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 오늘의 상식: 세계의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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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9월 26일 자정, 소비에트 연방의 세르푸코프-15 위성 관제 센터에 비상 경보가 울린다
당직사령이 위성으로부터 전달받은 소식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미국 본토로부터 5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어 소련을 향하고 있다는 것
남은 시간 약 10분, 미국과 소련, 세계의 운명을 가를 순간이 당직사령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중령을 강타한다
1983년 세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시대였다
로널드 레이건의 그 유명한 '악의 제국' 연설이 언론을 타면서 소련과 극렬한 마찰이 빚어지는 한편
KAL기 격추 사건이 벌어지며 태평양의 국제 정세도 덩달아 험악해지는 상황이었다
당장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자유세계 국가들이 대거 불참한 바 있었고
모두가 1984년 LA 올림픽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11월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는 유럽 대륙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예고하고 있었고
이 훈련 시기를 틈타 NATO가 이미 영내에 배치한 장거리 미사일과 함께 소련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할 거라는 의심이 소련 지도부 내에 팽배했다
말 그대로 세계 전역이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 옆에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던 것
그런 상황에서 오늘의 주인공 페트로프 중령은 자기 손에 핵전쟁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말 그대로 전대미문의 상황에 처하고야 만 것이다
아직 상부와의 연결이 끊긴 것은 아니지만 만약 저것이 미국의 핵미사일이 맞다면 마땅히 반격해야 하는 판. 만약 이대로 소련이 핵미사일에 얻어맞고서도 소련이 살아남는다면 그는 멀쩡히 죽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만약 이 경보가 오류였다면? 소련이 쏜 핵미사일은 그 자체로 선제공격이 될 것이고 세계는 어쨌든 멸망할 것이다
죽음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을 이어간 중령의 선택은
"컴퓨터의 오류인 듯합니다."
핵미사일 발사 프로토콜을 취소하고 상부에 컴퓨터 오류라고 보고하는 것이었다
이미 몇 차례 앞서 컴퓨터 오류가 지적된 바 있었고, 무엇보다 미국이 전면 핵전쟁을 하는데 핵을 5발만 쐈을 리가 없다는 것
몇 시간이 지나도 소련이 핵미사일에 맞았다거나 하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핵미사일 발사 경보는 동쪽에서 서쪽을 향하는 햇빛을 위성이 핵미사일 궤도로 착각한 것으로 밝혀진다
페트로프 중령의 정확한 판단이 핵전쟁을 막고 세계 인류를 구원한 것
그러나 페트로프 중령은 이 영웅적 행보에도 불구하고 출세는커녕 오히려 한직에 좌천되고 마는데
이는 자기네 시스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최대한 숨겨야 했던 소련 지도부의 계산이 들어갔다고밖에 볼 수 없다
물론 페트로프 중령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고 기타 가혹한 처분도 없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페트로프 중령 본인도 납득한 일이기도 하다고
사실 스탈린주의 소련도 아니고 후기 소련이 이 정도 일을 적당히 넘어가주지 못할 것도 없다
한편 1991년 소련이 결국 무너지고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중령의 세계 구원 이야기는 정보공개를 거쳐 독일 타블로이드 일간지 <빌트(Bild)>에 의해 1998년 공개된다
이 글을 읽었을 여러분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는 크게 놀라며 그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유엔 세계 시민상과 표창장을 수상했고
2012년에는 분쟁 및 폭력 해결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드레스덴 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일평생 자신이 한 일에 관해 "그것이 직무상 내 일이었고, 나는 단지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살았으며
가정집에서 가족들과 살아가다 2017년 5월 19일 가족들 곁에서 조용한 죽음을 맞았다
부고 소식이 세계에 알려진 것은 그로부터 4개월 뒤, 그의 안식이 너무나도 평화롭고 고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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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좆간지의 표본
세계를 구했지만 겸손한
예전에 유튜브에서 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