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537476] · MS 2014 · 쪽지

2016-01-18 01: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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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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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성질환자다.

매일 아침에 2개, 저녁에4개의 약을 삼켜야한다.

트리렙탈과 데파코트서방정

간질로 트리렙탈을 복용했으나 진전이 별로 나타나질 않아 최근 데파코트를 같이 복용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병으로 너무나도 힘들었다.

육체적인 고통과 혼자 병과 싸워야 하는 정신적 고통보다는

남들은 할 수 있는 것들을 나는 할 수 없는 현실이 더 고통스러웠다.

어느날, 한국지리 선생님이 수업 도중에 말씀하셨다.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은 세상에 한 명도 없습니다."

이 말을 듣고 담임이 생각났다.

내가 아프니 양해를 바란다고 정중히 부탁드렸는데, 담임은 되려 차갑게 쏘아붙였다.

"누가 몸관리 못 하래??"

이 사건 때문에 한국지리 선생님의 말씀이 더욱 와닿았다.

이후 한국지리 선생님은 이렇게 덧붙였다.

"아픈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게 있지요.

'아파서 못했다.' 라는 말을 '아파도 해냈다.' 라고 바꿀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을 바꾼 말이었다.

그 이후로 머리를 책상에 쿵쿵 찧어가면서 공부를 했고

지금 이 꼴이라도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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