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정원 [1412859] · MS 2025 · 쪽지

2025-12-30 20: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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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의생의 모고 이야기 - 고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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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11월 모의고사를 그닥 만족스럽게 끝내지 못한 구름정원


하지만 모의고사 한 번일 뿐이니 크게 개의치 않아 하고 2024 수능 국수탐을 맛본다. 국어가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고, 수학도 100점이긴 했으나 시간을 초과했다. 그러나 고3이 되어 수능 공부에 올인하면 자연 해결될 문제라 생각한다. 탐구는 물화생지1 과목 모두 원점수 47점을 받게 된다. 물1 화1이 본인의 적성과 더 맞긴 했지만, 높은 표본 수준과 표점을 고려하자 상당히 고민이 된다. 하지만 그 때, 탐구과목계에 기억에 남을 만한 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이름하여 2024 투과목 표점 폭등 사태...!


당해 교육청, 6/9평에서 투과목의 표점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왔고, 수능에선 그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원과목과의 유의미한 정도의 표점 차가 발생했다. 특히 당해 화2 같은 경우에는



출처: 2024 대수능 Crux Table (영한탐외) [N2311]

https://orbi.kr/00065628565/2024-대수능-Crux-Table-(영한탐외)-%5BN2311%5D?q=N2311&type=keyword


만표 80이라는 정신나간 표점을 보여주었고, 이는 당시 서울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겐 캐리비안의 해적 보물상자 에디션을 방불케 하는 군침 도는 수치였다.


당해 고3 7월 모의고사 화2를 재미로 풀어 29점을 받아 1등급 컷을 받은 구름정원은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시간을 따로 제한하지 않고, 몇 년 전 배운 화2 개념과 자신의 숫자 추리력을 활용해 2024 수능 화2를 응시해본다. 그 결과... 39점이라는, 표점으로 환산 시 당해 원과목의 만표와 비슷한 지표를 받게 된다. 물론 시간을 제한하진 않았지만, 일말의 공부도 하지 않고 화2 높2를 받은 구름정원은 고심 끝에 화2를 자신의 수능 선택과목으로 고르기로 마음 먹는다. 투과목은 도박에 가깝다는 주변의 말이 있었지만, 화2의 당시 비정상적인 고표점은 그로 하여금 화2를 고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그는 물1화2를 선택과목으로 결정한 후, 고2-고3 겨울방학을 보내기 시작한다. 2024 수특을 구해 화2의 개념을 익히고, 기출문제를 풀며 실력을 키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3 3월이 된다. 3월에는 투과목을 응시할 수 없기에, 그는 물1화1을 응시하기로 한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된다. 어려웠던 국어에서도 많이 틀리지 않았고 탐구 표점도 상당히 높게 나왔다. 화1 2번을 틀린 것이 상당히 아쉽긴 했지만, 국수탐 백분위도 99.99였다. 역시, 자신은 국수탐 모두 안정적이고, 투과목까지 선택한다면 더욱 표점이 높게 나올 것이라는 교만을 품게 된다. 화1 2번을 틀리지 않았으면 100.00을 다시 받았을 수 있을까 싶어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모의고사가 안정적이라 생각한 그는, 고1, 고2 때 처럼 모의고사를 따로 대비하지 않았고, 내신에 집중하기로 한다. 이런 모의고사 성적에 왜 내신에 집중을 하냐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당시 그는 고2 때까지 전과목 내신이 1.00이었고, 학교 교육과정, 세특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즉, 그에겐 수시가 주력 전형이었고, 정시는 만약을 대비한 차선책이었다. 물론 사람인지라 수능에서 만점이 가깝게 받아 깔끔하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지만, 정시는 수능 날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기에, 우선은 수시를 생각하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내신에 집중하며 시간은 흘렀고, 5월 모의고사가 다가왔다. 처음으로 투과목을 응시할 수 있지만, 항상 5월 문제는 크게 어렵지 않아왔기에, 걱정이 크게 되지 않았다.




국어는 어렵지 않았지만, 수학이 무지막지하게 어려웠다. 웬만해선 수학 때 시간에 허덕이지 않았는데, 마지막까지 문제를 풀고 검산을 했다. 당시 수학, 2024 5모 미적의 경우 만표 167, 만점자 99명, 1컷 73-74라는 기이한 지표를 나타냈다. 원래부터 수학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국에서 수학으로 두 자리 수 안에 든다 생각하니 자신감이 더욱 차올랐다. 하지만, 믿었던 탐구에서 배신을 당하게 된다. 자신 있는 물리1에서 2개나 틀리게 되고, 난이도가 낮아 15분 만에 다 풀었던 화2에서도 실수를 해 1개를 틀리게 된다. 그 결과 누백은 99.98이 된다. 물1을 하나라도 덜 틀렸으면, 화2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게 된다.


5모 결과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대망의 6평이 다가오게 된다. 처음 치르는 평가원 모의고사라는 생각에 느낌이 색달랐지만, 교육청 모고를 치듯 나와 줄거라 믿으며 별도의 대비는 하지 않는다. 그렇게 긴장되는 첫 평가원 모의고사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 악몽이었다.

