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 성공한 반수생인데 삼반수를 고민하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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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민하다가 글 올려봅니다.
저는 두 번째 수능을 마친 06년생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특목고를 졸업했고, 내신을 꽤 잘 챙긴 덕분에 현역 때는 무조건 수시로 대학 간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현역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수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절대 재수는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에 그랬어요. 그래서 당시에 노리고 있던 연고대 학종 최저만 맞춘다는 마음가짐으로 수능 공부를 했었고 (학교 분위기가 꽤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어서 저도 어영부영 따라서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도 있긴 합니다.) 가벼운 마음과 초심자의 행운이 따라준 덕분인지 어려운 시험이었던 25학년도 6월 모의고사에서 무척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국수영탐탐 순서대로 백분위 99/98/1등급/99/99였습니다. 이 성적을 받고 나니까 정시에 대한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지기는 했는데... 당시엔 정시에 대한 겁도 너무 많이 나고, 자꾸만 머릿속에서 수능날 미끄러지는 제가 그려져서 그냥 수시로 입시를 마무리하기로 마음속에서 결정을 내렸었습니다. 이후에 9월 모의고사는 매우 쉽게 나왔어서, 제 기억상으로 국수영탐탐 99/93/1등급/96/98을 받았습니다. 서성한 라인까지 수시로 쓰기에는 6/9 종합 해봤을 때 납치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지만, 정시로 틀었다가 재수로 직행할까봐 겁이 나서 서성한 라인의 대학까지 안정 지원 했습니다.
내면화된 수능 망함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6월 모의고사가 초심자의 행운이었던 건지.. 수능에서는
국수영탐탐 95/96/2등급/96/97을 받았습니다. (응시 과목은 계속 언매 확통 사문 생윤이었습니다.)
다행히 수시로 상향 지원했던 연고대가 붙어서, 두 대학 중 한 곳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합격 직후부터 수능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반수를 하고 싶어졌었습니다. 당시에 제 생각을 정리해보자면...
1. 문과 진학에 대한 비관: 이건 고3 때도 품고 있었던 생각입니다. 문과 취업에 대한 걱정도 있고... 사실 고등학교에서 문과 공부를 얕게 하면서 제가 이공계 공부가 좀 더 맞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과로 진학한 것에 대한 비관을 했었어요. 다시 수능을 봐서 이공계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수능 공부를 제대로 하거나, 수능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 저는 늘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길 바라고, 그러지 못하면 후에 많이 후회하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25 수능 응시 당시에는 수시로 대학에 어차피 붙으리라는 생각을 했다보니 수능을 제대로 공부하거나, 진지하게 임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약간 이상한 마음인데.... 수능 공부를 열심히 했다가 혹시라도 수시 합격이 납치가 되는 정도의 높은 성적을 받으면 너무 억울할까봐 그러는.. 오만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오고 나니까 고3의 1년이 갑자기 후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성적과 대학에 대한 아쉬움보단 그냥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감각이 저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3. 방향성의 상실: 저는 사실 주체적으로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어딘가를 향해서 나아가고, 성장하는 것에 약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대학에 오고 나니 특정한 방향성이나 뚜렷한 목표를 누군가 제시해주는 게 아니라 제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찾아야 하더군요... 만약 제가 국가고시/면허를 향해 달려가는 과를 진학했다면 모를까, 제가 진학한 인문계에선 제가 스스로 모든 것을 찾아가야 하더라고요. 갑자기 대학에 오니 바다에 둥둥 뜬 부표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뭔가 수능이라는 단기 목표로 도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종합적으로 저는 1학기를 마치고 (학점과 인간관계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휴학을 했습니다. 부모님은 반대는 안 하셨지만, 큰 지원은 안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냥 제 돈으로 패스 끊고, 집 앞 독서실에 다니면서 공부했어요.
앞에서 말한 세 가지 요인으로 반수를 시작했던 터라 제 목표는 문디컬이었습니다. 문디컬은 문과도 아니고(1), 수능 공부에 대한 최선을 다해야만 갈 수 있고(2), 진학 후에는 그래도 타 과에 비하면 비교적 방향성이 명확한 과들(3)이라는 생각에 그런 목표를 잡았습니다.
9월 모의고사는 감도 못 잡은 채로 응시해서 97/95/2등급/96/86...이라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이후엔 실모 풀고 수학, 영어, 탐구 위주로 공부했고 수능에선 96/98/2등급/97/96이라는 성적을 받았습니다. 현역 때보단 꽤 올랐고, 연고대 공대나 서울대 사범대 정도도 지원할 수 있는 성적이더군요... 그런데 문디컬로는 아쉽게도 지방한의대도 가지 못하는 성적이더라고요.
결국 연고대 공대 한 곳과 한의대 두 곳 지원했고, 현재 연고대 공대만 최초합하고 한의대는 우주예비를 받은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데 삼반수를 하기에는 아래와 같은 고민들이 있습니다.(우선 한 학기는 열심히 다닐 생각입니다. 쌩삼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그냥 단념하고 공대 잘 다니는 게 맞는 걸까요? 아래의 내용 읽어보고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부모님의 은근한 반대: 부모님 중 한 분이 메디컬 진학을 위해서 예전에 장수를 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다니던 직장 그만두시고 하셨던 거라서 다른 한 분은 뒷바라지 하느라 꽤 애쓰셨고요... 하지만 제 부모님은 메디컬 입시 실패하셨습니다. 그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두 분 모두 아쉽더라도 그냥 연고대 공대 진학하길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입시는 중독되는 거라면서요.
