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지문을 2번 읽는다?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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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제가 5모에서 3등급 -> 6모에서 1등급 받은 학생을 소개해 드렸었죠.
이번 글에서는 그 학생에게 제가
시험 전날까지 명심하라고 했었던 단 한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두 번 읽지말아야 한다.”
저는 이 원칙을 반드시 지키게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니.. 읽다가 잘 안읽히면 두 번 읽어도 되는 거 아닌가요?”
“두 번 읽으면 그래도 제대로 못 잡았던 내용을 읽을 수 있지 않나요?”
죄송하지만, 아닙니다.
무슨 내용인지 정확하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니 지문을 두 번 읽으시는 거고,
그럼 지문의 대한 배경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로 지문을 다시 읽는 것이니
그 뒤로 여러 번 읽어도 의미없는 읽기가 되버리는 겁니다.
이런 경험 안 해보셨나요?
지문의 중반부까지 읽어왔는데,
중반부까지 무슨 얘기인지 파악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는 상황,
그래서 눈으로만 지문을 정말 ‘겉핥기’하고 있는 상황,
흔히 말해 날려 읽는다 표현을 하죠.
그러다가 선택지에서 답을 고르려 하나, 내용은 머릿 속에 그려지지 않고
애매하게 답을 고르거나, 혹은 다시 지문을 읽게 되는 상황을 의미하죠.
정말 신기하게 이렇게 한 지문을 읽어버리면,
다른 지문 역시나 우리는 못 읽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요.
이유는?
본인이 지금 한 지문을 못 읽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하기도 하고,
다른 문제들을 시간 상 못 풀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들로 계속 정말 쭉쭉 읽어가기만 하겠죠.
아! 모든 지문을 그러신다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소재나 친숙한 배경지식의 지문들은
빨리 읽어도 내용이 잘 들어오죠.
하지만, 낯선 소재의 지문을 만난다거나
낯선 어휘들이 많이 나오는 지문을 만나다보면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절대 두 번 읽지 마세요.
두 번 읽으시면 한 문제를 틀린 게 아니라,
두 문제를 틀리신 겁니다.
한 문제에 써야 할 시간을 두 배를 사용하였고,
그럼 이 문제도 못 맞출 뿐더러, 다른 문제에 써야 할 시간도
거기서 써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만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독해는
등속 운동이 아닙니다.
읽어가며 끊어읽고, 잘라가며 동그라미치고 그렇게 읽지 마세요.
어려운 부분이고, 머릿 속에 그림이 안 그려지면 천천히 읽어야 하는 것이고,
우리가 그 문장을 보며 동시에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독해는 ‘가속 운동’입니다.
처음엔 반드시 속도를 늦추세요.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읽으세요.
이유는?
‘무슨 얘기인지, 어떤 내용을 펼칠 것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읽으며, 다루고자하는 소재가 무엇이지?
필자는 이 소재에 대해 어떤 정보를 표현하고 있지?
아~ 이런 내용이니 다음 내용엔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측이 되는구나.
이런 식으로 ‘사고하며 읽기’를 지향하셔야 합니다.
제가 기출 문제를 통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위 지문은 2022학년도 9월 24번 지문입니다.
출제되었을 당시, 수험생들이 꽤나 낯설어하는 지문 중 하나였죠.
제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석도 같이 올려드릴게요.
1. 세상이 질서 유지를 위해, 법과 통치의 나라가 되었고, 행정과 관리를 도입했다.
: 첫 문장이니 천천히 생각하자. 아, 법과 통치, 질서 유지, 즉 국가를 관리하겠다는 내용의 글이구나.
소재는? 정부가 도입하는 행정과 관리 / 정보는? 그걸로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하고 싶어함.
지배, 관리 이런 것을 생각하면 되나? 하면서 다음 문장을 들어가보자.
2. 이러한 행정 관리 시스템을 통해, 정부 기관은 계속해서 발전해왔고, 시민들에게 더 많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
: 국가가 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측면에 따라 계속 정부는 발전해왔고,
시민들에게 서비스도 제공하려고 하는구나. 정부 얘기네? 국가 행정 얘기네? 아직까진 이정도.
또 다음 문장을 들어가기전에, 들어야 할 생각은? 다음 내용은 역시나 행정, 관리 측면의 내용이 나오겠구나.
3. 이렇게 하면서, 시민의 참여가 대체되었다.
: 그치,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행정 관리를 하는 정부가 제공하면서,
시민들이 참여할 것이 많이 줄어들었겠다. 어차피 정부가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니까!
4. 서비스를 위해 내는 돈은 책임감과 공적 참여를 대체하는 게 아니다.
