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칼럼] 특성화고 수학 17점에서 연세대까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900576
안녕하세요, WorkFlow 팀 Adam입니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직업탐구 공부법, 문제 분석, 교재 추천에 들어가기 전, 오늘은 특성화고 수학 17점에서 연세대학교에 입학하기까지,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1 두 번의 실패, 그리고 보이지 않던 미래
저는 공부와 거리가 먼 학생이었습니다. 초, 중학교 내내 프로야구선수를 꿈꾸며 야구를 했습니다. ‘야구만 잘하면 공부를 안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매 시합마다 계속되는 실책과 그로 인한 선배, 코치님들의 질책 속에서 좋아하던 야구공이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부상을 핑계로 도망치듯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현실을 피해 PC방을 전전하던 시절, 문득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예고 입시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불합격. 그렇게 17살에 ‘두 번 실패한 낙오자’가 되었습니다.
한동안 잠만 자며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고 무기력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2 공부가 내게 남은 유일한 것이었을 때
앞이 보이지 않던 무기력함 속에서 문득 정신이 들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모든걸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너무나도 죄송했거든요. 정신을 차려보니 고1 2학기 기말고사 3일 전. 처음으로 제 의지로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토록 싫어했던 공부가 제게 남은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졌습니다.
밤을 새워 공부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뿌듯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습니다. 더이상 ‘잉여인간’이 아닌, 주체적으로 삶을 사는 ‘인간’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공부에 모든것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SKY에 가야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입시 제도도, 세상도 잘 모르던 저는 ‘지금부터 모든 시험에서 전교 1등 해서 SKY에 가겠다’는 무모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첫 시험, 고2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많은 밤을 세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중위권이었습니다. 절치부심하여 더 열심히 준비한 기말고사에서도 여전히 중위권. 오버워치 경쟁전 돌리러 가자며 졸음을 참으며 공부하던 저를 PC방으로 꼬시던 친구가 저보다 성적이 높았을 때, 세상이 미웠습니다.
집에 돌아와 “엄마, 왜 나는 안 돼?”라며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그 막막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3 국어는 4등급이라며? 병X~
그렇게 고2 1학기 내신까지 중위권으로 마감했으니, SKY에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정시였습니다. 제가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에는 정시 모집 비율이 역대 최저였던 시기라 주변 모두가 '적당히 인서울 하라'며 수시로 대학 갈 것을 권했지만, '적당한 인서울'은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SKY에 너무나도 가고싶었거든요.
저는 제 실패의 원인이 '공부량'이 아닌 '공부 방법'에 있음을 깨닫고 공부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단 하루도 놀지 않고 매일 공부한다.’는 다짐과 함께 수능에 모든걸 걸기로 합니다. 실제로 9월 모의고사를 치룬 날을 제외하면 매일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성적은 제 마음처럼 오르지 않았습니다. 3-4등급의 벽은 너무나도 견고했고, 'SKY에 가겠다'는 제 목표는 주변의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였습니다.4월 모의고사에서 국어 4등급을 받았을 때, 한 친구가 다가와 뱉은 말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국어는 4등급이라며? 병X~"
알게 모르게 무시당하고, 그럼에도 치열하게 공부하던 7월에는 결국 몸에 탈이 났습니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로 면역력이 무너져 결핵 확진을 받았습니다. 독한 결핵약 때문에 전보다 더 피곤하고 집중도 되지 않았지만, 'SKY에 가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9월 모의고사까지 전 과목 3등급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매일 주어진 일을 해나가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10월 모의고사 날, 기적처럼 성적은 폭발했습니다.
전 과목 1등급.
'성적은 계단식으로 오른다'는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공부란 무작정 양으로 들이박는게 아닌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유일한 왕도였습니다.
#4 특성화고 후배님들께.
제 이야기를 읽으며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는 단순히 ‘노력하면 된다’는 뻔한 말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입시는 때로 외롭고, 더 많은 편견과 싸워야 하는 길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였습니다. 무작정 들이받는 공부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과 효율적인 방법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저를 연세대로 이끈 열쇠였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후배님들에게, 제 이야기가 ‘할 수 있다’는 작은 확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제가 숱한 실패 속에서 뼈저리게 느낀 공부 방법과 직업탐구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팁과 자료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orkFlow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벡터의 내적이 뭘까.. 0 0
일단 그냥 받아들여야 하나..
-
[주식] 스페이스X.. 올해 사야겠니?...
-
마지막 글이 40분 전 1 0
ㅜㅜ
-
Manus ai 갸꿀 2 0
아니 매달 3만원만 내면 전문가급 앱 하나를 뚝딱 만들어준다고?
-
개가치 숙면 1 0
크어어어
-
작년에 5월인가 부터 지구과학 공부 시작해서 9평 1컷 받고 수능 45점 2등급...
