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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ffy:3 [1318797] · MS 2024 · 쪽지

2026-01-23 03:30:34
조회수 149

무기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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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음이 답답해서 신세 한탄 겸 올려봅니다


수능 망치고 수시 6광탈 후 정병 히키코모리됐습니다

정시 대학 발표 아직 안 나서

단기 알바 외에는 알바도 못 하고요

단기 알바는 쿠팡 컬리 말고는 잘 구해지지도 않아요

만날 친구도 없어요


수능 끝난 직후에는 바쁘게 살았습니다

아침 6시 기상해서 매일 운동하고 오고

일본어 한능검 운전면허 자격증 공부하고

쿠팡 알바 뛰고 쿠팡 쉬는시간에도 공부하고

체험학습 안 쓰고 학교 나가서 자습하고 책 읽고

공부하던 대로 계속 했던 것 같아요

취미도 이것저것 만들어서 해봤어요


그런데 겨울 방학 되고, 성인이 되니까 제약이 없어졌어요

패턴이 망가졌습니다

어느 순간 책 읽기도 공부하기도 운동하기도

취미 활동을 하기도 힘들어졌어요 

뭘 해도 재미가 없고 억울함 같은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보고 자기관리 좀 하라고 한마디했는데

그것 때문에 뭔가 힘이 빠졌어요


그래서 좀 다퉜는데 결론적으로

제가 열심히 안 해서 대학에 다 떨어진거고

부모님은 공부하지 말라고 종용한 적이 없으며

대학 못 가서 알바 못 하고 여행 못 가는 건 다 제 탓이래요

수시 붙었으면 이럴 일도 없었을 거니 다 제가 자초한 거랍니다

그래서 자기관리 하라는 사소한 말에 제가 욱한 거래요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맞죠


열심히 공부했는데 아무 의미가 없었고 (대학에 떨어졌으니까요)

논술 잘 쓴다 소리도 다 사탕 발린 말뿐이었고

결과가 안 좋은 사람은 그냥 결과가 과정을 증명할 뿐이라

한심하게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백수 폐급 거지 히키코모리가 됐습니다


제 친구는 재수생이어도 정시 추합 안 기다리니까

알바도 하고 자취도 하고…

다른 친구는 성형 알바 여행 술약속 즐기고

더 예뻐지고 좋은 대학 붙어서 자신감 넘치는데


저만 제자리고 폐급 인생을 살고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부모님께서 추합 발표 기다려야 하니

알바도 하지 말고 여행도 미루고 자격증 시험도 보지 말래서요

그런데 또 재수는 못 하게 해서요 제가 실패할 게 눈에 보인대요

그래서 집에만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다 돈이고…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요


좀 지저분한 얘기지만 머리도 안 감고 옷도 잘 안 갈아입고

밖에도 못 나가겠습니다 매일 집에서 의미없이 시간을 보내요

밤낮도 바뀌어서 새벽 내내 깨어있고

하루 중 반은 잠을 자는 데 씁니다


일어나서 유튜브 보고 햄스터 밥 주고 몸무게 재고 물 마시고

물 마시고 멍 때리다가 몸무게 재고 햄스터 밥 주고

음식 먹으려다가 뱉고 유튜브 보고 반복이에요


너무너무너무너무 답답해서 막 소리지르고 싶어져서

나가보려고 해도 완벽하지 않으면 밖에 나갈 수가 없습니다

사람 만나면 쳐다보는 게 좀 무섭게 느껴지고

조금만 불합리함을 느껴도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누가 밀친다거나,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보거나 하는 경우)

갑자기 화가 막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소리지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밖은 아버지 말씀대로 항상 평가 받는 느낌이라

완벽한 옷차림,메이크업에 외출 목적이 명확해야만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근데 명확한 목적을 설정해도 일단 힘이 빠져서

맨 바닥에 뻗어버리곤 합니다 시계만 쳐다보고요 너무 무기력해요


그러다 보니 더 외모에 집착하게 되고 누워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만에 6키로를 뺐습니다 굶고 음식 먹으면 뱉었어요

그런데 살을 빼도 마른 제 자신 외에는 남는 게 없고

그냥 얼굴이 반쪽 됐다 소리 듣는 것밖에 없어요

폭식할까봐 음식이 두렵고 정신은 더 망가지는 것 같습니다

힘이 없어요 이제

서있기만 해도 어지럽고요 쿠팡도 못 나가죠 이래서

근데 다른 친구들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

살이라도 확 빼버려야지 싶네요


근데 더 중요한 건,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쇼츠를 봤는데 일론 머스크가 그러더라고요

아침에 설레서 눈이 떠질 만큼 벅차는 일을 하라고요

저는 그런 게 없어서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고 대학 발표가 나도 안 행복할 것 같아서

아침에 눈을 뜨지 말고 영원히 잠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 수능 치시는 분들은 저같은 실수를 하지 마세요

죽기 직전까지 공부해야 되는 거였는데

저는 그 정도를 못해서 벌 받은 것 같아요

6,9모가 수능 성적이 아닌데 너무 자만했나봅니다

수험생이 몇인데 주제도 모르고 논술 잘 쓴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애매한 인생이라 힘이 드네요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자기연민 심한 노력 제로 히키코모리 찐따처럼 보여도

이정도 글은 이해해주세요 말할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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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능차이 · 1409264 · 17시간 전 · MS 2025

    화이팅하세요.
  • 유방 · 1415941 · 17시간 전 · MS 2025

    필력 좋으시네요. 수학만큼은 잘 보신 거 아니었나요?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잘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 miffy:3 · 1318797 · 17시간 전 · MS 2024

    안녕하세요 제게 큰 도움 주셨던 분인데 다시 뵙네요 덕분에 수학은 인생 최고 점수 찍었습니다만 수학 빼고 나머지 과목을 다 못 봐서 원하는 대학은 못 가게 됐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찍 주무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유방 · 1415941 · 17시간 전 · MS 2025

    운이 조금 좋지 않았던 거네요. 이 시기만큼은 부모님, 친구들 모두 잊고 자신만 생각하시길… 어떤 선택을 하시든 잘 되길 응원합니다

  • 하양역 · 1440453 · 17시간 전 · MS 2026

    힘들땐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아보세요 그러다보면 시간이 해결해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