: 아 돈 낸다고 책임감이나 참여를 대체하는 게 아니구나. 근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일단 넘어가야지.
지금까지는 정부가 관리도 해주고 서비스도 제공하니까 시민들이 참여할 게 줄어들었다 정도의 내용이지.
5. 정부가 서서히 시민의 책임을 대체하고 있다.
: 엇 결국은 정부가 시민이 가진 책임도 대체하고 있다는거네? 시민은 그럼 이제 참여하고 책임을 가질 일이 점점 줄어들겠다.
6. 결과적으로 우리가 가질 책임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변화가 있다.
: 그치, 우린 이제 참여 안해도 되고, 정부가 다 해주니까.
7. 공동체 의식도 그렇고, 점점 더 책임감도 줄어들고 있다.
: 같은 결의 얘기를 계속 반복하네? 이제 어떤 내용인지, 어떤 배경의 글인지 알게 되었으니 쭉쭉 읽어가야겠다.
8. 이렇게 정부가 시민의 참여를 대체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 아, 앞에서 계속 반복해서 말했던 이 대체와 책임감의 감소가 심각한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하네.
이렇게 대체하는 거 안 좋은거구나. (-) 마이너스구나. 라는 생각을 해야한다.
9. 국가들이 재해나 여러 문제들을 대비하는 것에 있어서 방해가 된다.
: 시민 참여가 줄면 좋지 않다는 것이군..
정답은? 3번이겠지.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부러 쭉 읽었습니다.
이 지문은 정부가 법과 행정 관리를 도입하여 국가의 질서를 유지했다는 지문인데,
거기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시민의 참여와 책임감을 줄어들게 하고,
그게 좋지 않다는 결론의 글이었습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이런 소재의 글들이 익숙한 수험생은 편하게 읽어가고 괜찮겠지만,
초반에 제가 이 지문이 정부, 법과 행정 관리, 질서 유지와 같은
기본 이 지문의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쭉 읽어갔다면,
여러분들은 해석하시면서, 나오는 여러 소재들이
흩날리기 시작하셨을 겁니다.
기준을 제시해드릴게요.
초반에 세 문장은
‘반드시 천천히 읽으세요’
그리고 두 가지를 꼭 기억하세요.
초반에서 제시하는 ‘소재/정보’
-소재가 무엇이지?
-무슨 정보를 주려고 하는걸까?
이게 초반에 잡히면,
뒤에 추가로 정보를 주어도 끄떡없이
새로운 정보들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위의 지문에서도
세번째 문장에서
시민의 참여가 대체 되었다는 정보가 나왔을 때
이미 우리는 정부가 관리하고자 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알았기에
큰 문제없이 잡아갈 수 있던 것입니다.
그 뒤부터는 속도를 올리세요.
만약 한 문제를 푸는데, 1분 30초의 시간이 있다면
초반 세 줄 정도에서 30초 이상의 시간을 쓰세요.
너무 많이 쓴다구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쭉 읽어가시는 것보다
무슨 내용인지 파악한 후,
‘예측하며 글 읽기’를 하시는 게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지문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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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나?
도움이 많이 되었읍니다
국어도 이해안되면 두번 읽지않나
국어는 배경이 그려지는데 영어는 어떤 소재의 내용인지도 모르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의 글입니다. :)
정보추
땡추
난 이해 안되면 2번, 3번도 읽는데
영어 해석 좀 치면 그래도 됨. 안되는 애들 말하는것 ㅎㅎ
휴 다행
첫 문장은 빡세게
ㅇㅈ 멀좀아네 굿
제일 좋은게 앞에 느릿느릿 읽다가 뒤에 퉁퉁퉁 쳐내면서 읽는둥 마는둥 역접 있나 체크만 하면서 넘기는거인듯
굿굿 아주 중요하쥬
좋은 칼럼이네요 감사합니다
감싸합니당
힝 나 모르면 두 번 읽는데
근데 확실히 저 말이 중요한 듯
초반 자세히 읽고 소재랑 특징 파악하기
완전. 꾸준히 해야함 연습!!
초반 삽박기의 원리.
영어지문은 초반 3문장정도는 깊이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것만으로도
글이해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이론이죠.
마즈요 ㅎㅎ
시간 많이 남는데도 2번 읽는거 비추신가요?
시간이 많이 남고, 다시 보는 건 괜찮죠.
글의 내용을 보시면, 두 번 읽는 이유가
지문이 읽히지않아서 바로 다시 보는 상황을
말씀 드리는 겁니다.
취지나 태도 자체가 지문을 볼 때
두 번 읽어야만 할 정도로 빠르게 보거나,
내용의 대한 전반적인 그림없이 보면
의미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