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전공은 적성 찾으라고 생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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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만든 그 엘리트들이 교양수업 들으면서 자아 탐색하고 별똥별 보며 "내 적성은 철학이야!" 이러길 바랄 것 같아? 걔들은 행시 패스하고 관료사회 최정점에 서 있는 두뇌 괴물들이다 걔네들 눈에 너희는 꿈을 꾸는 소년소녀가 아니라 그래프 위의 점이고 움직여야 할 유닛이라고
맨날 뉴스에 '전공 쏠림 우려', '인기 학과만 북적북적' 이런 헤드라인 떠도 괜히 놔두는 줄 아나? 아니다 그 사람들 전공 까봤냐? 서울대 행정학과 나와서 미네르바 부엉이도 때려잡을 사람들이 정책 짜고 있다
수요와 공급! 이게 세상의 진리다 잘 나가는 전자전기? 컴퓨터? 왜 입결이 폭발하냐 시장이 원하니까! 삼성전자가 원하고 엔비디아가 원하니까! 근데 인문대 어문계열? 솔직히 말해보자 지금 저기 AI 봇들이 실시간 번역 돌리는데 기업들이 수요가 있나? 공급 과잉이다 악성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근데 대학이 "야, 우리 철학과 없애고 반도체과 만들게 미안~" 이렇게 나오면 어떻게 되겠나 인문대 교수들이 머리 띠 매고 광화문 나간다 트위드 재킷 입고 우아하게 촛불 든다고 명분이 없다 "기초학문을 죽이냐!" 소리 나오면 대학 총장은 식은땀 줄줄 흘려야 된다
그래서 나온 게 ’자유전공'이라는 트로이 목마!
봐봐 대학이 갑자기 "우리는 융합형 인재를 기릅니다!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 프로젝트! 인문학기반자유전공 신설!" 이러면서 폭죽을 터트린다 포장지가 얼마나 아름답나 얼마나 엘레강스하냐 근데 그 정원 어디서 가져올까? 컴공 정원 떼 올까? 미쳤냐 경영 정원 줄일까? 물론 요즘 경영도 사정이 안 좋으니 줄일수 있다만 총장이 총 맞는다 당연히 인문대다
인문대 똥줄 타는 정원을 칼로 싹둑 떼다가 '자유전공'이라는 예쁜 박스에 담아버리는 거다 인문대 교수들? 반대 못한다 "어? 자유전공학부인데 인문학 기반이네요? 허허 좋습니다 기초 소양 중요하죠" 하면서 박수치게 만든다 아직도 인문대 교수님들은 모른다 영국 런던 흐린 날 홍차 호로록 마시며 비트겐슈타인 논하다가 박사 따오면 교수 철밥통 찰 줄 아는 90년대 로맨스에 갇혀 계시다
근데 실상은? 애들이 거기 입학해서 플라톤 읽을 것 같나? 2학년 1학기 되면 전공 진입할 때 인문학 수업 강의실은 텅텅 비고 죄다 컴공 실습실로 몰려갈 거다 자연스럽게 학생들 선택이라는 명분 하에 노답 학과는 고사시키고 시장이 원하는 쪽으로 정원을 옮기는 학과의 다윈주의적 진화가 완성되는 거다
이건 법과대학 폐과되고 로스쿨 생겼을 때 자유전공학부가 법대 2중대 로스쿨 발사대 노릇하던 거랑 똑같은 거야 자전은 그럴싸한 간판이지만 실체는 전전컴 2중대다 실제로 등록금 고지서를 봐라 문사철보다 자전 등록금이 훨씬 더 비쌀 거다 왜냐? 거기는 이름만 자유지 속은 이미 공대 맛을 보려는 애들로 드글드글하니까 학교는 손해 볼 장사 안 한다 자전이라는 필터 끼워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하고 등록금 장사도 짭짤하게 하는 거다 이게 진짜 그림이다 입결표를 펴봐라 숫자들은 거짓말 안 한다 자유전공 입결 보이지? 그게 "와 나 철학이랑 미학이랑 융합해서 신인류가 될래!" 이러면서 모인 애들일까? 절대 아니다 다들 졸업할 때 학위증 봐라 죄다 공학사다
