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05학년도 수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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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께서 문의하셨는데
수능 전날 되게 떨려요.
아 지금 취중에 글을 써서 내일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
11월 5일 수능날 아침.
오랜만에 꽤 상쾌하게 일어났던 것 같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났는데
별다른 피곤함이 없었다.
열심히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던 중 느낀 것은
아차! 린스를 안했다. -_-;
시간도 많지 않은데 그냥 말릴까 하다가...
하나라도 빼먹으면 왠지 찝찝할 것 같아서
다시 들어가 린스를 하고 머리를 말렸다.
의상컨셉은 편안함. -_- 9천원짜리 아디다스 짝퉁;츄리닝 바지를 입고
흰색 반팔티 위에 후드티를 입고 다시 그 위에
후드 짚업을 입었다.
천천히 아침식사를 하고 신문을 읽고 나오는데
시간은 충분한 거냐며 아빠가 조급해;하셨다.
박카스에 피로회복제를 탄 포션;을 하나 먹고
쉬는 시간에 먹을 3개를 싸들고 쵸코바까지 들고 나왔다.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어디서 택시가 나타나더니
수험생이면 전철역까지 태워다 준단다. 탔다.
특유의 거만한 자세로 택시에 앉아있는데 기사아저씨가 말씀하셨다.
\"수험생이 아니구만\"
\"맞는데요-_-\"
\"근데 왜이리 여유가 있어\"
\"글쎄요;;;\"
전철역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다시 마을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했다.
우리 동네 유일의 공학 학교엔 Y고등학교 아이들이 응원을 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여자애들도 응원을 하고 있었다.
기분좋은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_-;
엄마와 인사를 나누고 들어갔다.
시험장을 눈앞에 두고 한 생각은
\'내가 이 학교 내에서는 가장 성적이 좋을 것이다.\'였다.
참 건방진 생각이지만
쉬는 시간에 다른 수험생들의 의견교환-_-을 듣다가
흔들리는 일을 방지하고 자신감을 키우는 데 좋았다.
물론 이런 생각은 10월의 2번째 모의고사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교실에 가서 내 자리를 확인했는데
내 책상과 의자만 유달리 높았다. -_-;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내 점수도 유달리 높으려나보다...라며 좋게 해석했다.
가방을 풀어놓고 밖으로 나와서
S군과 건대친구 J군에게 전화를 했다.
적당한 격려를 받았고; 전화를 끊었다.
대충 학교구조를 파악하고 요것조것; 보는 동안
1교시는 다가오고 있었다.
1교시의 시작 직전 핸드폰을 걷어갔다.
작년과 재작년의 경험으로 안내도 되는 걸 알고있지만
올 수능은 실패하면 군대;이므로 고분고분하게 굴었다.
이제 1교시의 시작. 다들 그렇듯 조금 일찍 시험지를 나눠줬다.
난해하지도 그렇다고 쉽지도 않고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미궁의 문-_- 문제에서 조금 고민을 했고
돌이 둥둥 떠있는; 그림이 있는 문제를 신기하게 생각한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그냥 so so 였다.
시험이 끝나고 나니 현역;들이 이말 저말 대화를 나누었다.
다른 반에서도 원정을 와서 사람들을 흔들어놨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학교 내에서는 내가 제일 잘해\'라는 생각을 하며
모든 의견을 무시하고 흔들리지 않았다.
30분의 쉬는 시간.
준비해온 포션;을 다시 섭취했다.
다시 2교시 시험시작.
첫쪽은 언제나 그랬듯이 쉬웠다.
올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루트 표시되고 각도기 달린 자를 가져왔다. -_-;
여전히 쓸모가 없었다.
다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써보려고 발버둥치지 않았다. -_-
8번이 조금 난해하다는 생각을 했고
나머지 문제는 쉽게 풀었다.
문제를 풀면서
\'나만 쉬워라\' \'나만 쉬워라\' 하는 생각을 수십번씩 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남기고 문제를 풀었고
주관식에서 문제를 잘못본 것 하나를 바로잡고
결코 안풀리던 문제를 잡고 끙끙거리던 중
종료를 5분쯤 남기고 해법을 찾아내서 문제를 풀었다.
수학은 아주 유쾌;하게 본 것 같았다.
점심시간.
삼수생은 친구가 없다.
