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경의 영화감상 01. 지리멸렬(봉준호)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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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을 내리기엔 내가 너무나 부족하고, 리뷰를 하기엔 아는 게 없으니
순수 '감상'을 써보기로 했음.
영화는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고 불과 30분 길이이니 글을 보기 전에 한 번 보는 것도 추천함.
감상엔 여러가지 방향이 있다고 알고 있음. 누군가는 작품을 작품 그 자체로서 감상해야 한다고 믿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그 작품이 나오게 된 맥락을 생각하며 감상해야 한다고 보기도 함.
나는 명백히 후자의 입장임. 모든 작품은 창작자의 생각이 들어가고, 감독의 생각과 사상은 그 사회의 구조와 연이어진 인과관계 속에서 형성될 뿐이라고 믿기 때문임.
그런 관점에서 감상을 즐겨주면 고맙겠음.
한 줄 요약을 하자면 이 영화는 한국 내에 만연한 우파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음. (걍내생각임)
봉준호 감독의 성향을 생각하면 아닐 것도 없긴 하지?
이 뒤부터는 작품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괜찮으면 계속 봐주시긔.

ㅋㅋ. 각종 기관, 회사 등의 실명이 계속해서 나옴. 주제적/시사적 의미가 없다고야 써놨지만 그럴 리가 없음.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 설명하자면, 이 작품은 1994년 공개임.
1994년이라 하면 김영삼 대통령으로, 사실상으로는 최초의 민주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음.
물론 노태우 역시 민주정부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전두환 정권의 후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음.
사실 김영삼 정부 역시 삼당합당을 통해 권력을 쟁취했다는 점에서 완전한 민주정부라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하지만,
어찌됐든 김영삼 정부는 민주화를 향한 첫 발을 내딛었고, 그 대가로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이해관계를 지닌 구성원들의 의견이 자유롭게 표출되기 시작했음. 그러나 민주화를 향한 불씨는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한 수준이었고, 사회 내에 만연한 권위주의적 잔재는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으며(이명박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못해 목소리가 크고 극단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전부의 생각인 마냥 왜곡하며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기도 함.

이 장면과 함께 나오는 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나의 조국'임.

아마 대통령 시절에 박정희가 직접 작사/작곡한 곡일텐데, 조국과 민족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적 스탠스긴 함.
사실 이래서 애국가나 국기에 대한 경례도 그리 좋아하진 않는데, 이 곡을 영화 초반부에 넣은 것도 감독의 의도가 있을 것임.

가카...
한편, 이 노래가 잠깐 나오더니 이내 국민체조 음성으로 전환됨.
왜 그 하나, 둘, 셋, 넷 어깨 돌리고~ 이러는 거 있짆아.
국민체조야 말로 권위적/국가주의적 사고관을 아주 잘 보여주는 정책이라고 생각함.
국민체조와 함께 군사정권이 들고 나왔던 캐치프레이즈, '체력은 국력'을 봐도 알 수 있음.
체력이 우리 국민의 건강한 삶을 살 권리를 위해 필요한 게 아니라, '국력'을 위해, 더 건강해서 더 잘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국가 전체를 위한 수단 정도로만 대우하고 있기 때문임. 
아무튼 군사정권을 상징하는 두 개의 곡이 각각 10초 정도 나오다 끝나고, 본 단편 영화가 시작됨.
이 '지리멸렬'이라는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대충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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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랜만에 쓰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은
글을 너무 행정학스럽게 썼다
저는 이제 펜 놓은지 한참되니까 이제야 고시체 물 좀 빠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