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불어오는곳 [1371521] · MS 2025 · 쪽지

2025-11-29 21:20:01
조회수 142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5920015

열등감 쳐내고, 자만심 쳐내고 진지하게 순간순간의 생각들로만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는 꽤 똑똑한 축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나 스스로가 생각해왔다.


나는 유치원 때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그림을 잘 그렸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읽고 의도를 파악하는데에 능숙했다. 그랬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 유치원을 기억해보면 그랬었으니까.. 


그래서 나름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역할을 했던 것 같다. 조숙일지도 모른다. 같은 나이에 비해서 내가 나를 느끼기에도 수준이 좀 다르다고 느꼈으니까.. 뭐 근자감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런 나쁘게 말하면 자만심, 좋게 말하면 자신감이 있었다. 또 그런 명예를 좋아했었다.


유치원도 영유 인듯 아닌듯.. 영어 원어민을 불러다가 영어 교육을 시키는 유치원이기는 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는 한국인 쌤이 얘들 교육시키는.. 


그리곤 초등학교에 갔었다. 초등1-2학년에는 물론 아직까지 많이 어리니까, 순진하고 그냥 발랄하기만 했던 것 같다. 집에 와서 혼자 놀기를 좋아했고, 특히 레고를 이용해서 온 집안에 레고와 장난감을 깔아두고 나의 상상으로만 3D 만화를 만들어서 놀았다. 


적절한 장난감이 없는 것에는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핸드폰 충전기를 동양식 용이라고 생각하고 가지고 놀았을 정도니까, 한때는 그걸하면 너무 재미있고 시간 가는줄을 몰라 그것만 했다.


사실 지금도 다시 해보라하면 재밌게 할 자신이 있다.. 그때 당시가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냥 즉흥적이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살았던 것도 같다.. 하지만 때로는 또 성숙한, 그래서인지 초등 1학년 때부터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 선생님에게 예쁨을 받았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운동하기도 꽤 잘했고 얼굴도 눈코입 정위치에 딱 있는 정도로 생겨서 인기도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또래 친구들의 심리가 그냥 훤히 보이니까 먼가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만)가스라이팅이라던가.. 먼가 내 기준으로 애들을 맞추는 그런 것도 할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하지만 나는 태권도를 다녔고, 집안에서도 예의를 중시했어서 항상 겸손해야한다, 배려해야한다를 나는 인간의 미덕이자, 내가 더 발전하고 친구들을 잘 사귀기 위한 기초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짓은 안 했다. 남들보다 악이라는 것을 더 잘 인지하니까 더 잘 지켰다. 


그렇게 초등 1-2학년 때 반장도 하고, 특별반 친구들이랑도 친하게 지내고 애들이 놀리지 않게 애들한테 화내주고 하는 그런 애였다.( 그때 당시 만화를 보고 정의라는 것을 선망해서 더 그런 것도 같다..) 그래서 그걸로 특별반 친구를 가장 잘 배려한 친구로 상장도 받고 롯데월드도 그 친구와 갈 수 있는 기회를 학교에서 줬었다. 물론 나는 태권도 가야해서 못갔지만.. 그때 당시에는 태권도가 나의 삶이었기에.. ㅋㅋ 태권도도 ㅈㄴ게 열심히 했다. 사범님에게 나의 오기와 끈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대단한 놈이라는걸.. 그리고 학교내 미술대회라던가 뭔 대회가 있다하면 상을 받았었다. 우리 초등학교는 상에 친구들이 그렇게 목을 메는 그런 학교는 아니였다보니까, 상을 받기위해서 집에서 조금만 연습하면 되었기 때문.. 그리고 항상 학교를 돌아댕기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좀 성숙한 친구들이 있나 항상 친구들을 관찰했던거 같다. 


