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_수기_1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6652173
(Foo Fighters - Everlong... 삼수 하면서 정말 많이 들었던 노래)
방에서 배 긁으며 순정만화를 읽던 중, 문득 '올해가 가기 전에 나의 지난 경험들을 전산화 시켜놓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수기를 작성합니다. 또한, 이 수기는 개인적인 용도로 작성되었기에, 재미는 딱히 없을 수도 있습니다...
0. 학창시절
저는 평범한 수도권 비학군지 일반고 학생이었습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정규교육과정을 밟았으며, 당시 목표는 가천대 컴공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의 저는 입시에 대해 아무 정보가 없었습니다. 수시를 '수능 시험'의 줄임말로 알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수시 적정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컴퓨터공학과가 떴는데, 어찌보면 제가 외대 글로벌캠퍼스에 입학할 것을 암시하는 장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 재수 시절
23수능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때 국어 비문학 라인업이 인문-법-과학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인문지문에서 20분을 날린 저는, 멘탈이 아주 개처럼 박살났기 때문에 그 뒤의 시험까지 모두 시원하게 말았습니다. 이 때의 수능 결과는, 화작/미적/생1/지1 기준 54234 였습니다. 교육청과 평가원을 가리지 않고 모의고사 국어, 영어 1등급을 사수하던 저로써는, 도저히 23수능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부모님 앞에서 눈물의 똥꼬쇼를 벌인 끝에, 재수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당해 12월 말부터 정자 잇올 스파르타에 등원하였습니다.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잇올을 가던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하군요.
저에게는 아주 나쁜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무언가 장기적인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초반에는 열정에 불타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가도, 작업의 중반부 쯤에 들어서면 힘이 빠져서 놓아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재수 경험을 되돌아보았을 때, 이 버릇이 재수 실패에 엄청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3월 까지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였습니다. 저녁 시간에 학생들 다 밥 먹고 있는데 혼자 이승효의 상승효과를 깔짝이던게 기억에 남네요. 열품타를 켜보면 공부시간이 기본 11시간 찍혀있었습니다*. 그렇게 공부만 묵묵히 했으면 좋으련만... 4월에 공황이 한 번 옵니다. 교실의 모든 학생들이 저를 경계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으며, 정말 손에 펜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공황 상태가 2주간 지속되었고, 저는 결국 공부 장소를 변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4월에 정자 그린램프로 공부 장소를 옮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독학 재수 학원'에서 '관리형 독서실'로 옮긴 직후에도, 종잇장에 불나도록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잇올에서 공부 습관을 확실히 잡았다고 생각(혹은 착각)하였습니다. 6월 모의고사에서는, 13121이라는 아주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마 6모 직후부터 공부를 더럽게 안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순수하게 밥만 1시간동안 처먹는 새끼가 어딨을까요? 식사 시간에 휴대폰을 풀어준다는 개꿀 찬스를 놓치지 않았던 저는, 식사 시간이라는 핑계로 디시와 오르비를 아주 신나게 눈팅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7월과 8월 중반까지의 기간을 허공에 날려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린램프에 와이파이에 사이트 제한이 안 걸려있었기 때문에, 휴대폰을 내고도 아이패드로 신나게 커뮤질을 했거든요.
정신을 (잠시, 아주 살짝)차린것은 9월 모의고사까지 2주가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이 때 9월 모의고사를 8월에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스스로의 상태에 위기감을 느낀 저는, 9월 모의고사 2주의 전사를 찍겠다고 다짐하였으나, 등급이 6월 모의고사와 정확히 똑같이 찍혀있었습니다.
9모 점수를 그따구로 받아놓고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저는, 10월부터 집 근처 독서실로 장소를 변경하였습니다. 아마 이 선택이 24수능을 개같이 말아먹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됩니다.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았기에 저는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아놓고 왜놈들의 애니메이션을 정말 열심히 시청하였습니다. 주술회전을 참 재밌게 봤던 것 같습니다. 대가리 한 구석에는 '아 이러면 안되는데... 공부해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남아 있었으나, 길티 플레저에 쩔어있었기 때문에 진짜로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습니다.
수능이 2주 남을 무렵에야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치타를 시전했으나... 뭐 결과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24수능을 장렬하게 처말아먹었습니다. 이 때의 수능 성적은 언매/미적/생1/지1 기준 14143 이었습니다. 삼수는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부모님과 약속하였기에, 저는 이 수능 성적을 들고 동일한 대학의 세 개 학과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 학교는 바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외대 글로벌캠퍼스 정보통신공학과 24학번이 되고야 만 것입니다.
0 XDK (+500)
-
500
-
생윤하다가 철학쪽 책에관심생겻는데 13 0
원서접수하고 읽을책 추천좀요
-
로아 껏는데 10 0
에포나 안 한 거 생각나서 다시켬
-
아 배고프다 0 0
야식만 안먹어도 살빠지던데..쉽지않음
-
24일에 들어온 표본이 6 0
27일 업데이트까지 3개대학 모두 한번도 안바꾸고 3떨인데 이거는 수시합격으로...
-
진짜 부끄러워서 눈만 인증.. 10 1
.
-
설대 문과<문디컬로 형성되고 있는걸 생각하면 나군에 설대 쓸 사람들은 대부분이 연고경 아님??
-
1.4칸 스나 노릴곳이 내 점수가 최종컷에 약간 못미침+내 앞 순위에서 진학사가...
-
예비고1 겨울방학 수학 0 0
현재 공통수학1,2 일품까지 다 끝냈고 겨울방학에 올림포스 고난도랑 자이스토리 같이...