저는 부모님의 걱정이 무엇인지도 알고 어차피 이번이 현 교육과정 마지막 수능이라서 사수 오수 더 갈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제가 입시에 중독된 건 아닐지 사실 걱정되기도 합니다. 빨리 그냥 입시판 뜨고 사회에서 자리잡길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도 사실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동시에 생각해보면 저는 내년 수능이 끝나도 22살인데 그렇게 급하게 나아갈 게 있나 싶기도 해요. 이 나이에 벌써 단념하고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거든요... 또 마음 한켠으로는 이러다가 여기에 갇혀서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수능을 보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마음도 있고... 또래보다 이미 뒤쳐졌다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21살이 된 지금에 늦을 게 뭐 있나 싶기도 하고요... 정말 제 안에서 여러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입니다.
2. 성적이 더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사실 반수를 하면서 수학은 꽤 자신이 붙었습니다. 수능에선 아쉽게 실수가 있었지만, 수학은 삼반수를 해도 자신이 있습니다. 다만 영어와 국어는 반수하면서도 계속 자신이 없었습니다. 열심히 기출분석도 하고... 연계도 공부했는데... 어디가 모자란 부분이 있었던 건지 수능에서는 점수가 잘 안나왔습니다. 분명히 모자란 부분이 있을 텐데, 삼반수를 한다고 해서 현역 때, 반수할 때 2년을 보내면서도 못 메꾼 부분을 메꿔서 분명한 성적 향상을 할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이 안 듭니다.
3.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하지 않았을 떄의 후회와 미련: 양쪽의 감정이 다 너무 큽니다. 사실 반수도 성적은 꽤 올랐고, 어쨌든 이공계로 옮기는 걸 성공했는데도, 완전한 실패는 아닌데도 합발 이후로 계속 괴롭습니다. 그래서 삼반수까지 가게 되었는데도 실패하면 얼마나 괴로울지 두렵기도 하고... 문디컬이라는 꽤 높은 성적 목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고려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배가 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삼반수를 하지 않고 학교를 그냥 다녔을 때, 후에 느낄 미련과 후회의 감정도 힘들 것 같습니다. 그때 그랬다면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그때 용기를 냈다면 지금이랑 다르게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들도 두렵습니다.
포기해야 할 때일까요?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요. 과외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책도 열심히읽으면서 입학 전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속은 지옥입니다. 의견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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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과 진학에 대한 비관: 고등학교 공부로는 적성이 이공계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음. 문과라 해봤자 끽해야 과탐 사탐 차이인데.. 차라리 진로와 본인의 성격을 저울질했을때의 추측이 이유였다면 나는 납득했을것
2. 그 전에 어떻게 했는지는 나는 모르겠고 님이 남은 1년동안 수능에만 전념할 수 있는 멘탈과 체력이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셔야함
3. 과연 당신의 그 수동적인 성격이 인문계라서 그렇게 막막히 느껴지는걸까? 이공계를 가든 의대를 가든 사람이 능동적이지 않으면 살길 찾기 어려움.
하물며 당신이 지금 마음에 두는 수능도 능동감각이 매우 중요함.
1학기에 학교를 열심히 다니려는 이유도 궁금하긴 함
복학할때 보험을 들어두고 싶은건지, 그동안 수험생활에대한 보상이 필요한건지..
1. 부모님의 은근한 반대: 이건 사실 본인이 다시 해야겠다고 확신만 들면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닌듯함. 너도 자신이 없으니까 이런 요소들이 수면위로 오르는거지
그리고 취업시장에서 나이가 의미가 없진 않아요
2. 그건 나도 모름 근데 보통 모를땐 안하는게 맞음
특히나 국어가 불안한 문디컬은 실패율이 매우매우매우 높음. 주위 확통사탐 한의대생은 원래부터 언매가 만점권이었음.
3. 그런 생각들이 들면 더더욱 안하는걸 추천함
여러 고민들을 미루어 보아 쓰니는 문디컬이라는 목표가 그렇게까지 간절하지는 않아보임. 또한 실패했을 경우 멘탈적 타격도 클 것 같음. 또한 목표를 이뤘을 경우에도 진로에 관한 방황이 멈추지 않을 것 같음.
"나는 올해 수능에 매우 자신이 있고(특히 국어) 목표를 못 이루더라도 아까비! 하고 아직 나이 젊으니까 그냥 다니던 학교 즐겁게 다닐 수 있다" 이런생각이 들때 수능 ㄱㄱ
4수후 한의대 합격한 사람입니다.
제 모토는 후회 남지 않을 때까지만 하자였고 결국 올해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가 없다 이젠 떠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론 합격까지 하였지만요.
후회없이 사는 게 좋은 거 같습니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니 삼수를 준비한다면 미리 취준한다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걸 염두에 두세요
만약 정말 간절하다면 마음 독하게 먹고 무휴학 반수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무휴학 반수 추천드립니다 저도 이번엔 문디컬 성공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