-
다들 자나 4 2
나약하군
-
치타는 달린다 1 0
이제진짜 안달리면 좆돼
-
다녀올게라는 말이 좋아 6 0
그냥 간다는 말보다는 말야。 왜냐면 이건 다시 내곁으로 온다는 의미니깐 그러니...
-
수신까지 4시간 30분 2 0
일단 자야겠다 후딱...
-
새르출석체크비 6 1
-
잘게요 3 1
꿈속에선나도서울대생
-
문제들이 0 0
결과를 주고 원인을 추측해야 하는 형식이니 어려운거같음
-
안 주무시는 분 2 0
..
-
순수문학이 진짜 문학인데..... 뭔 맨날 일제 타령 625 타령 산업화 타령 좀...
-
나도 뱃지가 나왓다 1 0
ㅎㅎ
-
피고지는 0 0
마음을 알아요
-
축구부 들어가고싶다 2 0
운동 안하니까 건강 박살남
-
왜이렇게 영어가 안오르지 3월부터 꾸준히 했는데 계속 의문사당함 팁좀 주세요들
-
무조건탈출해야겠다 10 3
연구직을 하더라도 의치한약수를 가서 해야지 복전해도되고
-
아 그냥 0 0
누워있으면 합격증이 뚝 떨어졌으면
-
공부시간 14시간 넘어서부터는 점점 머리에 지식이 안들어오는게 느껴짐 24시간 내내...
-
사탐 격일 어떤가요 0 0
하시는 분들 효율 어떰?
-
심리학과는 뭐하는 학과인가요? 6 0
-
요즘엔 이거함 1 0
이거 다끝내면 적백이래
-
근데 꿈은 꿀수있는거지 2 1
나는 원래 메타인지가 박살남
-
사설모의 치기 전에 잠 1 0
7시간은 무조건 자고 가야겠다 생각보다 영향이 매우 큰것같음 밥+ 잠 둘다 챙기는게...
-
수특 언제 풀어야해요? 1 0
아직 기출 10개년치도 다 못 돌렸는데 한 번 다 돌리고 푸는 기 좋으ㄹ까요?...
-
왜 수능만 끝나면 저렙노프사들이 성적표 들고오는지 체감이 되는 것 같음
-
시간별 과목 1 0
님들은 시간별로 공부할 과목을 정해놓고 공부하시나여? 지금까지 그런거 없이...
-
시발 내가 물천을 어케감 4 1
걍 대충 전전가서 먹고살아야지
-
반수생 연애 고민 0 0
현역때 연애하다가 수능망쳐서 지방대 다니다가 재수해서 인가경라인 왔는데...
-
안자는 사람 10 0
손
-
문과로튼다면 7 0
경영 정치외교 심리 중에 하나를 갈듯
-
1도모르는 공대 수학과 물리학과 이런곳가면 정신병도질듯 계약학과도 붙여만주면...
-
한국에 노벨상을 가져와야겠다 1 0
삶의 목표
-
설물천 가겠습니다 3 1
우주를 보며 살래요
-
왜 4수 5수 하는지 알거같음 0 0
대학 가서 친구도 없이 찐따처럼 사는게 n수하는거 보다 더 고통스러움.. 시발!!!!
-
가형이랑 지금 중에 2 0
머가 더 어려워요? 미적 기하 확통 다 각각이욤
-
자러가야죠 1 0
오르비 굿밤!
-
진짜 f인버스 그리면 됐는데 그냥 귀찮아서 직선을 y=x 대칭 시켜서 관찰 했음...
-
저점이라생각했을때가고점일지 1 1
아니면레알저점이라앞으로오를일만남은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게 참 두렵다 결국...
-
담배 그만 피셈 0 0
ㅇㅇ 이거 하나도 못끊어?
-
시대 지구 커리 0 0
시대 박선t, 이신혁t 커리 좀 알려주세여ㅠㅠ 시즌별로 뭐하나요? 현재 엄기은 듣고...
-
작수 21번 현장에서 푼 풀이 0 0
거의 6개월만에 다시 풀었네요...ㅋㅋㅋ 이거 때문에 시험 말렸어서 보기 싫었음...
-
6모 딱기다려 1 1
아임레디
-
돈 벌고 싶다 2 0
AI가 돈 넣으니까 못 하던 일도 잘 하네 학원 알바 면접 2번 봤는데 2번 다...
-
선형대수 개같음 0 0
개념량이 너무 많음 비유를 하자면, 고등학교 수1, 수2, 미적 전체의 개념을 난생...
-
님들님들..!! 2 0
-
정시 ㅇㄷ까지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사교육 일절 받지 않은 노베 고1이 성실하게...
직업탐구를 준비하고 있는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글 정말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Adam님 만큼 독하게 공부할 자신은 없지만...
글에서 강조하신 것처럼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공부하겠습니다.
정성스러운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