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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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술독에 빠져살다 100만년만에 쓰는 글이다.
9/1부터 개강해서 32학점을 들어야 하지만 그 심란함이 어찌 수능을 앞둔 사람만 하겠는가.
8월의 더위가 한풀 꺾였다.
그 말은 날이 선선해지면서 나갔던 정신이 돌아와 좆됬다는 비보를 전하는 시기가 찾아왔음을 뜻한다.
사실 이맘때 쯤이면 스스로도 올해 결과를 안다.
안타깝게도 100일의 기적따위는 너에겐 일어나지 않는다.
이시점부터는 조언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
차라리 심리치료나 아로마테라피가 더 효과적일거다.
그러니 공부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앞으로 어떤 자세를 취하는게 좋을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1. 하던 거나 해라
새로운 책을 추가하거나 마지막에 선생이나 인강에서 숨겨진 비기를 전수받아 파멸적인 상승을 하겠다는 기대 자체를 하지 마라.
이 세상엔 편법으로 성공한 사람보다도 말아먹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실모나 많이 풀면서 시간배분 연습외에는 뭘 하려고 하지 마라.
너가 뭘 해야하는지는 아마 수능 다음날의 너가 가장 잘 알거다.
그때를 상상하며 뻘짓거리를 하지 말자. 오르비 포함이다.
2. 대학은 생각보다 큰게 아니다
나도 수능 칠때는 대학이 이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건줄 알았다.
수능 치고 1년만 지나면 이게 얼마나 아무것도 아닌건지 뼈저리게 느낀다.
지금은 21세기다.
한강의 기적은 끝난지 오래고 우리세대에 새로운 기적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우리 부모세대처럼 대충 대학 졸업해서 대충 일하면 딱 도태되기 십상이다.
심지어 의사같은건 지금이나 철밥통이지 내가 보기엔 10년, 길어야 30년 안에 개차반될 확률이 높아보인다.
우리들이 경쟁할 상대는 우리 옆의 모지리들 뿐만 아니라 gemini, chat gpt, grok 같은 인류 지성의 결정체들도 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발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면 딱 굶어죽기 좋다.
3. 주변 말 듣지 말라
수능끝나고 일반인의 삶을 살기 시작한지 어연 3년째다.
보통의 사람들을 관찰해본 결과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로 가득 차 있다.
학교 밖은 더 병신같은 작자들로 가득 차있지만, 이해하기 힘들테니 예시를 들어주겠다.
공부해야된다면서 손은 핸드폰을 들고 있는 학생
스터디카페에서 해야될건 안하고 뻘짓거리만 하고있는 학생
기숙학원까지 기어쳐들어와서 밤에 핸드폰 몰래 하다가 아침에 쳐 조는 학생
남들보다 좋은 대학 가고 싶다면서 쉬는시간은 알차게 즐기고 친구들과 노닥거리길 좋아하는 학생
쪼끔 힘들다고 여자 뒤꽁무니 남자 뒤꽁무니 쫒아다니는 학생
(개인적으로 이 부류가 최악이라 생각한다.)
다 정답들은 알고 있지만서도 그냥 안한다.
더 최악인건 정도를 걷는 사람을 보면 반성은 커녕 그 사람을 까내리기 일수라는 거다.
안심해라. 인간이란 종족은 태생이 천해서 이런 부류가 대부분이다.
이렇기에 할것만 잘 해도 90%의 인간은 쉽게 재낄 수 있는거다.
너를 까내리는 작자들에겐 엿이나 쳐먹으라고 하고 갈길을 가라.
4. 정확한 시각을 가져라
3번하고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멍청이들이 통계에 들어오니 인간을 대상으로 한 통계는 사실 굉장히 편향된게 대부분이다.
강사들이 이런말 하는거 쉽게 들어봤을거다.
'어짜피 알려줘도 안해요' - 90% 이상의 인간이 실제로 알려줘도 안한다.
그럼 수능은 어떨까?
내가 아무리 잘 쳐줘도 백분율 100%~80%는 공부를 제대로 해본적도 없다.
너가 경쟁할 상대는 그 20% 안에서만 있다.
그 안에서도 멍청한놈, 평범한놈, 똘똘한놈이 나뉘는데,
나는 너가 평범하기만 해도 조금의 노력을 곁들이면 1등급을 맞는것정도는 세상 쉬운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등급은 전체의 4%니 전체의 2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0%에 달한다.
세상의 어떤 일도 너가 상위 20% 안에 든다고 인정해주지 않음을 명심해라.
이 외에도 생각보다 어떤 일의 상위 1% 안에 드는 일에는 거품이 굉장히 많이 껴있음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널럴해 보이는 것에도 계산을 잘 하고 들어가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마크 큐반 아저씨는 사업pr을 하는 사람이 '전체시장의 1%만 되도 엄청난 규모입니다' 같은 소릴 하면
바로 투자를 철회한다.
코카콜라의 신생 기업을 방해하는 팀은 왠만한 중견기업급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세상에 정말 수많은 거짓말들이 있고 아주 조금의 의심하는 눈을 가진다면 너의 기반마저도 얼마나 모래 위의 성이나 다를게 없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주변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 안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말이나 참고하는거지 대부분 사람들의 의견은 손흥민한테 축구로 훈수두는 아저씨의 말이나 다를 게 없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다 한것 같다.
물론 나도 애새끼다.
해봤자 몇번의 알바 경험과 몇개월의 대학 수업, 방구석에서 생각한것 말고는 나도 별볼일없는 생을 살아왔다.
몇년간 심한 우울증을 앓아왔고 중증의 염세주의자다.
서툰 감정표현과 어수룩한 대인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용기내어 글을 쓰는 이유는 나같은 인간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위안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한다.
난 또 길고 긴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 여행의 종착지가 어디가 될지는 감도 못잡겠지만 뭐가 됬든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여러분도 행복하길 바란다.
여러분의 여행 또한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글귀로 마치겠다.
see you at the top because the bottom is too crow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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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요. 빈말이 아니라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도 잘 읽고 갑니다. 뭔가 사는 건 별로 쉽지도 즐겁지도 않긴 하지만 선생님도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행복하긴 자기 나름대로 같습니다.
당신또한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