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x] 투타임즈 [1136344] · MS 2022 · 쪽지

2025-12-10 18: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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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문과 연고대 입시는 아직도 트라우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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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자다가 가위에 눌린다 내 귀에는 환청이 들린다 그놈의 2024년 연고대 문과 입시는 인류 역사상 기록되지 말아야 할 저주받은 묵시록이었다 그건 인플레이션의 지옥도였다 모든 칸수가 빨간색으로 빛나며 나를 조롱했다 경영 경제 행정 심지어 어문까지 죄다 만차 표지판을 걸고 있었다 아니 미친 건가? 상식적으로 이게 불합격이 뜬다고? 말이 돼? 11점차 이과 놈들이 침공해서 교차지원의 칼날로 문과생들 목을 베어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사방이 비명소리였다 저 어디 가요 3칸인데요 아니 씨발 안정은 없어요?


접수날은 재앙이었다 아니 신의 장난이었다 그때 내 손에는 영어 4% 1등급 문과 1.1%라는 엑스칼리버가 쥐어져 있었다 이 점수면 원래는 프리패스다 황금마차다 하지만 2024년의 1월의 겨울바람은 달랐다 모니터 화면 속 진학사 칸수는 붉은색 핏빛이었다 5칸? 웃기지 마라 전부 4칸 3칸 죽음의 무도회였다 어디를 찍어도 폭발이다 여기도 막히고 저기도 막혔다 내 1.1%가 휴지조각처럼 느껴졌다 온 세상이 나를 향해 "넌 안 돼"라고 비명을 질렀다 마감 직전이었다


당일 오전 8시까지 진학사 업데이트를 하는 아비규환 속에 경영? 자살행위다 경제? 행정? 거기 가면 죽는다 한숨을 쉬었다 그건 안도가 아니었다 그건 패배자의 신음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점공 뚜껑이 열렸다 모니터를 켰다 내 눈알이 뽑혀 나가는 줄 알았다 


응통이었다 


시발 그래 응통이었다고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가! 그 거대한 고래가! 배를 까뒤집고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1.1%? 아니 1.3%가 들어갔어도 문 닫고 황제처럼 걸어 들어갈 수 있는 태평양 고속도로가 바로 거기 있었다 인문 모집단위의 우두머리임을 지레짐작하고 피해 갔던 그곳이 바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엘도라도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 밤 응통과 과잠을 입은 유령들이 내 침대 맡에서 춤추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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