공대 취업 사정이 갈수록 안 좋아진다는 것도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경제학적 논리다 계약학과들이 알짜배기 신입생 다 채가고 대학들이 정부 지원금 눈멀어서 너도나도 공대 정원 늘렸잖아 이게 5년 뒤에도 꿀통일까? 꿀통이 꿀통인 이유는 곰이 적어서인데 곧 벌보다 곰이 더 많다 시장이 안 좋아서만이 취업이 안 되는 이유가 아니다 공급 폭탄이 터진 거다 공대 졸업장만 있으면 모셔가던 시절은 끝났다
인문학은 애초에 소수정예 엘리트의 전유물이어야 했다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노예 부리며 밥 걱정 없는 금수저 귀족들이나 하던 게 철학이고 역사였다 밥그릇 걱정 없는 인간이 밥그릇 깨질 걱정 없이 세상을 논하는 게 인문학인데 지금 한국 인문학은 기형적이다 지금 인문대 강의실 가봐라 거기서 순수하게 칸트를 고민하는 놈이 몇이나 되냐 가장 사색이 깊어야 할 곳에 가장 기회주의적이고 생각이 얕은 놈들이 바글바글 모여서 로스쿨 가려고 학점 4.3에 목숨 걸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인문학을 죽인 건 인문학 경시 풍조가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밥그릇에 목숨 건 애들이 밥그릇 상관없어야 하는 학문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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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치만 인문학부라도 붙여달라고
ㅋㅋㅋㅋㅋ
와 이번 글은 ㄹㅇ 천고일문이네
어문학 전공한 제가 생각하기에, 이 나라는 유사 이래 지금껏 문과 초강세입니다.
"헛소리, 요즘 문과충들이 쓰레기 취급받고 문디컬 입결이 설상경 넘어서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거냐?" 물어보실 수 있는데, 왜 여러분이 메디컬 선호하고 왜 수능 공부하는지 잘 생각해보죠. 솔직히 인간 생명 현상의 신비를 탐구하고 의술을 베풀기 위해서 간다는 이유는 듣기 좋은 명목에 지나지 않죠. 고소득 전문직 '의사'로서의 진로가 보장되는 '의대생'이라는 사회경제적 지위를 얻기 위해 공부해서 가려는 게 진짜 주목적 아닙니까. 그렇다고, 의대 선호 현상이 나쁜가요? 전 전혀 나쁘다고 생각 안 합니다, 우수한 젊은 인재가 활인술을 배우게 하는 데 굉장히 좋은 경제적 유인이라고 생각하는 걸요? 자, 방금 전까지 제가 했던 질문의 대답은 사실 판단과 인간의 가치/당위 판단, 둘 중 어느 쪽의 영역에 속할까요.
건국 이래 한국의 대학은 고상한 학문의 상아탑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성년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이자 생존 경쟁의 수단이었을 뿐이지.
“한국 인문학을 죽인 건 인문학 경시 풍조가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밥그릇에 목숨 건 애들이 밥그릇 상관없어야 하는 학문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진짜 글 쓰는 법 어디서 배우고 오심?

걍 로스쿨to문장력 진짜 경이롭네요
이 양반 제대로네
이쯤되니 이런 소재 말고 아예 순수 문학 필력도 궁금하네 재능 미쳤음
현직 자전으로써 잘모르겠음..
내가 다양한 전공을 경험해보고 찾아나간다 >> 일반적으로 너무 어려움.
진짜....ㄷㄷㄷ 이 필력 어떻게 숨기면서 지리 문항만 올리셨습니까
이사람 진짜 필력의 한계가 궁금하다
개추
이거 인사이트는 진짜 말 안되신다...
설첨융 <<<
이건ㄹㅇ걍.
문제만드실게아니라 소설을쓰셔야될거같은데
필력이아깝다
문피아 가즈아
필력 지리네
글이 맛있음
개지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