국어는 원점수 90점, 영어는 2등급이었다. 화2에서는 처음으로 20번 문제를 손도 대지 않고 버렸다. 너무나 당황스럽고 심장이 두근댔다. 이때까지 국어는 한 번도 백분위 100을 놓친 적이 없었고, 영어는 98점 미만으로 내려가본 적이 없었는데... 사고였다. 국어는 말려서, 영어는 난도가 너무 높았어서라는 자기 변명을 했지만, 평가원이 출제한 시험이었기에 차마 평가원스럽지 못하다는 핑계도 댈 수 없었다. 하늘이 그의 교만과 방심에 보기 좋게 치명타를 날린 꼴이 되어 버렸다.


특히 국어에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 동안 풀던 대로 풀었을 뿐인데, 왜 도대체 나는 이렇게 많이 틀린 거지? 나... 이때까지 국어는 그냥 운이 좋아서, 찍은게 잘 맞아서 그랬던 건가?' 하는 자기의심의 늪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한 시험 뿐이었다는 말로 아직까지는 충분히 자기위로할 수 있었다,


정신없이, 7월 모의고사가 다가왔다. 6평에서 절었던 것을 만회할 기회라 여기게 된다.



7모는 5모와 비슷한 전개로 흘러갔다. 쉬운 국어, 어려운 수학. 모두 100을 받았지만 이번엔 화2가 문제였다. 전통적으로 7모가 탐구가 어려웠던 적이 많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화2에서 2개를 틀렸다. 그래도 화2가 어려웠으니 꽤나 높은 누백이 나올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탐구 표점이 높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었다. 처음으로 그는 '투투를 선택했어야 했나?'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새로 투과목을 공부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수능 신청도 많이 남지 않았었다. 투투러들에 대한 불안감과 찝찝함이 그의 마음 한 켠에 계속 남게 된다. 국어와 영어에서는 설욕에 성공하지만, 교육청 시험이니 아쉬움이 남았다. 그에게 있어, 9모가 매우매우 중요해진 것이었다.


방학 동안 마지막 내신을 결산하고, 생기부를 관리하고, 면접을 준비하며 수시 준비를 거의 마무리하게 된다. 다행히 고3 1학기 내신 또한 좋은 결과가 나왔었기에, 전과목 내신 1.00을 받게 된다. 그렇게 내신 공부가 끝이 남에 따라, 본격적으로 정시 공부에 돌입하게 된다. 8월 초였지만, 쌓아온 것이 있으니 3달 바짝하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렇게 9평이 찾아온다. 6평이 어려웠기에, 9평이 쉬우면 어떡하지 싶은 불안감이 엄습해왔지만, 근거없는 직감일 뿐이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두 번째 평가원 시험을 응시하게 된다.



X됐다...


최악의 물 모평이었다. 국어 언매 만표는 129, 미적 만점 백분위가 99였고, 물1은 만백 93, 만표 62라는, 정말 욕이 나올만한 물 모평이 그를 기다렸던 것이다. 더욱 그를 충격케했던 것은, 그런 물 모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어에서 한 문제를 틀렸으며, 화2는 20번을 찍어서 맞췄다는 것이었다. 심장을 옥죄어오는 위기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느꼈다. 손발에 땀이 차 덜덜 떨려오고, 신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것인지...... 이것은 그저 나의 오만과 방심에 대한 당연한 업보인지.... 끝없는 생각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더더욱 투투러들에 대한 두려움은 심화되고, 정말로 물1을 선택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내 국어는 도대체 어떻게 된것인지 고민되기 시작한다.


그가 국어에 목 매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였다. 연계 공부를 미친듯 하고, 사설 점수에 목숨을 걸었다. 하루 공부 시간 중 절반 이상이, 국어 공부에 할당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사설은 90점대 중후반과 80점대를 널뛰기했고, 연계공부는 지루해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진짜 효용이 있는 건지 의문이 들고, 강박관념이 생기게 된다. 더군다나 화2도, 한 문제를 찍맞하고 헷갈렸던 문제들이 다 운 좋게 맞아 그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에, 더욱 미친 듯 공부한다. 


정말로 순식간에,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가 찾아오게 된다. 바닥난 국어, 화2 자존심을 복구할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교육청 모고이지만 수능을 치르듯, 떨리는 마음으로 시험지를 받아든다.




......


믿을 수 없었다. 쉬운 국어에서 95점을 받았다. 국어 백분위는 97이었고, 전교에서 12등이었다. 정말로 국어 슬럼프가 와 버렸음을 직감한다. 왜 하필이면 지금, 수능 직전에 그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는지 하늘을 원망한다. 다행히 타 과목은 모두 만점이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두 눈에 들어오는 건, 그저 원점수 95점의 언매, 백분위 97이었다.


그는... 이제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될 대로 되라는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 수능 때 딱 한 번 국어를 잘 띄우면 되고, 수시가 자신에게 있으니 그걸 믿어보기로 한다. 짜증나는 사설 국어를 멈추고, 다시 기출로 돌아가기로 한다. 17학년도부터 24학년도까지의 6, 9 수능을 풀어보며, 평가원의 감을 찾기로 다짐한다. 또, 연계 기출도 3회독 이상하기로 맘 먹는다. 너무 지루한 고역의 시간이었지만, 국어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기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전 평가원이 설계해둔 치밀한 지문의 아름다움을 밥알 녹여 먹듯 음미하고, 연계 지문의 상황은 모두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공부했다. 연계를 반복할수록 안심이 되었고, 고난도 기출에서 고득점을 할수록 자신감이 복구되었다. 


이제 그는, 마지막 마음을 가지고, 수능장에 돌입하게 된다.



'설의생의 수능 이야기' 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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