밥은 혼자 먹었다.
그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곳은 오로지 시험을 잘보기 위해 모인 곳.
전교생을 모두 친구로 두고 같이 밥을 먹더라도;; 시험을 못보면 땡;이다.
밥을 먹고 다시 포션;을 섭취했다.
선택과목인 정치 책을 조금보다가 시험에 임했다.
3교시 수탐2 시간.
과탐을 먼저 풀까하다가 과탐 풀기가 싫어서 사탐을 풀었다.
난해한 문제를 대충 체크해두고 한번 풀었다.
이제는 과탐을 풀 차례. 평소와 같으면 난해한 문제에 체크를 해뒀겠지만
그런 것 없이 바로 카드에 칠을 했다.
다시 사탐을 두 번 더 풀었다.
시작 직전에 정치책에서 본 게
3문제 정도 나왔다. 뭐 원래 알던 것이긴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총 4번 사탐을 풀었는데 난해한 문제가 많았다.
답을 정하긴 했지만 찝찝했다.
언어 수리보다 어려운 느낌이었다. 과탐도 어려웠지만 내겐 무효;
다시 쉬는 시간에 포션을 섭취하고; (박카스만도 네 병째;)
시험이 시작됐다.
듣기에서부터 말렸다.
한 문제가 전혀 안들렸다. 소리는 들려오는데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화자의 심정을 맞추는 류의 문제여서
목소리만 가지고 문제를 풀었다. -_-;
외국어가 제일 어려웠다.
언어나 수리 사탐보다도 어려웠다.
문법은 물론이고 4~5문제 정도가 답을 고르기 힘들었다.
뭐 결국 시간이 부족해 대충 답을 정했다.
이번 쉬는 시간에 먹을 포션은 없었다.
어차피 제2외국어 하나도 모르는 것.
그냥 한 줄로 밀 생각이었다.
복도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감독관들이 누가 자살을 했네 나갔네하는 말들을 했다.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았다....
역시나 몇 분 일찍 시험지를 나눠줬고
난 시작종이 울리기도 전에 문제를 다 풀었다.
한줄로 민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풀었다.
잠을 청했으나 포션의 약발로 잠이 안왔다. -_-;;;;
시험장에서 나오니 엄마가 기다리고 계셨다. 잘봤냐는 물음에 대충 얼버무렸다.
난 언제나 \'그냥 그래\'라는 대답을 하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신 것 같다.
계속 묻는 엄마에게 조금 짜증을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은 인터넷으로도 채점이 된다더라...좋은 세상이다.
뷁가는 서버가 폭주였고 타 싸이트에서 채점을 한다.
고3때는 동아일보 홈피에서 답만 써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채점했는데...
이건 답을 다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니 점수가 한꺼번에 뜬다. -_-;
심호흡을 미리 했다.
엄마 아빠는 워낙 긴장하셨는지 안방에 계셨다.
떡하니 뜬 점수 355 감이 안왔다. 다만 수탐2가 97점이었다.
좀 마음에 걸렸다. -_-
다시 분리해서 채점을 해보니 사탐은 68이었다.
썩 괜찮다고 생각했다.
언어는 105점.
수학은 ㄱ ㄴ ㄷ 문제를 틀려서 77점이었는데
다시 풀어봐서 맞으면 열받을 까봐 안 풀고
사탐과 영어도 마찬가지 였다.
사탐은 국사 2점 정치 2점의 감점이 있었고
영어는 문법 3개를 모두 틀렸지만 다른 것을 다 맞아서
76점.
언수사외 점수가 꽤 좋은 것 같았다.
제2외국어도 한 줄로 밀어서 8점; 맞을 것을 예상했는데
풀어서 15점;이나 맞았으니... 거의 두배를 맞췄다고
자랑하다가 -_- 엄마에게 혼이 났다;
친구들과 대충 확인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잘본 것 같았다.
특히나 삼수 내내 나를 이기던 팔씨름왕K군을 내가 누른 것이다.
그 밖에 사람들의 점수를 봐도 그렇게 극단적으로 쉬운 시험인 것 같지는 않았다.
기쁜 마음에 S군을 불러서 술을 가볍게 마시고 집에 들어왔다.
약발을 너무 받았는지 새벽 4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졸지 않은 것만으로도 포션의 효과는 대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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