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Weltmacht [1390254] · MS 2025 · 쪽지

2026-02-06 01:44:41
조회수 97

2월 5일 오늘의 상식: 왕실의 병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7430026

오늘의 가챠 일기: 오늘도 반천 픽뚫 ^^ 트럭 지름


---


혈우병은 혈액이 필요할 때 적절히 응고되지 못하는 병으로, X염색체를 통한 성염색체 유전으로 발생한다


남성 10만 명 중 10명 내외로 발병하는 희귀병이며 남성과 여성 중에서는 남성 쪽이 압도적으로 많다


왜냐하면 남성의 성염색체는 XY이므로 X염색체 하나가 이상 염색체면 무조건 발병하지만


여성의 성염색체는 XX이므로 X염색체 두 개가 모두 이상이어야 발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은 2차 성징 시기부터 생리를 하기 때문에


많은 수의 여성들이 생사를 넘기는 경험을 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사망하는 환자들 또한 많다


한번 피가 나기 시작하면 열이 40도를 넘고 과다출혈에 절명의 고비가 매 순간 찾아오는 혈우병


그러나 이 질병이 한때 유럽 국가들의 왕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질병일 때가 있었다


이는 유럽 왕실의 어머니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혈우병 보인자였기 때문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여성은 둘 중 하나만 이상 염색체일 경우 혈우병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혈우병을 앓지는 않으나 두 염색체 중 하나가 이상 염색체인 '보인자'가 보통 사람처럼 멀쩡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나아가 자손을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문에 빅토리아 여왕이 낳은 딸 대다수가 그녀로부터 이상 염색체를 물려받고 말았다


어릴 때 사망한 딸을 전부 제외하면 빅토리아 여왕에게는 장녀 프린세스 로열 빅토리아, 차녀 헤센 대공비 앨리스, 삼녀 바텐베르크 공자비 베아트릭스가 있었고


이들 중 장녀를 제외한 두 사람 모두가 혈우병 보인자였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각각 헤센 대공, 바텐베르크 공자와 결혼해 수많은 아이들을 또 낳았고


그 아이들이 또 다시 장성해서 프로이센 왕가, 바텐베르크 공작가 및 스페인 왕가와 혈연을 맺었다


제일 처음에 혈우병이 상륙한 헤센은 물론이고 독일 각지와 스페인의 왕실 유전자에 혈우병이 대거 침투하면서 말 그대로 누가 언제 혈우병을 가진 아들을 낳을지 모르는 상황까지 간 것


대표적으로 헤센 대공비 앨리스의 아들 가운데 프리드리히 대공자가 혈우병 환자였고


앨리스의 딸인 이레네 대공녀(후일 프로이센 왕비)의 아들인 발데마르와 하인리히 왕자도 혈우병 환자였다


거기에 더해 베아트릭스 공주의 아들 레오폴트 마운트배튼도 환자


스페인 왕세자 알폰소도 환자 곤살로 왕자도 환자였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베아트릭스 공주의 딸인 비토리아 에우헤니아 공주가 나중에 스페인 왕비로 시집을 가서...


이렇게 빅토리아 여왕의 혈우병을 이어받은 왕족 중에는 엄청난 네임드도 있다


러시아의 마지막 황태자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알렉세이 황태자는 위에 딸만 4명인 니콜라이 2세와 헤센 대공녀 알릭스(알렉산드라 황후)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헤센 대공녀 알릭스가 헤센 대공비 앨리스의 딸이었기 때문에 혈우병 유전자를 물려받았다


일단 물려받은 이상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가 혈우병 환자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하필 러시아 황실의 환경이 너무 안 좋았던 측면은 있다


일단 앞에서 네 번이나 딸을 낳았던 경력 때문에 아들을 낳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났던 알렉산드라 황후


그녀가 알렉세이를 힘겹게 얻자 그 기쁨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던 듯하다


온 세상을 내어줄 것처럼 알렉세이는 러시아 황실의 막내로서 귀한 대접을 받았고 정말 황족 중의 황족이라 할 만한 존귀함을 누리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하필 귀여운 막둥이, 그것도 장차 러시아 제국의 뒤를 이어야 할 황태자가 혈우병이라니


알렉산드라 황후가 느꼈을 절망감과 비애감이 가히 상상조차 되지 않을 정도다


절망한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후는 국정을 좀 더 철저히 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가정 내의 우환인 알렉세이의 문제에 집착했고


그 결과 나중에는 라스푸틴이라는 인물의 위험성마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채 무작정 국정에 끌어들였으니...


그렇게 실정을 거듭한 러시아 황제 부부가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는 1월 20일 연재분 참고


과연 러시아 황실의 끔찍한 몰락에는 알렉세이 황태자의 혈우병,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면 빅토리아 여왕의 혈우병 유전자가 그 원인으로 있다고 할 것인데


이 끔찍한 상황이 러시아 황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간 것인지


이미 갈 데까지 가 있던 러시아 황실이 황태자의 혈우병을 계기로 밀려오는 도미노를 막지 못했던 것인지


그 둘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사하고 탐구하는 게 역사를 배우는 자의 길일 것이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