앞으로의 추합여력 등을 슬쩍...
-
학고반수 어떻게 하는거임 2 0
그냥 등록만 하고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처리 됨? 수강신청 이런거 안해도 됨?
-
돌 맞을 각오로 쓴 국어 공부법 0 14
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공부할 때 쓰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
입시 끗- 14 5
3관왕 달성!!
-
역시 사람은 서울로 가야해 6 0
-
아 ㅆ발 인문논술 특강 끝 1 1
집가서 니트모 풀어봐야징
-
5차, 11차 추합 현황 9 0
인원 공개는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
설날에 친척집가면 1 0
OO이는여친언제사귀니 또시작하려나 작년부터슬슬물어보던데 샤갈!!
-
설날에 여친 소개시켜드려야지 9 2
너는 인자부터 김미요여
-
에반게리온 충격인점 0 0
에바 출격시킬때 사이렌같은거 울리는데 이게 아이폰 경보기 알람소리랑 똑같음
-
지역의사제하면 17 0
반수해서 최저맞춰도 강원권이라 한림 강원 가톨릭관동 이렇게밖에못봐요 지금...
-
한양 기공 성대 반융 5 0
어디 감? 수원 상관없음
-
학고반수vs1학기 다니고 휴학반수 13 0
어캄
-
고려대학교 공과대학(전공자율선택제)에서 26학번 아기호랑이를 찾습니다! 0 0
고려대학교 공과대학(전공자율선택제)에서 26학번 아기호랑이를 찾습니다!민족~ 고대!...
-
갈드컵없는대학교를 가야함 12 2
먹금못하는타입이라 서성한라인이나 인하아주과기?라인 갔으면 맨날 거품물고싸우다가 속기사로 데뷔했을듯
-
경희 기공 0 0
지금 44명 빠졌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돌려나.. 이제 이틀 남았는데 제발 많이 나가라 ㅠㅠ
-
수도권의는 무슨 메리트가 있나요 10 1
소위 아가인이라고 불리는 대학 나중에 레지던트 채용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나요 지방의랑 비교할 때
-
다들뭐해? 2 0
-
진학사 기준 성대 공학계열 0 0
428등까지 빠져슨ㄴ데 435등 가능하겠죠??? plzplzplz
-
이러면 761.4쯤에서 끝나려나..?
-
이제서야 불러보네요
-
서울인재 ㄱㄱ
-
내곧제 0 0
예상대로네
-
의대생들 이번엔 드러누울까요? 4 0
ㅈㄱㄴ
-
차세대인공지능형초고집적양자포토닉스반도체및탄소나노튜브기반초미세회로설계학제적바이오메카트로...
-
[속보]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 증원 24 6
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는 의대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
홍대 전추 왤케 안와 8 0
3차 기준 예비7번인데 왜 안오냐
-
장수생 설대 감점 봐주세요!! 0 0
일반고 출결 병결7 병조퇴2 병지각1 내신 3.x 수상경력 교내탑급 세특 거의전과목...
-
김승리 현강 2 0
대기 풀렷는데 시즌2부터 갈라고 걸어놓은건데 시즌2 언제쯤 하려나 ? 걍 이번주부터 가야되나
-
전화추합 1시부터 시작인데 4 0
예비 1번이면 보통 몇 시에 올까요...
-
지구 실모 몇개 품? 0 0
100개 정도면 많음?
-
홍대 추합 2 0
올해 홍대 추합 왤케 안 돌지 4차인데 아직 한 바퀴도 안 돌았네;;
-
나,다군임
-
곧퇴근이네요 저녁추천받습니다 다들 오늘하루 마무리 잘하시길바라며
-
한양대 매각설 기사 때문에 수험생들의 동요가 컸나보네요....
-
경희대 정외 0 1
5명만 죽이면..5명만 죽이면..5명만 죽이면..5명만 죽이면..5명만...
-
의대증원 확정이네요 11 0
결국ㄷㄷ
-
한국외대 합격! 6 5
-
과기원 수시도 이래요..? 4 1
예비 몇번인지도 안줘 받은예비가 몇배수 안인지도 몰라 유니는 발표일정도 없고 수시로...
-
음
-
연대식 점수 2 0
언미영사문지구 98 96 1 88 78 이었으면 연대식 점수 몇점정도나와여 문과식...
-
역대급 아이러니 0 1
난 수학을 못해서 확통만 치는 28수능이 좋음에도 지속적으로 5교시 미적, 기하...
-
현역 수학 N제 머할까요 1 0
미적 선택이고 작수 14, 22, 28, 29 틀렸어요 지금 시대인재 기출문제집...

21세기에 태어나서 다행이네오관우옹…
뭔 수술 받으셨나요
왼팔에 붙어서 같이 살던 낭종 비슷한 게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염증을 일으켜서요. 절개하고 왔습니다.
ㅎ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