뭐.. 여차여차 그렇게 초 1-2가 지나고 초3 정도에, 이제 눈높이라는 학원에 다니게 된다. 그냥 수학 사칙연산 학원 뭐 다들하는 구몬 같은거지 그걸 꾸준히 했고 영어학원도 다녔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몰입을 잘했고 끈기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수학학원에서 선생님이 부모님께 대회를 나가게 할 생각이 없냐고 하는 것을 들었었다. 


아무튼, 그런 수학 이외의 영어는 진짜 싫었다 영단어? 진짜 외우기가 너무너무 싫었다 그래서 맨날 숙제를 안해 갔다. 해도 그냥 설렁설렁 숙제를 한 척하는 요령만 늘어갔다. 또 우리 엄마는 그렇게 빡센 관리를 하는 극성엄마는 아니기 때문에도 그렇지.. 그래서 동네에 있는 좋은 영어 학원이란 학원은 거의 다 다녀뵜던거 같다 초등학교 내내.. 한 곳에 정착하면 결국 나는 너무 숙제가 많고 싫으니까 안가겠다고 하고.. 그게 반복임.. 영어는 그냥 그렇게 초등학교~중학교 1학년까지 그랬다.. 영어는 쥐뿔도 안늘고 그냥 시간, 돈만 축냈지.. 당연히 엄마한테 미안했고 나도..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 초등학교 고학년때 5-6은 열심히하려고는 노력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거지로 올라온 높은 레벨의 반의 수업은 지금까지 거짓으로 숙제를 했던 내가 따라가기엔 벅찬 것이고 공부 요령도 몰라 그냥 스트레스만 더 쌓여갔다. 내가 난 똑똑한 것으로 알았는데 점차 학원 수준이 높아가니까 어느 분야던간에 나보다 잘하는 애가 생기는 것이다. 그 시기 처음 패배감을 느꼈고 모든게 잘난 아이였던 나는 그냥 억울하고 짜증이 났다. 


영어 외에 수학도 거의 마찬가지.. 초6까지는 성실하지 못했다.  눈높이 이후에 초4가 되는시점에 학원을 더 전문적인 곳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대치동급은 아니고 그냥 동네에서 나은 수준의.. 내가 살던 곳이 학군지긴 했지만 뭐 보통 생각되는 미친 수준은 아니였다.. 그때의 나는 숙제가 내가 감당하기에 갑자기 많아져서 내가 딱봐도 시간안에 놀면서는 못할 것 같으니까 그냥 유기해버렸다. 그리고 그때 당시 유튜브가 잘되었거든, 그래서 주구장창 유튜브롤 보면서 세상을 배웠다. 그래서 수학 숙제할 시간이 없었다. 다만 학원 수업은 잘 들었고 숙제를 안해도 수업을 들으며 잠깐 배운 것으로만 해도 충분히 높은 반으로 진급할 수 있었다. 그나마 나은 일이었다. 


나는 초6까지는 몰랐으나, 이 학원이 중학교 올라가면서 영재고 과학고반, 특목고반 이렇게 나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갑자기 학구열이 불탔다, 지금까지 이렇게 엄마 속썩히면서 살았으면 중학교 올라가서는 제대로 살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나는 원래 숙제 자체를 안해가는 그런 아이였기 때문에.. 특목고반으로 배정되었다가 내가 선생님께 찾아가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며 과학고반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선생은 이 어린아이의 열정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나는 과학고반의 꼴지로 그 학원에서 중학교 생활을 첫 스타트를 끊었다. 확실히 나의 초반의 열정은 내 생애 첫 제대로된 공부라서 그런지 꽤 질이 높게 오래갔다. 나는 내가 이때 똑똑하지만 노력을 안해서 그런 것, 이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노력했다.


