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려는 친구들과 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5855616
수능이 끝나서 오랜만에 친한 친구들과 만났다
친구들은 다 재수, 반수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난 집에서 재수를 절대 반대하고, 성적도 어느정도 나와서
재수나 반수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대학에 가면 자신들과 곧 연락을 끊을 거라고
단정짓는 내 친구들의 말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난 친구들이 재수나 반수를 한다고 해서
한 번에 대학을 못 갔다고 놀리지도 않을 거고,
누구나 다 하는 n수로 무시할 생각이 0도 없는데,
지금 대학 합격 발표가 나오지 않은 건 우리 다 마찬가지고
누가 붙을지, 누가 떨어질지 모르는 일인데,
우리 다 열심히 했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해보면 좋을텐데,
왜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할까...
난 전혀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은연 중에 그런 무의식이 튀어나오려고 한 적도 없는데
애초에 모든 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친구들을 대상으로 수험생활에 대해 무시하질 않았는데...
나 스스로에 대한 검열은 엄격하게 하고 채찍질하며 살았어도
친구들한테 그 채찍의 기준을 들이밀었던 적은 결코 없었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 같아도
내 친구들처럼 생각했을까?
내가 재수하고 친구들이 다 대학 붙었으면
다같이 열심히 했는데 왜 나만 안 될까 싶긴 하겠지...
근데 지금은 합격 발표도 뭣도 안 났는데
그걸 친구들 입으로 들으니까 너무 속상하다
잘 놀고 헤어졌는데 갑자기 너무 우울해져서
난 고등학교 3년 내내 친했으니
이제 더이상 허물도 무엇도 없다 생각했는데
친구들이 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게 너무 슬프다
내가 더 공부를 못했으면 나았을까?
친구들에게 동질감 드는 비슷한 친구가 되었을까?
내가 대학 가서 '아 나 교수님이...아 맞다 너넨 선생님이지?',
'봄은 아우터로 과잠 입기 좋은데...아 너넨 과잠 없구나!',
'나 대학 동기들이랑 약속 있어서 너네랑 못 만날 것 같다.'
'난 한번에 대학 못 붙은 애들이랑은 못 만나겠다~.'
이런 말을 할 거라고 단정 짓는 내 친구들이 야속하다
내가 왜???????
이걸 직접 친구들한테 들으니 더...
눈물 나려고 하는 걸 겨우 참았는데
그래도 속상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맹세코 진짜 정말로...
난 이런 뉘앙스의 말이나 생각조차 해본 적 없었다
재수를 하든 반수를 하든 고시원에 살든 반지하에 살든
수능 성적이 이렇고 저렇고 상관 없이
어디서 뭘 하고 살든지 간에 다 내 친구인데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품고 있겠냐는 말이다
근데 왜 날 그렇게 다르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다 열심히 했겠지만
팠던 깊이가 다를 수 있고 분야가 다를 수 있고
성적대가 다르니 다양한 대학에 지원한 거고
거기서 자신에게 맞게 수능을 보고 논술을 본 건데
그것 가지고 내가 뭐라고 할 사람도 아니고
뭐라고 한다 해도 그건 타당하지 않은 거고
어느 대학 어느 과를 가든 난 상관 없는데
친구 관계에서...
물론 몸이 멀어지고 공부하는 분야가 달라지면
생활 반경이 달라지니까 마음도 멀어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니까 어디서 뭘 하든 응원해주고픈 게
친구 마음 아닌가.....
난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만 친구들을 대했는데 한치의 거짓없이....
그냥 좀 서럽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맞팔 ㄱㄱ...
-
물리 수학: 계산 개더러움 -> 수능 물리 수학으로 도피 글쓰기: Ssip joat...
-
지1 1컷 47기원 13일차 2 3
.
-
주인 잃은 레어 1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즐겁다 !"오르비언은 즐겁다 !"...
-
2027 현역 커리 질문 6 0
국어: 김승리 풀커리 수학: 수1, 수2는 수분감, 뉴런 3회독 하고 킬캠이랑...
-
진짜 ㅈ같네 ㅋㅋ 6 1
게임이 왤케 재미없지 하..
-
뻔후 입양시켜도 4 0
밥 사주는 경우 많음뇨? 뻔후 받는 게 버킷리스트엿어서 입양 보내도 초반엔 챙겨주고 싶은뎅
-
기하물2화1로 설전정을 쟁취. 1 0
-
저새끼는 맨날 오르비에서 뭐하는거냐 10 3
라면 먹을까 말까
-
산화당해서
-
내 의지로 내가 원하는 내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느꼈던게 참 좋았던것 같음...
