펨코 포텐 간 심찬우 쌤을 변호해 보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4092191
https://www.fmkorea.com/best/8727371562
자 우선 이 글에선 심찬우 쌤의 최근 쇼츠의 내용이 문제라고 하면서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말에 '남을 공격하지 말라'라는 심오한 뜻을 추가하지 말라는 주장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QGaz14vSIV8
정말 그럴까요? 저는 심찬우 선생님의 말도 충분히 타당하다고 봅니다.
일단 표준국어대사전을 봅시다.
'가시가 돋다'는 "공격의 의도나 불평불만이 있다"를 뜻하는 관용구입니다.
흠 너무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하려나요? 고작 한 세기 전인데 이러한 표현이 없었을까요? 그것도 관용구인데? 관용구는 기존의 사전에서 올려진 경우를 가져온 것이므로(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편찬 백서 참조) 적어도 20세기까지는 무리 없이 소급 가능합니다. 20세기 신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보입니다.
三代(삼대)(177) 1931.07.22 조선일보 4면 생활/문화 (소설)
어머니 【39】 1937.05.17 조선일보 4면 생활/문화 (소설)
記者席(기자석) 1957.04.01 경향신문 1면 정치 기사(뉴스)
등이 있습니다. 기사뿐 아니라 소설에도 '가시가 돋치다'와 같은 표현이 쓰였으니 20세기 초중반에도 퍽 일반적인 표현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 '가시가 돋다'는 '口中生荊棘'을 번역한 문장이니 한국어의 고유한 표현으로 설명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역시 타당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문 표현이니 먼저 중국을 봐 볼까요?
중국에서 제공하는 汉典 중중 사전에서 '带刺(가시를 지니다)'를 검색해 보면 그 의미가 '谓含有讥刺意味'와 '语中有讥讽的味道'가 나옵니다. 각각 '빈정거리는 뜻이 담겨 있음'과 '말 속에 빈정거리는 뉘앙스가 있다는 뜻'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라 되게 비슷해 보이지 않나요?
일본도 봐 봅시다. weblio.jp라는 일일 사전에서 "棘のある(가시가 있는)"를 검색해 봅시다. "意地の悪い感じや、冷淡できつい感じなどが、言葉や態度などから感じられるさまなどを意味する表現。「トゲがある」も同じ"으로 풀이되고, 그 뜻은 "말이나 태도 등에서 의도적으로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 느껴지는 상태를 뜻하는 표현이다. "トゲがある"(가시가 있다)도 같은 의미이다."입니다.
어라라 일본에도 '가시가 있다'가 상대방에게 차가운 또는 공격적인 말투를 나타낼 때 쓰이네요? 음... 다시 원문으로 돌아가서 "口中生荊棘"을 직역해 봅시다.
口中: 입 속, 입 안
生: 자라다, 생기다
荊棘: 가시나무, 덩굴가시
원문에 '棘(가시)'이 쓰였는데 이는 일본이든 중국이든 우리 한국이든 공통적으로 '공격적인 어투/말'을 의미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쓰이네요. 그렇다면 동아시아권에서 공통되게 나타나는 심리로 만들어진 표현이 아닐까요?
이상 심찬우 쌤 변호 끝
)추가
좀 대충 쓴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시간이 그닥 많진 않았어서
다만 '荊棘'이 비유적 표현으로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뜻하는 것은 사실이고 또 제가 말한 것은 荊棘이 아니라 棘에 해당하니 원문에서까지 반드시 한국의 '가시가 돋다'를 연상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현재 한국에서 '책을 읽지 않으면 가시가 돋는다'라는 표현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가시가 돋다'는 표국대에서도 '공격의 의도나 불평불만이 있다'로 풀이되므로 심찬우 선생님처럼 해석하는 것을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심찬우 선생님의 설명만이 무조건적으로 맞다고 보는 태도도 지양되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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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부타 님의 댓글은 타당한 지적입니다.