그리고 나는 이때 그 학원의 반 이름인 과학고 영재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새로운 목표가 생긴 나는 중학교에 올라감과 동시에 그 중학교에서 거의 전례없던 과학동아리라는 것을 만들었다. 나는 마치 기계처럼 학원을 다녔다 그동안의 나의 강점이던 사람 심리파악을 적극 활용하면서 최대한 선생님들이 나를 볼때 나와 같이 있을 때 기분이 좋도록 내가 아는 모든 심리학적 스킬들을 활용했다. 항상 인사하고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학원에서도 매한가지였다. 선생님들도 나아진 나를 칭찬하면서 나는 과학고반의 1등으로 굳혀져갔다. (하지만 영어는 아직도 부족했다.. )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단지 경쟁심 때문에, 그리고 니네가 뭔데 나보다 공부를 잘한다는거야 하는 승부욕을 원동력으로, 내가 못할게 뭐냐는 굳은 나에대한 믿음을 가지며, 영재고반에 들어간 애들을 우러러보고 그들을 이기기 위해서 중2때에는 악착같이 공부했다. 하지만 중2 중반쯤, 이미 중1 때부터 과학고반과 영재고반의 커리큘럼 차이였을까.. 재능의 차이때문이었을까.. 나는 과학고 반과 영재고 반이 합쳐져서 공부했던 주말 일요일 수업에서 항상 영재고 대비 모의고사에서 좌절했다. 화가났다. 내가 못하는걸 왜 쟤들은 잘하지? 나도 노력하는데 쟤들은 얼마나 노력하는거야? 하는 생각.. 그리고 학원에서 나와 친했던 영재고반 친구가 영재고에 조기입학을 중2때 해버리자.. 

확실히 재능의 벽을 느껴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항상 일요일은 내가 기분이 나빠지는 날로 굳어져갔다, 하지믄 그럼에도 나는 나를 응원했고 일요일을 기분좋은 날로 바꾸고자 노력했다. 그런 노력 때문일까..? 중3 올라갈때 쯔음에는 영재고반에 올라갈 수 있었고 매우 기뻤다 하지만.. 나는 그저 모든 날이 마치 일요일 같은 기분이 들게 되는 것 뿐이라는 것을 몰랐다. 


나는 중3에 올라서 얼마 안남은 시근 더욱 악착같이 공부했고 항상 나와 친한 친구와 어떻게 하면 수학, 과학적 재능을 높일 수 있는지 연구했다, 두뇌계발게임부터 다양한 공부법까지.. 이러한 노력 때문일까..? 중3 3월에 이르러 드디어 공부하는 법을 알겠더라.. 영재고 시험은 8월인데,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영재고 서류접수날.. 나는 나와 같이 공부법에 대해 토론하고 연구했던 친구에게 내가 가고 싶은 영재학교를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재고 내에서도 하향지원이 있다. 하지만 나는 하향지원을 하면 거의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마지막에 꼬리 내리고 안주하는 삶을 살았을 거였으면 애초에 이렇게 공부하지도 않았다. 나는, 나보다 공부를 잘했지만 영재고는 하향지원한 이들에게 당당하게 내가 원하는 영재고에 합격하여 당당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때의 내가 아니라는 것을.. 중2병인지 뭔지 나는 그 패기로 정말로 서류를 냈고 1차 서류에 합격했다. 


2차는 시험으로 실질적인 역량평가였는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지식의 초 절정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 문제를 풀고 쿨하게 나와서.. ㅋㅋ 2차에 합격했다.. 솔직히 기뻐 뒤지는줄 알았다. 상향지원한 나에게 칭찬하고 싶었지만 아직 합격한 것은 아니기에 나를 좀 더 각성시키기 위해서 얌전히 3차 시험 대비 공부를 했다.


대망의 3차 시험날.. 나는 덤덤히 들어가 문제를 보고 풀었지만.. 과학에서 완전히 말려버렸다.. 나는 과학이 가장 자신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대비해준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특정될 수 있기에 자세히는 말을 안하겠으나, 과학실험을 하게 했으니까 말이다.. 나는 문제 푸는 것이 끝인줄만 알았다, 그리고 시간 관리도 못했다.. 대치동의 좋은 영재고 대비학원이 아니였기에 그랬을까..?


