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돌이13 [439605] · MS 2013 · 쪽지

2016-01-23 15:13:29
조회수 11,037

고대생 코스프레한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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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재작년일이다. 필자가 속한 학회는 고려대 학회와 매년 한 차례 학술교류 행사를 하곤 한다. 홀수해엔 연대에서, 짝수해엔 고대에서. 



마침 그때가 짝수 해인지라 슬슬 추위가 시작될 무렵인 11월 중순쯤 고려대에서 학술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소로 가는 길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도 학생부전형 면접을 보는 친구들이겠거니 하며 잠시 회상에 젖었다 (본인도 고대 학생부 전형을 넣었으나 면접에서 광탈했다) 



그때였다. 아버지와 함께 상경한듯한 여학생이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고대 건물을 배경으로 부녀가 나란히 서있는 사진을 찍어줬는데 갑자기 기대에 찬 눈빛으로 고려대 어떠냐고 내게 묻는게 아닌가... 



아~ 저는 고대생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려 했는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주위에 걸어가는 고대생 한명 붙잡고 대신 좀 말해달라했겠지만 마침 토요일인지라 교내에 고대생이 거의 없어보였다. 또한 채플에서 배운 욘세의 기독교적 인류애 때문에 부녀의 간절한 부탁을 차마 외면할 수 없었다. 



결국 할수 없이 내가 아는 선에서 고려대에 대해 정말 열심히 자랑을 했다. 연고전에서 연대를 상대로 압승을 거둔것(대단히 안타깝게도 마침 그 해 연대가 고대한테 ㅈ발렸다)과 사발식을 이야기할 땐 그학생 아버지마저 눈이 초롱초롱해지셨다. 



마지막엔 그 여학생이 고려대의 기운(?)을 받아가고 싶다며 내게 악수를 청하길래,,, 꼭 합격해서 사발식 하게 되길 바란다고 격려해줬다.... 



요즘도 어쩌다 고려대에 갈때면 그 경상도 사투리 쓰던 여학생이 생각 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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