https://orbi.kr/00074092449#c_74093123
이 댓글에서도 제가 언급했듯 '가시가 돋다'는 주로 관형절로 쓰이고 또 부사어와 함께 쓰이지 않습니다. 관용구는 특정 형태로만 쓰인다는 점에서 없는 부사어를 추가하는 것은 제 게시물의 설명에 있어 난점이 될 것입니다
키야 첨예하게 대립되는 반박 재밌네요잉
1949.02.12 경향신문 3면, 1959.09.14 조선일보 4면에서 '입안에 가시가 돋치다'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외에도 여러 20세기 자료를 보면 보통 그 표현의 자세한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고 단순히 독서를 해야 한다는 교훈으로만 설명합니다. 하나 재밌는 표현으로는 이를 "독서를 하지 않으면 머리가 호려진다"라고 풀이한 기사인데 이 역시 독서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금방 속임을 당한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판단 능력이 덜해진다라는 경고성 메시지일 것입니다.
이를 정확히 해석할 길은 딱히 없을 것입니다. 원의가 펨코의 게시글의 주장대로 가시가 힘듦을 의미한다 하더라도(가야금이 설명이 어려우므로) 그러한 의미가 존재하는 관용구 '가시가 돋다'에 영향을 받아 심찬우 선생님의 설명대로 해석될 여지도 존재합니다. 일종의 유추죠. 그리고 원문이 번역될 때 의미가 완전히 똑같지 않을 수도 있고요
이러한 맥락의 '돋다'는 부사어를 요하는 서술어이고 '가시'는 '말'의 비유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사실 전 '돋다'에 포커스를 주고 싶습니다. 生은 흔히 '생기다'로 번역됩니다. 1949.03.09 경향 1면과 1972.09.28 경향에서는 生의 일반적인 번역 양상을 따라 '입안에 가시가 생긴다'로 씁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사나 자료에선 "돋다"라는 표현을 쓰죠. 물론 '돋다'의 의미상 '가시'와 어울리기에 이 서술어를 썼을 것이지만 원문의 표현이 '말/입'과 관련된단 점에서 관용구의 존재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요?
다만 1996.11.20 한겨레 11면에는 "말할 사람이 없어서 입에 가시가 돋칠 지경이었어요" 같은 문장이 보입니다. 1991.11.05 한겨레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보이죠. 왠지 '입안이 근질근질하다' 같은 뜻으로 읽히는데 이는 펨코든 심T든 설명이 안 됩니다.
사실 이것처럼 언어는 다양하게 쓰입니다. 같은 표현일지라도 맥락에 따라 그리고 시대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받아들여지죠.
너무 규범주의적인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무엇이 더 적절하냐의 영역은 가릴 수 있겠으나 저는 뭐 둘 모두 충분히 가능한 설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학에 있어 틀렸다!, 잘못됐다! 등의 표현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당신이 규범주의 언어학자가 아닌 이상 말이죠. 사실 극심한 규범주의 기관인 국국원이 '잘못'이란 표현을 화살표로 바꾼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초판의 방식[~의 잘못]은 규범을 명확히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지 만 비표준어에 해당하는 말이 무조건 잘못되고 가치가 없는 것이라는 오해를 줄 여지가 있었다. 사전에서는 좀 더 중립적인 표현을 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 하여 →로 바꿔 제시한 것이다." 국립국어원
언어에 있어 잘못을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주의에서 그렇죠. 어떻게 해석하든 언중의 선택일 뿐입니다. 제가 찾아본 바 심T처럼 설명하는 건 2000년대 초 블로그나 기사에서도 보입니다. 물론 더 이전에도 그러한 해석은 존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펨코식의 설명이 "잘못 알고 있는 뜻"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심T의 설명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반대로 펨코 글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심T의 설명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하기도 어렵죠
그러니 이 댓글로 하고자 하는 바는 단정하지 말자!입니다
1955.10.05 경향신문 1면의 발언은 좀 특이하다고 생각됩니다. "두 번 이상 발언을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표현은 얼핏 보면 '입안이 근질근질하다"처럼 해석되기도 하나 뒷문장을 보면 '가시가 돋다'가 부사어와 함께 쓰이면서도 '트집을 잡다', '차가운 말을 하다' 정도로 받어들여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아마 이러한 맥락에서도 쓰였기에 심T의 해석 같은 설명이 꽤 널리 퍼진 듯합니다. 밑의 댓글에 의하면 교과서에서도 비슷한 설명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찾아보니 이러한 해석이 꽤 일반적인 것 같다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다만 이러한 예시가 많지 않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한票(표)」로부터 나오는 힘
1991.06.21경향신문5면정치기사(칼럼/논단)
"입안에 가시가 돋아날 만큼 힘이 난다"라는 표현은 정확히 무슨 의도로 한 말일까요? 그런 말을 되뇌지 않으면 남을 공격할 만큼 힘이 난다? 아니면 그런 말을 되뇌지 않으면 입이 너무 답답할 만큼 힘이 난다?
