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연 [1402649] · MS 2025 · 쪽지

2025-08-02 00: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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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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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40분 거리에 살았었거든

학교가 자사고라 우리 지역 각곳에 사는 애들을 다 봉고차로 태워서 등교시켜줬었지


근데 고3은 센치한 시기거든


언젠가부터 좁아터진 봉고를 타는 게 단단히 질려버려서

학교를 걸어가기 시작했음

그렇다고 등교시간 맞춰서 가면 출근하는 아저씨들이랑 발을 맞춰야 해서 싫었고...


매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나오면 말야

해뜨기 직전의 어두움과 밝음이 뒤섞이고 

사람 하나 없는 조용한 거리에 주인공처럼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어


그렇게 높이 치솟은 육교를 오르고

사람 하나 없는 바닷가를 걷고

분주히 장사를 준비하는 분식집을 지나치다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벅차오름이 나를 하루내내 꽉 붙잡았지


돌아가고 싶다


돌이켜보면 언제나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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