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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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웃고 있는 내가 수능 날에도 웃을 수 있을지
뒤이은 논술과 면접과 정시 지원에 스트레스 받지 않을지
친척집에 가서 어느 대학이냐고 물어봤을 때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을지
지금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좋은 대학에 붙고
나는 그저 그런 인서울 대학에 들어갔을 때,
예쁘게 차려입고도 친구를 보며 열등감을 느끼진 않을지
올해 본 학원 선생님들을 내년에 보게 된다면 정말 슬플 것 같아
조교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재수는 못해 안해
그건 확실해
그러나 80일의 기적은 있어
공부를 하나도 안 했는데 기적 같이 문제를 다 맞는 게 아니라
진짜 하루도 후회 없이 살았을 때 대학이 바뀌고 인생이 바뀐단 말이야
물론 수능을 친 적 없지만
내 주변 모든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고
매체의 모든 성공한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
나는 진짜 성공하고 싶고
실패할 생각이 없어
전사고 지원했을 때는 내 수준을 몰랐으니까,
오만함이 하늘을 찔러 당연히 떨어졌고
집에서 통학이 힘든 시설 안 좋고 재단에 돈이 없는
사립여고에 배정받았을 때도 묵묵히 다닐 수밖에 없었어
그런 곳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 무리에 끼지 못하고
3학년인데도 그런 애들과 척지고 살게 되었어
왜 난 전사고 지원한 게 쪽팔릴까 정답: 합격도 아니고 불합격이라서
어째서 3년 내내 단 한번도 전과목 1등을 해보지 못했을까
내신 3.9였던 내 친구도 1.2 찍고 장학금 받았는데
난 그보다 좋은 내신으로 변함 없이 못 봤어
그게 너무 한이 되는 것 같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날 옭아매고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이 지긋지긋하고
비리 많고 문제 많고 돈도 없는 고등학교가
성인이 되고나서도 내 기록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
속에서 화가 치밀어 짜증나 분해
그래서 이제 더이상 실패하고 싶지 않아
실패를 너무 많이 겪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니까
더 일어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렇지만 나는 기어서라도 연고대 정문은 뚫겠다 이거야
무릎이 다 까지고 피멍이 들더라도 기어코 가고 말겠다는 거야
엄마 아빠도 날 포기했지만
학교 학원 선생님들도 내 내신으로는 연고대 가기 힘들다 하지만
내가 못하나봐라 내가 못하면 다 못해 수능을 잘 봐서라도 갈거야
난 내 친구들이 나보다 대학을 잘 가는 게 싫어
내가 제일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그럴거니까
나 방학 때 엄청 열심히 했고 다들 그랬겠지만
내가 제일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잘 버텨낼 거야
그래서 나 오늘부터 남들과의 격차를 벌릴거야
엔수생? 반수생? 응원은 하지만 나도 대학은 잘 가야돼
나 내일 5시에 일어난다
그리고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수능날까지 지킬거야
그리고 12시까지 공부하고 집가서 쓰러질게
두고봐
두고봐
정말로
내가 못하면 정말 살 가치가 없는 버러지새끼니까
알아서 수능 보고 논술 보고 죽을게 피해 안주고
근데 일단은 80일은 제대로 할거야
휴대폰 때문에 그지 같아지면 던져버릴거야
외모가 신경 쓰이면 화장품 다 갖다버릴거야
친구가 거슬리면 버리든 버려지든 멀리할거야
나에게 남은 건 공부밖에 없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많지만 지금 해야하는 건 공부고
공부를 못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거란 걸 난 잘 알아
내가 얼마나 의지가 약하고 변덕스러운지 아니까
재수해도 성공못할 느낌이 나 그래서 한 번에 가야되는거야
내가 새내기가 된 내 친구들을 재수생 신분으로 아니꼽게 안 볼 자신이 없거든 전혀 없거든
나 진짜 후회하고 싶지 않아
유약한 성질을 버리고 싶어
부모가 지원할 돈이 있는데 넘치는데 그걸 아까워한다는게
얼마나 치욕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어
내가 안 될 거라고 생각하니까 아까운거지
근데 봐봐 지켜봐 내가 하는지 못하는지
못하면 돈 다 갚고 알아서 사라져줄테니까
그리고 이게 내 마지막 다짐이야 더이상의 다짐은 없어
이젠 오로지 공부만 보는거야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해야만 해 못할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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