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듐 [120347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5-12-18 17: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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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일반생물 공부해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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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라 애송이 대학교에서의 생활은 그 자체로 또 다른 수시임을 기억해야 한다 대학교에서의 생존이란 고교 수시 따위를 따위로 만들어버릴 만큼 처절한 무언가이다 네가 몇 주를 날밤 새가며 교과서를 5회독 6회독씩 돌리고 강의록 피피티에 있는 토씨 하나 쉼표 하나 안 틀리고 달달 외워봤자 족보라는 사골국물을 재탕 삼탕 우려가며 시험 5시간 전 출제를 딸깍하는 교수와 그 산물인 족보를 기가 막히게 받아먹는 학생에게 늘 성실만 해온 너는 감히 비빌 수가 없다


네가 고등학교 3년간 내신을 순대국밥에 말아먹어 수시로 가톨릭꽃동네대도 어려운 인간이든 세특이며 비교과며 열심히 챙겨 천룡인의 한 자리를 노리는 인간이든 똑같다 대학만 들어갔다 하면 어차피 넌 다시 하나의 거대한 수시를 시작해야 한다


요는 간단하다 그들과, 선배들과 필사적으로 동화되어 족보를 따내는 거다 그렇게 넌 교과서로 공부한 족보 없는 정시러들을 무참히 짓밟고 살아남아야 한다 이건 더 이상 한낱 요깃거리 따위가 아니다 네 자존심이 밥줄이 한평생이 걸린 <생존>의 문제란 말이다


25시즌 때 도망가지 않고 과탐이란 소신을 끝까지 묵묵히 지키던 물1러들의 최후를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안경 낀 좋지 못한 시력으로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던가 그토록 비겁하고도 추잡한 족보라 불리는 아사리판에 뛰어들어라 공격적으로 과감히 투자해라 네가 할리데이, 줌달, 캠벨 원서를 펴놓고 자취방에 쳐박혀서 비참하게 공부하고도 얼마든지 재수강이 가능한 C+을 받아가는 동안 옆에 있는 네 친구는 잘생긴 선배들과 예쁜 동기들에 둘러싸여 초록빛 병 안에 든 젊음을 들이키고 그 황금 로드맵을 받아낼 터이다 그 친구는 전날 밤까지 신나게 향락을 즐기다 2시간쯤 전에 휘적휘적 일어나서 족보만을 스윽스윽 훑고 A를 받아간다는 거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포가 아니겠는가


말인즉 고작해야 라면받침 주제에 쓸데없이 비싼 그 원서들을 살 돈으로 조니워커 블랙을 산 뒤 하이볼부터 제조하라 네가 살아갈 개꿀날먹인생은 남이 가져다주지 않는다 기필코 너는 올해 사탐런을 선택한 고도로 전략적인 이들과 동류(同類)가 되어야 한다



본 글은 투타임즈님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고, 흐엠씨의 퇴고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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