나는 마치 장미꽃들 속에 인조장미, 장미인 것 같이 꾸민 예쁜 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을 느끼며 그 “영재”라는 단어에서 이방인이 되어버린 듯 했다.


시험이 끝나고 직감했다. 아.. 개 못봤구나.. 이건 붙으면 기적이겠다.. 시험 끝나고 부모님께는 잘봤다, 잘하면 붙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지만 나의 깊은 진심은 울고 싶은 마음이었다. 


정말 결과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멍하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사회에서 규정하는 ”성실함“이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이길래 이런 나를 떨어뜨릴까..? 그래.. 내가 ()하지만 안았어도.. 하며 온갖 이유들을 생각해냈다.. 


하지만 생각할 수록 그냥 내 재능이 문제인 것 같았다, 좀 더 조숙하지 못한 죄, 영재가 아닌 죄, 더 노력하지 못하는 뇌의 회복력의 한계를 가진 죄, 등등.. 


뭐 결과는 앞에 말했듯이, 3차 시험에서 떨어졌고, 이제 나는 그저 영떨이, 1차, 2차 시험에서 떨어졌던 그들과 사실상 같은 지위.. 그들은 빨리 떨어지고 나서 나보다야 더 빨리 회복했으니, 그들이 나보다 더 나은 건가..? 등등의 생각이 들며 그냥 회의감의 연속이었다. 


그 이후 나는 과학고를 바로 준비하려 했지만 그 후유증으로 인해서 좀 더 쉬운 고등학교에 가고 싶었고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나보다 공부를 못했던, 과학고반의 친구들이 과학고를 갈때, 나도 과학고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좋은, 좀 더 숨이 트이는 고등학교에 수월하게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는 영재고 과학고 입시, 그러니까 내가 뛰던 리그가 아니라 새로운 리그, 수능입시였다. ㅋㅋ 국어, 영어라고는 공부를 일절 안하던 내가, 수학과 과학에 모든걸 쏟은 내가 그걸 해야한다니 처음에는 막막했고, 힘들었지만 고등학교 초반에는 내가 생각보다 국어에 재능이 있음을 깨달았고, 고1은 무난히 보냈다. 하지만 고1 막바지, 고2에 약간의 바람이 들어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조금 허송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고2 중후반에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했다, 지금까지 나를 이해했던 경험을 통해서.. 그리고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만큼 완벽주의자고, 내가 생각한 계획 틀어지거나 달성하지 못할 것 같으먼 나태해진다. 하지만 이겨내야한다. 노력을 계속해서 믿어야한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내라는 결정과 행동, 성취 등등 모든 것은 선천적인 (운) 것의 영향이 크다. 


그러니 서로 존중하자, 누가 이 자명한 사실을 부인하겠는가? 그냥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맞다, (운)재능과 함께하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운)재능이 없다고도 느끼지 말자, 당신이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 느끼는가? 솔직히 사람의 재능을 규정한다는 다중지능 검사도, 정말 사람의 모든 역량을 그것으로 알아낼 수 있는가? 아니, 없다, 사람의 잠재력은 아무도 모른다.


인생은 운도 중요한 거고, 재능도 중요한 것이지만, 당신이 살아가면서 불태우는 시간이, 그 열정이, 그 도전이, 백배 천배 만배는 더 사회에 값진 것이다. 무엇을 하던지 도전하자, 왜 꺼리는가?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어서..? 웃기지 마라, 적어도 운을 높이는 재능은 없다.


운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태어났을때 운이 이상했다고 인생전체의 운이 망했을까? 아니다. 도전한다는 것은 노력한다는 것은 재능으로는 할 수 없는 확률(운, 재능)을 높이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도전하자 열정적으로 찔러보자 그게 최선이니까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