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감을 뇌과학적으로 극복하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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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서 제 실력 발휘를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현장감 때문인데, 이 현장감이라 함은 대부분 시험 당일의 긴장, 불안, 부담, 조급함 등의 상태를 의미하죠.
이러한 상태를 제어하기 위해 우리는 청심환, 인데놀 등의 안정제를 먹거나 속으로 편안한 상태를 떠올리며 마인드 컨트롤을 해보는 등 마음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앞서 현장감의 속성으로 언급한 '긴장, 부담, 조급함' 은, 사실 마음에서 오는 심리적인 문제보단,
마치 우리가 다치면 통증을 느끼고 잠이 적으면 졸음을 느끼는 것처럼,
우리가 마음가짐만으로는 제어할 수 없는 '신경학적' 특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뇌에는 편도체라는 기관이 있는데 이 기관은 위험이 존재하는 위급 상황에서 활성화되는 기관입니다. 이 기관이 활성화되면 어떻게 될까요?
네, 우선 이 기관은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고통 등의 느낌에 대해 관여하는 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하는데, 하나는 본능적인 공포심을 유발하고, 또 다른 하나는 공포에 대한 기억에 반응하는 역할입니다.
그럼 시험 도중 현장감을 유발하는 원인은 뭘까요? 네, 당연히 전자의 비중이 제일 높습니다.
수능 시험으로 예를 들어보죠. 우리가 수능장에 들어선 후 문제지를 받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 시험지가 내 미래를 좌우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 느낌을 받자마자, 우리는 미처 인식조차 하기 전에 마음 속에서 공포감을 느낍니다.
네, 바로 편도체가 활성화된 것이죠.
이 때, 우리는 '아, 긴장하면 안돼' 라고 생각하며 그 생각을 떨쳐내려 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실 때는 이미 늦었죠. 편도체는 의식보다 먼저 공포를 감지합니다.
네, 우리가 스스로 불안이나 공포에 빠졌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알아채게 되었을 때, 편도체는 이미 진즉에 공포를 감지하고 위험 신호를 뇌 그리고 온몸에 퍼뜨리기 시작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불과 12밀리초만에 벌어지죠. (반면 의식적 감지는 수백 밀리초)
그러면 편도체가 활성화되면 어떻게 되는 건데? 라고 질문하시는 분이 있으시겠지만, 편도체가 활성화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아드레날린, 코르티솔)분비>전두엽 기능 저하> 논리적 사고,문제 해결,기억 인출,계획,주의 조절 전부 저하됨>머릿속이 말그대로 하얘짐
-해마 기능을 직접적으로 방해>해마의 기억 인출 기능 저하>평소에 잘 기억하던 내용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음
-자율신경계의 각성>몸의 감각이 과도하게 생생해짐>소음 및 타인 행동에 민감해짐
-DMN이 과활성>자기평가,반추,걱정 위주의 사고방식 강화>"이 개념은 왜 성립하는 거였더라", "진즉에 좀 더 공부해둘걸"등의 생각이 올라옴
네, 아마 수능 등 중요한 시험을 수 차례 경험하셨던 분들이라면,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 '그게 이거 때문이었구나' 하고 공감하실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실 그것들은 여러분이 스스로 만들어낸 느낌이나 생각이 아니라 뇌의 편도체가 무의식적으로 발생시킨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발생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시험때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보고 '예민한 성격인가보네' 하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것은 성격때문이라기보단 뇌의 편도체가 워낙 강한, 즉 뇌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클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편도체가 강한 사람은 다른 상황에서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예민한 성격일 거라는 예상은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긴 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인간의 성격은 뇌 구조 하나로 인해 결정되지는 않지만요)
즉,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마음'을 제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아무리 마음을 제어한다고 해서 수능 실패를 '위험 조건'이 아니라고 간주할 수 있게 되지는 않으며, 그것은 성인의 경지에 다다르지 않은 이상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험을 감지한 편도체를 진정시키는 일 또한, 그것은 생리학적 반응이므로 마음의 통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 이번 수능 보기 전 마인드컨트롤만 엄청 하다 보니, 수능 당일날 분명 마음은 편안한데도 막상 손은 빠르게 움직이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느꼈죠, 아 이건 마음먹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구나 하고요.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이미 편도체가 활성화되었을때 그것을 어떻게 진정시키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마인드나 멘탈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뇌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뇌과학적으로 편도체의 활성을 진정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방법들은 마음가짐이나 멘탈로 해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뇌의 특정 부위를 직접적으로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행동적 기법입니다.
즉, 의식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회로를 이용해 편도체를 다시 억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 첫 번째 방법: 느린 호흡(6초 내쉬기)
가장 즉각적인 방법입니다.
편도체가 활성화될 때 우리의 호흡은 빨라지고 얕아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전두엽으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줄어들고, 결국 사고력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여기서 “6초 동안 천천히 내쉬는 호흡”을 넣어주면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편도체의 활동이 진정되고 전두엽 기능이 올라옵니다.
2. 두 번째 방법: 의미 없는 계산 또는 감정 언어화
편도체와 전두엽은 서로 자원을 경쟁합니다.
따라서 전두엽을 ‘강제로’ 작동시키기만 해도 편도체의 활성도가 낮아집니다.
가령
-347에서 7씩 빼기
-“지금 나는 긴장하고 있다”고 말 속으로 묘사하기
와 같은 행동만으로도 편도체의 반응이 억제됩니다.
3. 세 번째 방법: 감각 주의 전환
편도체가 폭주할 때 우리의 주의는 “위협 단서(시험 문제)”에 고정됩니다.
이때 발바닥 감각, 의자 촉감, 손가락 마찰 같은 신체 감각에 주의를 옮기면
ACC와 DLPFC가 활성화되며 편도체 신호를 차단합니다.
4. 시각 주의 이동
편도체 과활성 시 주의가 시험문제에 고정되며, DMN 과활성 → 자기평가·반추 발생
방법:
문제 중 머리 하얘질 때, 책상 위 한 점이나 벽의 점 1~2초 응시
다시 문제로 복귀 → 편도체-시상 연결 일시 차단, 전두엽 재설정
5. If–Then 계획(전두엽 자동화)
전두엽이 약한 순간에도 자동 규칙으로 개입 가능
방법:시험 도중에 따를 행동강령이나 규칙 등을 미리 정해두고 조건화
예:
“심장이 빨리 뛰면 → 6초 호흡 2회”
“문제가 안 읽히면 → 계산 하나 한다”
참고문헌
Kim, E. J., & Kim, J. J. (2019). Amygdala, Medial Prefrontal Cortex and Glucocorticoid Interactions Produce Stress‑Like Effects on Memory. 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Distinct stress‑related changes in intrinsic amygdala connectivity predict subsequent positive and negative memory performance.
Adrenal Stress Hormones and Enhanced Memory for Emotionally Arousing Experi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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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이 일시적으로 강화되므로 시험 바로 당일날 효과볼수 있는건 사실이긴 해요 문제는 그 이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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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유용하다 싶은 내용만 골라서 요약했어요
네번째 방법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