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박멸기 [635179] · MS 2015 · 쪽지

2016-01-03 22:37:40
조회수 8,832

+1을 결심하신 모든 분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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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대부분의 기숙학원까지 입소가 완료됨과 동시에 이젠 웬만한 재종반은 2017수능을 향한 커리를 시작했는 것 같군요. 이에 덩달아 +1을 결심하신 모든 분들도 저마다 아픔의 씨앗으로 희망의 줄기를, 희망의 줄기로 결실의 열매를 맺기위해 남다른 각오로 새로운 출발을 했을테지요..

문득 현역 때가 생각나네요..ㅋ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오른쪽 주머니엔 현역의 패기, 왼쪽 주머니를 가득 메웠던 근거 없는 자신감,그리고 가방을 메꿔야할 책들 대신에 넣은 것이라곤 한 바가지의 겉멋..

그렇게 해서 친 제 첫번째 수능...결과는 참담했습니다.

패기로 뭉친 저는 보기좋게 1교시부터 패망의 징조를 보이더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 '근거 많은 ㅈ살감'으로 바뀌는 데엔 8시간 남짓의 시간이면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성적, 처음 느껴보는 세상의 매정함...그리고 비로소 밀려 들어오기 시작하는 후회까지
...정말 그땐 모든게 싫었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치켜세웠었던 저 자신마저도 싫었습니다. 자신감마저 땅에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나마 셤 망친 주제에 자존심만큼은 살아있었는지 정시원서 3장은 원하던 곳에 과감히 썼지만, 돌아온 것은 찢겨진 제 자존감과 기대뿐

이렇게 정의구현을 실현당했던 현역 인생..
제 짧았던 스토리였습니다.

그 후의 일은...뭐 예상하시다시피 +1이었습니다....

한 해를 더 할때의 과정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오로지 기억나는 거라곤 찌그러진 자신감과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친 온갖 발버둥, 그리고 수능 후 얻은 합격증 한 개 뿐 인것 같네요.. 워낙 정신없이 지나간 일년인 듯 합니다.

누구 못지않게 수능실패의 기분을 잘 아는 만큼,
+1확정 당시 겪으셨던 여러분들의 패배감이나 좌절감을 매우 잘 이해하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려는 여러분들의 굳은 결심에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지금의 과정이 쓰디 쓴 이유는 과정 끝에서 오는 열매가 달고 달기 때문입니다.

17수능 수험생 여러분들 모두 ㅎㅇ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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