-
아임얼라이브 4 0
살아아ㅣㅅ다
-
으아아아랃 1 1
-
왜이렇게 오르비에 좋은 사람들이 많지 20 4
진짜 감사해서 눈물이 나네… 너무 힘들고 까마득한 미래에 벌써부터 두렵기도 하고...
-
아씨이이이이이발…… 10 2
착하게살아야지 ㅠㅠ 탈릅 ㅂㅂ 재수공부라럭감 ㅂㅂ
-
솔직히 피램이나 어나클은 2 0
시대인재북스에서 책 내지 이제 판도는 그리로 넘어갔는데
-
인증 2 0
하고 사진 어떻게 내려요
-
예비고1 겨울방학 수학 0 0
현재 공통수학1,2 일품까지 다 끝냈고 겨울방학에 올림포스 고난도랑 자이스토리 같이...
-
그마 가기 개힘드네 3 0
전적 개박았네 근 몇십판동안
-
손 하나로는 다 못 셈
-
으흐흐
-
저렙노프사 7 1
노테노뱃지
-
남고딩 눈인증 1 0
수요있나요
-
아악 존재하지않는기억이.!!! 4 0
아아악
-
마지막 주말임 1 0
늦게자는것도 마지막 아 물론 올해의 마지막주말이라는뜻 ㅎㅎ
-
시발 조기입학했는데 삼수하네 1 1
뭐지다노
-
ㅇㅈ 5 0
인증
-
나 몇살이지 8 0
지금 18살인가
-
아 ㅆ발 또 지인이네ㅋㅋㅋ 4 0
아까 인증글 지인임 ㅅㅂㅋㅋㅋㅋ
-
확통 다맞 vs 미적 2틀 1 1
뭐가 이득임
-
교원사범 빵 없음 평년보다 높을예정
-
새터가서 할 이야기 소재 추천드릴게요 16 6
1. 이름 2. 나이 3. 출신지역 4. 출신재종 5. 출신 관 6. 재종 반 7....
-
참고하셈 8 0
https://orbi.kr/00076193846 변수 단순화까지 잘 쓰면 더 좋음
-
연대 디스플레이 0 0
연대 디스플레이 붙었는데 lg디스플레이 취업이 꺼려져서 재수할까 고민중입니다. 만약...
-
대성합격예측 vs 고속성장 1 0
뭐가 더 맞음? 심리적으로 고속성장이 더 잘떠서 고속성장 찬양중
-
이게속벡인가요ㅜ 5 1
얘가 내 전여친이란건가
-
부산대 3 0
인천 살고 국숭(소신)세단(안정)으로 쓸 수 있는데, 부산대도 고민중이어서요ㅠㅠ...
-
올해 고대 전전 폭날거같은데 3 0
하닉 성과급 바이럴 + 이월로 인한 계약 표본 내려와서 안정지원 + 전전과 함께...
-
서강대 가고싶다 5 1
ㅈ ㅐ ㅅ ㅜ ㅈ ㅓ ㅇ ㅂ ㅕ ㅇ ㅇ ㅔ ㅃ ㅏ ㅈ ㅣ ㄹ ㄲ ㅏ ㅂ ㅗ ㅏ ㄷ...
-
맞짱뜰사람 3 0
요새 스파링 개마려움 복싱 다시 배울까
-
실친들 디엠방 현상황 7 1
재릅중이심
-
변위벡터랑 속도벡터가 뭐임 6 0
뭐지..
-
100만원 맛만볼까 5 0
흠
-
뭔가 글응 싸놓고 8 0
답글은 쓰기 귀차늠
-
님들 이상형 좀 써주셈 8 0
일단 내이상형은 마르고 긴생머리에 키165이상인 테토녀임
-
2025년도 끝나는구나..... 10 2
-
올해 서강훌있는거앎? 7 2
틀린말은 안하는데 훌리무빙이 지림
-
단톡방 폭로함 2 0
오르비 기하러 단톡방 있었음 맴버로는 그린라임 이 있었음
-
오랜만에새르비너 5 0
켁
-
단톡방 멤버 4 0
정시의벽 정신의병 안녕그대로걸어가우리이제다시만나지말아
-
한탈마렵다 0 0
물론 한국탈출
-
님들아 다군은 원래 1 1
ㅈㄴ안정으로잡아야하는거임? 라인이너무내려가서 울기직전임 하아ㅏㅏ ㅠㅠㅠ 스나성공햇으면..
-
제가 102등이에요
대답하십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저에게는 아주 나쁜 버릇이 하나 있습니다. 무언가 장기적인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초반에는 열정에 불타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가도, 작업의 중반부 쯤에 들어서면 힘이 빠져서 놓아버리는 버릇 -> 극복하셨나요?
완전히는 극복 못했습니다. 현재 대학 2학기 8주차부터 점점 수업 출석률이 쓰레기가 되어가더라고요
푸파는 신입니다
앤아원더~~~
무언가 장기적인 작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초반에는 열정에 불타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다가도, 작업의 중반부 쯤에 들어서면 힘이 빠져서 놓아버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게 ㄹㅇ나같아서 무섭다
내 재수도 이리 될까봐 무서워...
페이스 조절 잘 하세요. 막판에 열심히 하는게 진짜 중요해요
지속하지못하는게 저랑비슷하네여..
음 그럼 이거 방지는 어떻게 해야한다고 보시나요? 마음 잡는게 어렵죠 정말... 저도 뒷심이 약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