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를 왜 항상 고점매수하려하는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865022
솔직히 말해서 요즘 입시 커뮤니티나 수험생들 사이에서 도는 "올해 XX전자 성과급 0% 떴으니까 XX공학과 입결 떡락하겠네" 혹은 "하이닉스 성과급 대박 났으니까 반도체학과 무조건 간다" 식의 여론을 보고 있으면, 주식 시장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고점 매수, 저점 매도'를 인생을 걸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과 입결이 당해년도 기업의 성과급 규모와 1차원적으로 커플링되어 움직이는 현상은, 냉정하게 데이터와 통계의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근시안적인 '후행 지표 추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불과 몇 년 전의 컴퓨터공학과 광풍을 복기해 봅시다. 2020년에서 202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요가 폭발하면서 IT 업계는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고, 소위 '네카라쿠배' 초봉 6천만 원 신화가 매일같이 뉴스에 도배되었습니다. 당시 컴공과 입결은 의학 계열 바로 밑단까지 치고 올라갔고, 문과생들조차 코딩 부트캠프에 뛰어들었죠. 그때 입학한 21, 22학번 학생들은 "졸업만 하면 억대 연봉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졸업 시즌을 맞이한 지금, 2024년과 2025년의 시장 상황은 어떤가요? 글로벌 금리 인상과 빅테크들의 구조조정, AI의 코딩 대체 이슈가 겹치면서 신입 개발자 채용 시장은 그야말로 얼어붙었습니다. 그때 '현재의 연봉'이라는 고점을 보고 진입한 수많은 학생들이 지금 공급 과잉의 파도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건, 입결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선행 지표가 아니라 그저 당시의 유행을 반영하는 거울에 불과하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반도체 관련 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전통적으로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실리콘 사이클'을 타는 대표적인 시클리컬 산업입니다. 업황이 좋을 땐 연봉의 50%를 성과급(OPI)으로 뿌리지만, 업황이 꺾이면 거짓말처럼 0%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수험생들은 고작 4년, 군대 포함하면 6년 뒤에나 사회에 진출하게 됩니다. 지금 당장 성과급이 잘 나온다는 건 현재 반도체 사이클이 '정점'에 와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반대로 성과급이 안 나온다는 건 지금이 바텀이라 향후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주식 고수들은 모두가 환호할 때 팔고 공포에 살 때 사는데, 입시 시장은 정반대로 '뉴스에 나온 호재'에만 반응하여 불나방처럼 뛰어들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학과 입결이 성과급 뉴스 한 줄에 출렁인다는 건, 대다수의 대중이 산업의 장기적인 펀더멘탈이나 인력 수급의 희소성을 분석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마시멜로 개수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4년 뒤의 내 연봉은 지금 입학하는 해의 선배들 성과급 봉투 두께가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남들이 "지금 망했다"라고 외면할 때가 해당 산업의 인력 공급이 줄어들어 훗날 졸업 시점에는 희소가치가 높아지는 '블루오션'의 진입 적기일 수도 있다는 역발상이 통계적으로 훨씬 유의미한 전략일 것입니다. 지금의 1차원적인 입결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내가 사회에 나갈 5~6년 뒤 세상이 필요로 할 기술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바라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최상위권이 노력으로 안되는거면 0 0
Iq나 웩슬러가 얼마나 높아야 가능한가요?
-
서울대 농생대 - [조경학] 전공과외 찾습니다. 0 0
안녕하세요. 서울대 농생대 - [조경학] 전공과외 찾습니다. 1.과외목적: 서울대...
-
9급은 당장 10년전 반짝할때 빼곤 지잡, 지방국립 비상경문과들도 ㅈㄴ 갔는데 지가...
-
국어 과외 구해요 0 0
작수 3등급이고 작년에 정석민 쌤 수강하신 분 중에 온라인으로 과외해주실 분 쪽지 부탁드립니다
-
큰일났음 1 1
이제 오르비에 잠깐씩 들어와서 좆됐다고 밖에 못한다
-
이번주는 저에게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였습니다. 주식부터해서 회사일까지...
-
과학 기술에서 털려버리기~ 0 0
ㅈㄴ 짜치는 말장난으로 3/4개를 틀려버리기~
-
내 하닉 기스도 안났네 3 0
주석맞을줄 알았는데 그냥 금요일이랑 똑같잖아ㅋㅋㅋㅋㅋㅋㅋ 걍 무적이다 얜
-
kbs, eb-schema 밀렸으면 개추본인 진짜 좆됐으면 개추
-
현실 사람들 보다 3 2
오르비언 닉네임을 더 많이 아는 것 같음
-
적백은 운인가? 나보다 잘하는애들 학원에있었는데 13 4
작년 9모 백분위 99 인데 그냥 수능 싹 다 운같음. 이게 하 100점 실력은...
-
얼버기 1 0
-
ㅇㅂㄱ 2 1
-
성대는 정시좋아해주는척하면서 2 0
왜 알게모르게 정시 일반을 확줄여버리는지참 사범대 학종화도 그렇고 좀 이슈화 시킬필요가있음
-
성대 2027정시축소 0 0
계열제에서 다 20명씩빼고 경영이랑 전전도 10명 줄였네요 농어촌 수시를 농어촌...
-
기차지나간당 1 0
부지런행
-
와시발좆됏네123단원쉬워서 2 0
금방하겟가생각햇는에 4단원이123합친거정도임레알개좆됨시부랄ㅉㅉ
-
물곰간식뺏기 4일차 0 0
ㅈㄱㄴ
-
으어어 4 2
...
-
원이나 투 선택하나
-
갑자기 생각난건데 3 0
교수님한테 이메일 보내고 답장 온거에 또 인사 보낼 필요는 없는거겠지? 안그래도...
-
2회독 완료. 4 0
일단 이 과목은 이쯤 하면 됐다 내일 딴 과목 마무리하고 부거 뜯어야지
-
알람 안맞춰도 6시전에 깨네 12 1
이게무슨일이람
-
얼버기 1 1
-
걍 잠 ㅅㄱ 0 0
이거는 커버가 안됨 걍
-
AI 이것저것 다 써본 후기 0 0
원래 대학가면서부터 잘 안들어왔는데 시험기간이 되니 신기하게 접속하게 됨 온김에...
-
개인세 버튜버 해보자고 제안해보고싶다 내가 방송 진행 방식/버튜버 문화 1:1...
-
클로드 미쳤네 5 1
강의 슬라이드 다 먹이고 요약본 만들어달라고 하니까 딱 원하는 거 만들어주네...
-
확통보다 미적이 쉬운거아님? 3 1
반수생이고 작수 언매 백분위 99 인데 국어 시간 줄이고 그만큼 수학에 박으면...
-
나중에 할 수 있다지만 0 0
나이가 들수록 취미가지고 습관화하기 힘들다 지금 해야한다..
-
시중 스킬 모두 마스터한 의대생의 생명과학 1 책 0 0
안녕하세요. 경북대학교 의예과 23학번 지니입니다. 생명과학 1을 어려워하는...
-
야심한 밤의 6 1
깨있는 화저기
-
지금 70퍼쯤 왔는데 제 하루 반이 증발했다고요.
-
비갤에 저격당했노 ㅋㅋㅋ 0 2
병 ㅋㅋ 신 ㅋㅋ 비갤러 새끼 ㅉㅉ 앞에서 면전에서 말 못하니 음침하게 둬에서...
-
야심한 밤의 5 1
눈치게임
-
야식 9 1
-
물에닿으면폭발하는 3 1
금속성식물의자살사건
-
토게나시토게아리 1 0
비록 내 토요일이 증발했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무슨맛임 3 0
살면서 한번도 마셔본적없음
-
영생과 영면의 차이 0 0
-
얼버기 1 0
10시에자서 3시에인낫움....다시잘거같긴한데
-
마싰는거 4 0
먹고싶다
-
오늘은 제 생일이에요 15 9
하필 시험기간 전날에 생일이라 (+화, 수 시험) 생일이어도 그냥 하루종일...
-
자고 싶은데 잘 수가 없다 2 1
저녁에 고기 시켰는데 실수로 너무 많이 시켜서 다 처리하느라 힘들었는데 또 기름진...
-
뀨뀨대생이 싸우면? 4 1
샤워
-
샤워on 3 0
-
벌써 오후 네시라니 2 1
시간 참 빠르구나
-
아
-
공부 현황) 3 0
Chapter 2 ㅈ됨 Chapter 3 절반 함 Chapter 5 ㅈ됨...
CC설컴떨 컴스퍼건데 팩트 개쳐맞고 울게요
연고높공거르고 설고컴지원했는데..엉엉울겠음
지금 소프트웨어과 지원했는데 저점매수 ㅁㅌㅊ

