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국어 7번은 결함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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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법조문으로 구성된 법 규범인 성문법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법 해석이라고 한다. 법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규범이므로, 성문법을 구성하는 단어나 문장은 그 일상적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리 해석’이 법 해석의 출발점이다.
그러나 문리 해석으로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우면, 그것이 사용된 맥락을 고려하여 그 의미를 파악하는 ‘체계적 해석’, 입법 과정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의미를 파악하는 ‘역사적 해석’ 등의 해석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그 예로서 ‘담보’를 들 수 있다. 담보의 일상적 의미는 ‘맡아서 보증함’이고, 이런 의미로 사용된 예로 ‘구조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검사’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성문법 조문에서 사용될 때는 그 맥락을 고려하여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후략)
(나)
보증이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채무를 다른 사람이 대신 이행하기로 하는 것이다. 이때 원래의 채무자를 주채무자, 주채무자 대신 채무를 이행하는 사람을 보증인이라 하고, 주채무자가 부담하는 채무를 주채무, 보증인이 부담하는 채무를 보증 채무라 한다. 보증은 담보 기능을 수행하므로 주채무가 소멸되면 보증 채무도 당연히 소멸된다. 보증이 성립하려면 채권자와 보증인을 당사자로 하는 보증 계약이 필요하다. 보증 계약은 보증인에게만 채무를 발생시키므로 유상 계약이 아니다. 이는 주채무자와 보증인 간에 보증의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이 별도로 체결되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보증 계약에 대해서는 보증인 보호를 위하여 법적 규제가 적용된다. 우선 「민법」에 의하면 보증 계약을 할 때는 일반적인 계약과는 달리 계약서가 작성되어야 하고, 여기에는 보증인의 서명이나 기명 날인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반한 보증 계약은 무효이지만 보증 채무가 이행되었으면 보증인이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 주채무가 주채무자의 사업과 무관한 금전 채무이고, 보증인이 대가 없이 주채무자에 대한 호의로 보증 계약을 한 경우에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의한 보호도 제공된다. 예컨대 보증 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보증 기간은 3년으로 간주된다.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주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지 않고 곧바로 보증인에게만 보증 채무의 이행을 청구한 경우,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강제 집행 대상 재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채권자에게 증명하여 보증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보증인이 이러한 권리를 포기하기로 하는 ‘연대 보증 특약’이 보증 계약에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특약을 한 보증인인 연대 보증인은, 채권자가 곧바로 주채무 전액에 해당하는 돈의 지급을 요구하더라도 그 이행을 거절할 수 없다.
연대 보증인에게도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적용되는지가 문제 되는데, 어떤 해석 방법을 따르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위 법률 제2조가 그 적용 대상인 보증 계약을 ⓐ‘주채무자가 금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 채무를 보증인이 이행하기로 하는 계약’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 입법 과정에서 연대 보증인 보호의 필요성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출제자들이 '연대 보증인'의 개념을 뭐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쉽게 말해서 그냥 글 자체가 별로 안 좋은 글입니다. 까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시문 (나)에 의거할 때에,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보증인 = 일반 보증인 + 연대 보증인
일반 보증인 : 연대 보증 특약을 하지 않은 보증인 (제시문에는 없는 용어이나, 제가 임의로 정의함.)
연대 보증인 : 연대 보증 특약을 한 보증인
이때 제시문 4문단에서 제가 임의로 밑줄 친 ⓐ는, ⓐ 이 자체의 의미상 모든 보증인을 대상으로 함을 뜻합니다. 이는 1문단 1번째 문장에 나타난 '보증'의 정의에 따라 도출되는 결론입니다. 따라서 ⓐ는 (일반 보증인 + 연대 보증인) 모두를 포괄합니다.
그러므로 ⓐ 이 자체를 단순히 문리 해석한다면, 연대 보증인에게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4문단의 맥락이죠. 4문단의 전체적인 문맥상으론 연대 보증인에게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4문단 마지막 문장에 "...규정하고 있으나"라는 어구가 있는 것이죠. 이 어구 중 특히 '~으나'의 의미를 원문의 글쓴이가 정합적으로 쓴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전술하였듯 4문단의 문맥을 배제하고, ⓐ 이 자체를 단순히 문리 해석한다면, 연대 보증인에게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 글의 4문단에는 문제가 있어서, 밑줄 친 ⓐ와 4문단의 전체적인 맥락 사이에 괴리가 있습니다. 이 결함이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이 별로 안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4문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7번 문항은 2번 선지 또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7. 연대 보증인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②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2조의 문리 해석에 의하면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
⑤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여 그 채권이 실현되면 더 이상 보증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없다.
ⓐ 이 자체의 의미상 모든 보증인을 대상으로 함을 뜻함을 인정한다면, 2번 선지는 옳은 선지가 됩니다. 2번 선지가 말하는 '문리 해석'이란, 제시문 (가)에 따를 때엔 일상 언어적 해석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태까지 철저하게 일상 언어적으로만 접근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문항은 2, 5 복수정답 처리되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5번 선지는 평가원이 정답으로 발표한 선지고, 이 선지가 적절하다는 것은 명백하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5번 선지와, 윗글 (나)에서 밑줄친 ⓐ를 비교하여 읽어보실 것은 권해드립니다.)
실제로 복수정답이 인정될 지 안 될지는 모릅니다. 안 된다면, 뭐 뻔합니다. (나)의 4문단 전체 맥락상 2번 선지는 답이 안 된다고 평가원이 응수할 겁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나)의 4문단과 해당 문항은 결함이 있고, 따라서 공론의 장을 열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볼 가치는 충분한 것 같아서 몇 자 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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