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19일 오늘의 상식: 지진괴담/피로스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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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진이 굉장히 잦은 나라다
지진계의 떨림을 기준으로 한국의 지진이 연평균 40회 정도일 때 일본의 지진은 연평균 1,500회일 정도
이는 일본 열도의 지질 구조가 지진을 불러들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판 구조론에 따르면 판과 판이 서로 맞물리는 지역에서 지진이나 화산 활동을 포함한 지각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데(지구과학 I)
우와...지형 선정이 예술이다.
필리핀 판, 태평양 판, 오호츠크 판에 넓게 보면 유라시아 판까지 일본 열도를 두고 경합하고 있으니
지진이 안 날려고 해도 안 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지진들 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지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도직하지진'
이것은 그 자체로 자연 현상은 아니고, 일본의 수도인 도쿄나 그 인근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는 것을 폭넓게 이르는 말이다
이것이 왜 일본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명백하다
현재까지 최후의 수도직하지진인 '간토 대지진'은 수없는 10만에 달하는 사망자와 수십만에 달하는 부상자를 남긴 것은 물론
대부분 목조 건물로 이루어져 있던 도쿄 전역을 불바다로 만들었고
일본인들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 심리를 자극해 대중에 의한 소수자 학살 등 다수의 폭력 범죄를 낳았으며
이 지진의 사후 처리를 두고 민간 정부를 붕괴시키고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다이쇼 데모크라시(일본식 입헌군주제 하의 민주주의 체제)가 막을 내리는 등
수없는 물리적 피해와 인문학적 영향을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최근 이 수도직하지진을 둘러싸고 일본 내외의 우려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데
수도직하지진의 주기성 비슷한 무언가 때문이다
1703년 겐로쿠 지진
1855년 안세이 지진
1923년 간토 대지진
도쿄와 그 인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의 목록이다
지진마다 편차가 있기는 있어도 대략 70~150년마다 한 번씩 간토에서 지진이 돌아온다는 것이 주기성이라는 것인데
만약 이 말이 옳다면 이미 마지막 대지진인 1923년으로부터 100년은 지났고 적어도 50년 안에 대규모 수도직하지진이 예고되어 있다는 뜻이 된다
물론 이 가설이 무조건 맞다고 볼 수는 없는 부분은 있는 게 앞서 언급한 세 지진의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
발생 메커니즘이 전부 다 다른데 반복되는 시기가 조금 비슷하다고 주기성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그렇지만 주기성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반대하지 못하는 것이 딱 하나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도직하지진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
판의 움직임에 따라 판끼리의 긴장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대규모 지진의 가능성은 커진다
이 긴장이 쌓이고 쌓이다 터지는 관점이 100년 내외라면 주기성은 아니더라도 곧 지진이 있을 수 있다는 관점에 무게가 쏠리는 것
일본 정부도 앞으로 30년 내에 지진이 올 가능성이 오지 않을 가능성보다 크다고 보고 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도대체 일본 땅 아래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에 대처하는 인간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언젠가 올 수밖에 없는 지진이라면 그 피해가 최대한 적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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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에페이로스 왕국의 왕 피로스는 당대 최고의 전술가였고 3만이 넘는 정병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중해 일대에서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던 그는 이탈리아 원정을 떠났고
(일단은 시칠리아를 제외한) 이탈리아 반도에서 그를 기다려 주는 것은 아직 세계 제국으로 뛰어오르기 전의 로마 공화정이었다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에 상륙한 에페이로스 군을 격퇴하기 위해 헤라클레아로 진격했고
두 군대가 접적한 이 전투에서 로마는 7,000~15,000명의 사상자를, 에페이로스는 3,000~11,000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 결과를 받아든 피로스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리스인들의 기준에서 로마를 위시한 이탈리아인들은 야만인들이었기 때문
제대로 된 규율이 없고 조직력도 없는 군대 따위 전투 없이도 이길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그에게 이 결과는 충격이었다
이어진 아스쿨룸 전투 이후, 로마와의 전쟁은 손실뿐이라고 판단한 그는 로마의 원로원에 화친과 군사 동맹을 제의했으나
연륜 깊은 노의원의 호소로 인해 한때 화평에 기울었던 원로원의 마음은 항전을 결심하게 된다
결국 다음 전투에 휘말린 피로스는 앞선 두 차례의 전투에서 로마군을 상대로 크다면 큰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전투에서 또다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자 지체없이 이탈리아 반도에서 철수한다
이때 그에게 남아있던 병력은 처음 동원했던 병력의 3분의 1에 불과했다고 하니
과연 그는 연이어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된 손실 탓에 그 승리의 빛을 하나도 보지 못한 셈이 되었다
피로스의 일화는 후일 로마가 세계 제국으로 부상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극심한 피해가 수반된 승리, 또는 상처뿐인 승리를 일컬어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로 일컫는 문화가 생긴다
사실 이 일화는 올바른 대전략이 당면한 전술적 패배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로마군은 처음 두 전투에서 연이어 패배하고 총합 2~3만에 달하는 병력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바로 그 행적으로 인해 로마가 끝까지 항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동맹들에게 전파했다
그 결과 적인 피로스에 붙는 동맹은 없고 로마에 붙는 동맹만 늘어가니 이탈리아 반도의 역량이 로마에게 집중되는 것도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게 로마는 자신들의 단기적 손실을 충실한 기반과 단호한 항전 의지로부터 회복하며 승전의 기틀을 닦았고
이 기반은 이후 공화정이라는 체제의 특성과 더불어 로마를 세계 제국으로 끌어올리는 발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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