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설치'는 건데 [1374434] · MS 2025 · 쪽지

2025-10-01 20: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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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의 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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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떠난 지, 5일이 지났구나


나와는 달리 전문대에 입학하고 공장에서 전전하던 나의 형이여, 너는 언제나 내게 아픈 손가락이었지


먼저 연락하지 않는 내게, 항상 친근한 목소리로 명절에 볼 것을 약속했던 네가, 이번에는 침묵을 지키는구나


1년 전 추석 때, 그 새벽에 왜 나는 떠나는 너를 안으며 눈물을 흘렸던 것인가, 연민인가...걱정인가...불안인가...


어미가 술에 취해 죽어갔던 것을 알면서 너는 왜 술에 취했느냐라고 따지고 싶다가도 네게 안기고 싶구나


안온한 일상 속에서 너는 내게 보이지 않았지만, 부재한 일상 속에서 너는 내게 나타나는구나


수고했다. 살아가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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