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수제자 [1017293] · MS 2020 · 쪽지

2025-08-17 23: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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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216의 수특문학 분석 : 그날이 오면/산상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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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짝짝) 박수로 함께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준입니다.

오늘은 2026학년도 EBS 수능특강 문학편에 수록된 심훈의 '그날이 오면'과 조지훈의 '산상의 노래'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평가원이 EBS 연계율을 높이고 있는 지금, 특히 문학 작품은 단순히 내용을 아는 것을 넘어, 두 작품을 엮어낼 때 어떤 관계 속에서 문제화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학도 결국은 텍스트에 주어진 정보를 정확히 처리하는 능력을 묻는 시험이니까요.




심훈, 「그날이 오면」 분석: 극한의 상황을 통한 정서의 표출


먼저 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봅시다. 이 작품을 읽을 때, 여러분은 단순히 '독립에 대한 염원'이라는 주제만 암기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화자가 자신의 정서를 어떤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가, 그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는 겁니다.

이 시의 구조는 매우 명확한 조건문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If P), 나는 이렇게 하겠다(Then Q)'. 여기서 P는 '조국의 광복'이라는 사건이고, Q는 화자의 행위입니다.

  • 1연: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 자, 여기서 '삼각산'과 '한강물'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죠. 우리 민족을 표상하는 개체들입니다.

    • 이들이 춤을 추고 용솟음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즉 초현실적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그날'이 가져올 기쁨의 크기가 얼마나 엄청난지를 보여주는 겁니다.


  • 2연~3연: 여기서부터 화자의 태도가 본격적으로 드러납니다.

    •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여기서 우리는 화자의 정서가 단순한 기쁨을 넘어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학적 행위'와 '자기희생'을 통해 기쁨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머리로 종을 받고, 가죽을 벗겨 북을 만드는 행위는 모두 극단적인 육체의 파괴를 동반합니다. 하지만 화자는 이를 '기뻐서 죽는다'고 표현합니다.


스키마로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원인] 그날이 옴 → [결과] 초현실적 기쁨 → [구체적 행위] 자기 파괴적 희생 (머리로 종 치기, 가죽 벗겨 북 만들기) → [궁극적 정서] 한(恨)의 소멸

이처럼 이 시의 화자는 '그날'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육체적 고통과 소멸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격정적이고 의지적인 남성적 어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지훈, 「산상의 노래」 분석: 정적인 관조를 통한 희망의 발견


이제 조지훈의 '산상의 노래'를 봅시다. 이 시 역시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지만, '그날이 오면'과는 그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 1연: "높으디 높은 산마루 / 낡은 고목에 못 박힌 듯 기대어 / 내 홀로 긴 밤을 / 무엇을 간구하며 울어 왔는가."


    • 화자는 '산마루'라는 탈속적 공간에 있습니다. '긴 밤'과 '울어 왔는가'라는 시어를 통해 과거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회상하고 있죠. 시간 범주가 과거에서 시작됩니다.


  • 2연~4연: "아아 이 아침 / ... /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


    • '아침'과 '종소리'는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청각적, 시각적 이미지입니다. 화자는 이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며 내면의 변화를 겪습니다. "시들은 핏줄"이 생기를 되찾고, "어둠 속에 나래 떨던 샛별"은 숨으라고 합니다. 이제 더 밝은 '햇살'이 왔기 때문이죠.


  • 5연~6연: "새들 즐거이 구름 끝에 노래 부르고 / 사슴과 토끼는 / 한 포기 향기로운 싸릿순을 사양하라."

    • 자연물들이 서로 양보하고 조화를 이루는 모습입니다. 이는 화자가 소망하는 새로운 세계의 모습이 **'조화와 평화'**임을 보여줍니다. '그날이 오면'의 역동적이고 투쟁적인 세계관과는 대조적이죠.


  • 7연: "내 홀로 서서 / 무엇을 기다리며 노래하는가."

    • 시작과 끝이 수미상관 구조를 이루며 질문으로 끝납니다. 과거의 울음이 미래에 대한 기다림과 노래로 바뀌었죠. 이는 정적이고 관조적인 태도로 희망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의 스키마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 긴 밤 (고통, 울음) → [현재] 아침 (새 시대 도래, 종소리) → [내면의 변화] 어둠 극복, 생기 회복 → [소망하는 세계] 자연의 조화와 평화 → [미래] 기다림과 노래




자, 그럼 두 작품을 비교하며 문제 출제 포인트를 짚어봅시다. 

평가원은 두 작품을 주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는 문제를 좋아하죠.


  1. 화자의 태도 및 어조 대비

    • '그날이 오면': 격정적, 의지적, 남성적, 자기희생적, 동적(動的)

    • '산상의 노래': 관조적, 희망적, 여성적, 평화적, 정적(靜的)


  2. 공간의 상징성

    • '그날이 오면': 종로, 육조 앞길 등 역사적, 현실적 공간이 중심입니다.

    • '산상의 노래': 산마루라는 탈속적, 이상적 공간이 중심이죠.


  3. 시간 의식과 4범주: '양상'

    • '그날이 오면'은 미래의 특정 시간을 가정('~오면')하고 그에 대한 의지('~리라')를 드러냅니다. 


    • 4범주 중 '양상'에서 가능태와 당위를 강조합니다.


    • '산상의 노래'는 과거('~왔는가')에서 현재('~이 아침')를 거쳐 미래('~기다리며')로 나아가는 시간의 추이를 보여줍니다.


결론적으로 문학 작품을 감상할 때도 여러분의 주관적 느낌에 의존하면 안 됩니다. 

텍스트에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화자의 태도, 정서, 상황의 논리적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EBS 연계 작품일수록 이런 구조적 분석과 비교 대조 능력이 변별력을 가를 겁니다.

쟁점 잡고 구조 파악. 박수로 마치겠습니다. (짝짝)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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