사실 미래는 알 수 없기에 본인이 제일 사랑하고 좋아하는 거 하는게 저점매수라고 생각합니당근데 뭘하든 자기 재능을 찾아서 자기만 잘하면 문제 없을거라고봄뇨..
근데 그걸 냉철하게 분석할 줄 아는 인간이면 진작에 입시판을 뜨지 않았을까요
커뮤 댓글 보면 직종별 전망을 줄줄 꿰고 있으시다는 사람들 많은데 정작 오지선다 시험 하나 똑바로 못 쳐서 몇 년씩 잔류하는 거 보면 좀 웃김...
사실 오르비 특성자체가 특정 직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분들이 아니라 기껏해야 20대초중의 수험생이 대부분이기에 직종별 전망과 현황을 알 수 있는 환경은 아닙니다. 저도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오르비언일 뿐이구요. 다만 요즘들어 들었던 생각을 조금 나열한 것 뿐입니다.
전 그래서 걍 재밌어보이고 관심있는 학과 갈려구요
지금 입결 높고 유망한 학과가 졸업할때도 그렇다는 보장이 전혀없는듯...
글 정말 잘쓰시네요 담긴 내용도 최고,,,
대댓다신 것처럼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학과를 선택하는게 제일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고닉께서 댓글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주식도 못하는 나..

절대 예측못해여챗지피티라는게 나올 줄 알았나요 모두들..

학과 매수는 주식과 같다공감합니다. 컴공이 이렇게 추락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 했죠.
이거 보고 컴공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