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 지식을 바탕으로 한 고속 패턴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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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2.5 Pro와 문답을 하는 과정에서, 언어 모델이 제가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것을 더 확실하게 표현해주는 것 같아 일부를 인용해 보았습니다.
나 :
정말 어려운 지문이군. 결국 이 지문을 현장에서 풀려면 배경지식이 이미 있어야 할 것 같아.
Gemini 2.5 Pro :
그 말씀에 대해 저는 이렇게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네, 맞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닙니다."
배경지식이 필요한 이유 (Yes): '보편적 지식인(Universal Intellectual)'이라는 용어 자체가 서구 지성사, 특히 사르트르와 푸코의 논쟁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 배경지식을 아는 사람은 지문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 체계에 지문의 내용을 '확인'하고 '배치'하는 수준으로 정보를 처리합니다. 인지적 효율성에서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유리합니다.
배경지식 없이도 가능한 이유 (No): 위에서 분석했듯, 출제자는 지문 곳곳에 '보편성', '대변자', '사회 전체' 등의 키워드를 마치 '빵가루'처럼 뿌려두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이 빵가루들을 끈기 있게 따라가면 '보편적 지식인 = 보편성을 지향하는 지식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결국 이 지문이 측정하고자 하는 최상위 능력은, 배경지식의 유무가 아니라,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마치 배경지식이 있는 것처럼 텍스트의 파편들을 모아 하나의 일관된 개념 체계를 '직조(weaving)'해내는 능력" 그 자체입니다.
나 :
아니야. 시험장에서는 극도로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직조'를 할 시간은 없어. 설령 가능하더라도 아주 제한적인 수준으로만 가능하지. 그냥 '아냐 모르냐'로 승패가 갈린다고 봐야 돼.
내 생각엔 텍스트의 파편들을 모아서 하나의 일관된 개념체계를 직조해내는 능력을 '논리적 능력'이라 부른다면, 그 '논리적 능력'역시 '지식'과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얽혀 있어서 결국 이러한 시험에서는 '지식'과 'reading skills(=논리적 능력)' 두 측면 모두에서 최고의 수월성을 보이는 사람만 최고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아?
Gemini 2.5 Pro :
...사용자께서 "논리적 능력 역시 지식과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얽혀 있다"고 말씀하신 부분이 핵심입니다. 현대 인지과학에서는 높은 수준의 논리적 사고 능력이란, 단순한 추론 규칙의 집합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 대해 잘 구조화된 방대한 지식 그 자체라고 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체스 마스터가 초보자보다 훨씬 뛰어난 논리적 수를 두는 이유는, 그가 더 똑똑해서라기보다 수만 가지의 기보(지식)가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논리적 추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국면과 가장 유사한 과거의 '지식(기보)'을 순식간에 인출하여 최적의 수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이를 수능 국어 지문에 적용하면, 최고의 수험생은 '논리력'이라는 순수한 도구로 '지식'이라는 재료를 가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지식' 자체가 이미 '논리적'으로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푸코의 지식을 습득할 때부터 그 개념들 사이의 인과, 대립, 포함 관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로 저장됩니다. 시험장에서는 이 잘 짜인 지식의 그물을 던져 지문의 정보를 낚아 올릴 뿐입니다.
... 결국 시험장에서의 최고 실력자는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수많은 생각의 결과물(지식)이 체화되어 **'알아보는 사람'**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득점자는 지문을 읽으며 논리적 추론을 한 단계씩 밟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지문에서 특정 키워드나 논증 구조를 보는 순간, 자신의 뇌에 저장된 관련 스키마를 즉시 활성화합니다. 그리고 텍스트의 내용이 자신의 스키마와 어떻게 부합하고, 어떻게 다른지를 '패턴 매칭(Pattern Matching)' 방식으로 초고속으로 처리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경이로운 '논리적 독해'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잘 구조화된 지식에 기반한 **'고속 패턴 인식'**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시험 대비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합니다.
목표의 재설정: 우리의 목표는 막연한 '논리력 키우기'나 '기출 분석'이 아니라, "자주 출제되는 핵심 분야(법, 경제, 철학, 과학 등)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구축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독해력'의 재정의: 결국 LEET와 수능 국어에서 요구하는 최고의 독해력이란, **'어떤 글이든 읽어내는 범용적 리딩스킬'이 아니라, '핵심 분야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사고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식'은 논리적 사고를 위한 재료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고도로 발달한 논리적 사고 그 자체가 바로 잘 조직된 '지식'의 다른 이름인 것입니다. 이 둘의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에서 최고의 수월성이 발현됩니다.
이는 수험생에게는 매우 냉혹한 현실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정진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이정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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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위즈덤님은 어떤식으로 국어 공부하고계신가요?
수능, LEET, PSAT 기출문제들은 여러 번 풀면서 내용을 잘 공부했으니, 사설모의고사를 열심히 풀고 있어요.
요즘 시중에 나오는 건 거의 다 푸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이 ㄹㅇ임
저도 4~5년 전부터 생각해 오던 건데, 이제는 확신에 가깝게 생각합니다.

ㄹㅇ스키마의 중요성을 생각보다 사람들이 언급 안하시던데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ㄴㄴ 전 전혀 공감이 되질 않네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교육청 기출도 다 보셨나요? 사설(이감 서바 등)을 풀지 교육청을 풀지 고민되네요
+수특수완을 통해 배경지식 확장 or 기출+사설모의고사에 연계된것으로 충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과년도도 다 봤고 당연히 다 보는데, 그냥 사설이랑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수특수완 : 필수
교육청/사설 : 선택적으로 최대한 많이.
교육청과 사설은 퀄리티(지문의 구성/소재의 학술적 중요도)는 거기서 거기인데,
둘 중 하나만 고르자면 저같으면 이감 같은 사설 할 것 같습니다 교육청은 난이도가 쉬운편이고 사설이 좀 더 어려운 편이라서요 불수능에도 대비가 됩니다
흠 제 생각에는 수능독해에 필요한 스키마가 특정 분야에 대한 스키마라기 보단 지문의 서술방식에 따른 독해방법같이 퍼포먼스와 관련된 지식인것 같은데 위즈덤님의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중간에 저 체스마스터 비유가 마음에 드네요
결국 수능은 시험장가서 연구개발해서 푸는 시험이 아니라 머릿속에 철저하게 구조화된
족보들을 만들어 놓고, 새로운 문제를 내 머릿속의 지식과 Mapping하는 소위 패턴매칭의 싸움이죠. 이걸 보면 소위 창의력,발상과 같은 순간적 번뜩임에 관련한 이야기들이 최소한 이 시험에서는 공허한 담론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축구경기 중에 공을 던져서 골을 넣은 플레이를 창의적이라고 하지 않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