나와良書(양서) (1) 月灘(월탄) 朴鍾和(박종화)
1972.09.28경향신문5면생활/문화기사(칼럼/논단)
여기서 "빽빽하다"는 "소견이 좁아서 소통(疎通)스러운 맛이 없다."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큰사전에선 이렇게 정의되었고 수정증보조선어사전에선 '소견이 좁다'로 정의되었습니다. 이 기사는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를 '지식이 없어 입 안이 빽빽해진다' 즉 '지식이 부족해 어떠한 일에 생각이나 의견을 넓게 가지 못하게 된다' 정도로 보는 듯합니다. 여기서는 펨코식의 설명과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다양한 수용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네요
저는 심찬우 선생님을 이해합니다. 국어강사란 입장이고 학교문법은 규범주의기 때문에 언어에 있어 정오를 따질 수밖에 없지요. 아마 이러한 태도가 몸에 밴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맞춤법과 같은 맥락으로요.
그렇지만 관용 표현은 보다 자유롭습니다. 비유 같은 것은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에 의미가 확장되거나 전환되기 쉽죠.
이 논란은 아마 원의가 무엇이냐로 확장된 것 같은데 어차피 명확히 결론을 내리긴 어려울 듯합니다. 현재 언중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이겠죠
물론 잘못 알고 있는 것을 교정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언어란 사회공동체의 합의이기에 관용표현(비유적 표현)까지 규범을 논해야 하는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논란이 없을 만한 관용구면 모르겠는데 이건 그 정오를 따지기 까다롭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화제가 된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도 같은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하든 상관없다고 보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펨코의 해석이든 심T의 해석이든 그 속의 의미는 책을 읽으라는 교훈입니다. 그 설명법이 너무 난데없지만 않다면 두 견해 중 뭐가 됐든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심찬우 선생님과 펨코의 작성자분께 올립니다
엥 아니 근데 저거 교과서에도 나왔던 내용같은데
가시가 돋아서 남을 공격하게 된다고
기분탓인가 초딩 때 배웠는데
정확히 책과 관련된 맥락이었나요 아니면 '말'과 관련된 맥락이었나요
책을 안 읽으면 말을 날서게 한다 이런 내용이었어요
너무 옛날이라 기억은 잘;;
오호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역시자네야
이건 속담도 아니고 안중근 의사께서 주석을 따로 덜아두신게 아니라 딱 그것만 써 두셔서 아마도 해석하기 나름인듯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어로 옮겨진 "가시가 돋는다"라는 부분에서는 두 견해 모두 타당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넷에서 3년 주기로 한 번씩 일어나는 격식 있는 커뮤니티간 토론이네요
아 그게 심찬우 쇼츠구나
저 말의 해석이
1. 책을 안 읽으면 답답하다
2. 책을 안 읽으면 남에게 나쁜말을 하게 된다
로 나뉘는 상황에서
펨코글 저 부분 보면 일단 1의 의미는 확정적으로 들어간 거 같고, 안중근님이 펀치라인 느낌으로 2로도 해석되게 쓰셨을 수 있다고 생각함
근데 심찬우는 1로 아는 사람은 잘 모르는 거다. 2가 맞다 < 이런 느낌으로 말을 해서 말이 나오는 듯?
2라는 해석도 있다~ 라고 했으면 별 말 안 나왔을 거 같은데
같은 생각입니다. 태도가 너무 단정적이었습니다
ㄹㅇ
솔직히 욕먹는 이유가 특유의 나만맞다는 태도때문이라고 생각
학벌은 솔직히 강민철도 그렇게 좋진않은데 까진않잖음
별개이긴한데 심찬우 광고좀 그만보고싶다 ㄹㅇ지겨움
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