-
흔히 말하는 폭발?그런거 날 가능성 좀 높은가요 마냥 잘맞는다고 쓰면 터질려나
-
성대 융합형 공학계열 4 0
ㅈ반고인데 내신 전과목 평균 1.36이고 수과탐 평균은1.08인데 생기부가 학년마다...
-
선착순 1명 1 0
옯남충이 되신걸 축하드립니다
-
내가 이딴걸 왜 외워야되지? 이딴생각들어서 런침
-
홍대 경영 ㄱㄴ? 5 0
ㅈㄱㄴ
-
설치에가고싶은밤이로구나 10 0
사탐을받아주지않으니연치로가야하나
-
다른 실전개념강좌 듣고 문제 많이 풀다가 딱 뭔가 정리가 필요할 때쯤 뉴런 딱 듣는...
-
김정연 진짜 ㅈㄴ이쁘네 6 0
과학 강사인데 진짜 내 이상형이랑 100%일치함
-
과기원뱃 제작기원 174일차 5 2
방에서 불끄고 음침하게 오르비하니까 폰에 비친 내 머리카락까지 어우러져 찐따바이브야
-
생1 화1은 내일 해야지 4 0
오늘은 사탐에 뇌를 다씀
-
08 사탐런 0 0
갓반고 재학중이라 수시가 기대만큼은 못미쳐서 정시에 기대를 더 걸고있어요 2학년...
-
먼저 댓글다는사람한테 8 0
내 사랑이 가득 담긴 구토를 드림 우웨에에에에에에엑
-
얼추그때 찍맞없이 88=통합 찍맞없이 76(13,20,29(삼도극)) 정도라는데...
-
부엉이 패싱하기 5 1
-
내 티, 1 0
5 bucks, 바지는 만원
-
정법은 유지할거 같은데 0 0
초반에 한지하다가 6모때 4등급 띄우고 6월중순부터 말까지 생윤했는데 이해 깨져서...
-
ㅠㅠㅠㅠㅠ너무 힘들어..
-
저 사실 야가미 라이토에요 2 1
반가오요
-
미적 80~84오가는데 실전개념 듣는게 좋을까요? 4 0
어떤 도움받을수 있나요?
-
이미지커리 질문 0 0
올해(2026)때 현우진 개정시발점 대수, 미적분1, 확통 듣고 수분감 스텝0,1...
-
선착순 10명 29 0
만덕
-
https://www.google.com/url?sa=t&source=web&rct=...
-
이세계 미소녀 수육 아저씨와 2 0
이거도 쉽지 않음
-
아니 풀고 틀린건 너무 억울하잖아 못 풀어서 틀렸으면 내 한계라고 생각했겠는데 4개...
-
저 마키마에요 8 1
마키마키마키마키마키마
-
님들도 이미지 트레이닝하셈ㅋ 6 0
-
나 생일이야 0 0
메인보내줘 엉엉...
-
무직전생 회복술사의 재시작 메이드인어비스 등등
-
독서 이원준vs이정수 1 0
한 분의 독해법으로 계속 연습하려고 하는데 추천 부탁드립니다 이정수 선생님은 현강...
-
정법 버리기로 함 0 0
내신때부터 해온게 아깝고 재미있어서 재수때도 유지했음 근데 표본도 썩어가고 무엇보다...
-
여러분 입꼬리근육 운동 하셈 5 1
인상에 중요함 오해원마냥
-
못참겠다 8 0
아할가야지
-
정시 영어3 4 1
라인 하나 바꿀 정도임?
-
원서 영역 공부법 실채 나오면 많이 올라오나요? 0 0
지금 심심해서 걍 유튜브에 올라오는 가이드 영상? 다 보는 중
-
환율이 씹창났으니까 노동이 가능한 대한민국 전 인구가 미국 가서 불법 체류하면서...
-
스무스하다 요즘도쓰나 0 0
스무스탕
-
27+3 글케하지말고 20,28번에 통합에서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21번급 2문제만...
-
애니 이름 진입장벽 goat 7 3
청춘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
또 개병신같은 릴스 광고 봄 3 3
손님의 90퍼가 빙수를 시키는 곳이라고 호들갑떰 근데 가게가 원래 빙수집이야 ㅅㅂ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